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총리, 지지율 선두 우익 당 대표에 "약 판다" 맹공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여론조사 지지율 1위인 우익 포퓰리즘 정당 영국개혁당의 나이절 패라지 대표를 향해 공세를 퍼부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현지 시간 지난달 30일 리버풀에서 열린 집권 노동당 전당대회에서 패라지 대표를 겨냥해 "오른쪽, 왼쪽에서 이런 약 장수(snake oil merchant)를 볼 수 있지만, 그중 아무도 국가 쇄신에는 관심이 없다"고 연설했습니다.

이어, "(국가가) 쇠락하면 자기네 사업에 좋기 때문"이라며, "나이절 패라지가 영국의 미래에 대해 긍정적인 말 한마디라도 하는 걸 들은 게 언제인가? 그는 영국을 좋아하지 않는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영국이 수 세기 동안 언론의 자유를 누려 왔지만, 인종차별적 폭력과 증오를 조장하는 것은 '우려의 표시'가 아니라 범죄 행위라며, "서로 다름을 축복하고 인종차별에 반대할 때 (국기가) 자랑스럽게 펄럭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패라지 대표는 엑스(X·옛 트위터)에 스타머 총리의 '인신공격'에 대한 반응이라며 영상을 올리고, "우리는 스타머에게 기표소에서 교훈을 주게 될 것"이라고 적었습니다.

이어, 스타머 총리가 영국개혁당에 투표한 유권자 수백만 명을 인종차별주의자로 몰아간 것이라며, "우리나라의 총리로 부적합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코노미스트가 분석한 여론조사 추이에 따르면, 지난달 중순 기준으로 노동당 지지율은 21%로, 영국개혁당에 10%포인트 뒤졌고, 제1야당 보수당 지지율도 17%에 그쳤습니다.

스타머 총리는 우익의 득세뿐 아니라 경제 성장 둔화와 물가 상승, 공공 재정 악화로 정치적 수세에 몰려 있습니다.

복지 삭감 추진을 비롯한 '우향우' 행보로 당내 진보파와 전통적 지지층인 진보층의 비판도 받고 있습니다.

스타머 총리가 패라지 대표와 영국개혁당을 맹공한 것도 이들의 마음을 얻으려는 것으로 풀이됩니다.



YTN 김종욱 (jwkim@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