'친 트럼프' 아르헨티나 밀레이 정부, 트럼프 행정부 만나 외환 위기에 새 금융 지원 모색

'친 트럼프' 아르헨티나 밀레이 정부, 트럼프 행정부 만나 외환 위기에 새 금융 지원 모색

2025.10.06. 오전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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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외환 위기 해소 방안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아르헨티나 경제부 장관이 미국 워싱턴을 찾아 새로운 금융 지원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현지 매체가 보도했습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지난달 24일 아르헨티나에 대해 전폭적인 지지를 표명하면서 지원책으로 28조 원 규모 통화 스와프, 아르헨티나 국채 매입, 구제금융 제공 등을 언급했습니다.

이후 아르헨티나 외환시장은 잠시 안정을 찾았으나, 일주일도 안 돼 "약발이 떨어졌다"란 평가를 받았고, 지난주 아르헨티나 페소는 거듭 평가절하되고 국가 위험도는 다시 치솟았습니다.

또 관세전쟁으로 미국이 중국에 대두를 수출하지 못하는 동안 경쟁국인 아르헨티나가 대두 수출세 26%를 임시 폐지하고 중국 등에 9조 8천억 원어치를 수출하자 미국 대두 농가는 분노했습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지난 2일 언론 인터뷰에서 아르헨티나와 지원 협상을 논의하고 있는 것은 통화 스와프뿐이며, 이는 직접적인 금융 지원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그러자 아르헨티나 외환·주식 시장은 출렁이기 시작했고, 루이스 카푸토 아르헨티나 경제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베선트 장관과 지원 사항을 정리하고 곧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일부 아르헨티나 언론은 카푸토 장관이 미국 재무부에 아르헨티나 국채 매입을 통한 국채 가격 인상과 국가 위험도 인하를 요청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에 베선트 장관은 통화 스와프 합의를 위해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DEG)을 사용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이는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의 아이디어로, 미국 납세자의 세금을 사용하지 않고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을 위기에서 구할 수 있다는 게 현지 언론의 설명입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베선트 장관과 통화를 하고 아르헨티나 구제를 위해 "특별 인출권(DEG) 보유액 활용"을 검토했다고 소셜미디어를 통해 밝혔습니다.

미국은 DEG로 338조 원을 보유하고 있어 이를 통하면 미국 재무부 자금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 아르헨티나 중앙은행으로 통화스와프 금액을 송금할 수 있게 됩니다.

이렇게 되면 아르헨티나에 대한 지원이 직접적이지 않다고 밝힌 베선트 장관의 입장과도 들어맞게 되는 셈입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카푸토 장관의 방미가 긍정적인 효과를 내려면 이미 알려진 통화스와프 체결만으로는 부족하다고 지적도 나오고 있습니다.

적어도 미 재무부가 2차 시장에서 아르헨티나 국채를 매입해야 한다는 주장입니다.

카푸토 장관이 미국에서 통화 스와프 외에 다른 지원을 얻어낼 수 있는지는 현재로선 미지수입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과의 통화 스와프를 체결하려면 아르헨티나가 중국과 체결한 통화 스와프를 먼저 청산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다는 루머도 증폭되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현재 중국과 180억 달러(25조) 규모의 통화스와프를 가지고 있으며, 이 중 50억 달러(7조 원) 정도가 발동된 상태입니다.

경제학자들은 아르헨티나가 구제금융의 덫에 갇혔으며, 근본적인 해결 방안 없이 또 다른 금융지원을 모색하고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또 이번 외환위기는 밀레이 정부의 통화정책 실패, IMF가 제시한 외환 보유 목표 미달성, 최근 부에노스아이레스주 지방선거 패배로 촉발됐다고 진단했습니다.

이어 이미 올해 4월 IMF의 추가 지원을 받은 상황에서 외부의 추가 지원 없이는 경제를 안정시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르헨티나는 2018년 중도우파 마우리시오 마크리 정부에서 IMF로부터 80조 2천억 원의 구제 금융을 승인받았으며, 올해 밀레이 정부에서도 또다시 28조 원을 추가로 승인받았습니다.

경제 전문가들은 이런 지원이 일시적일 뿐 아르헨티나 경제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아르헨티나 정부가 워싱턴에서 경제 지원 방안을 협상하는 동안, 시장은 이를 회의적인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고 꼬집었습니다.

이어, 재정 규율, 통화 질서 확립, 외환 보유고 축적, 지속 가능한 환율 제도를 결합한 종합적인 경제 계획이 없다면, 더 큰 위기가 올 수 있다고 경고했습니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은 종종 '남미의 트럼프'라는 별명으로 불릴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과 유사한 정치적 스타일과 정책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또 밀레이 대통령은 최근 유엔 총회 연설에서도 트럼프 대통령과의 친밀한 관계를 강조하며 트럼프 대통령을 '진정으로 훌륭하고 강력한 지도자'로 칭송하기도 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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