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차려준 '반미 잔치'...공세 높이는 시진핑

트럼프가 차려준 '반미 잔치'...공세 높이는 시진핑

2025.09.14. 오전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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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과 상하이협력기구 (SCO) 정상회의, 잇따른 안방 잔치를 통해 입지를 넓힌 시진핑 주석이 반미 공세를 높이고 있습니다.

관세전쟁을 통해 미국 투자를 압박하면서도 동맹국 이민자 체포도 서슴지 않는 트럼프 행정부가 판을 깔아줬다는 비판이 제기될 정도입니다.

베이징 강정규 특파원입니다.

[기자]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을 계기로 66년 만에 톈안먼 망루에 나란히 오른 북·중·러 정상.

냉전 시절 반미 진영의 맹주였던 옛 소련과 중국의 위상이 바뀌었다는 걸 상징하는 장면이었습니다.

앞서 5월 러시아 전승절엔 불참했던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전격 합류하면서 그려 준 그림입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 주석 (지난 3일) : 오늘 인류는 평화냐 전쟁이냐, 대화냐 대결이냐, 상생이냐 제로섬이냐의 선택 앞에 서 있습니다.]

중국의 옛 정상급 원로들을 시 주석 옆에 세우는 관례를 깨면서 확고한 '1인 권력'도 보여줬습니다.

반중 진영에서 퍼뜨린 실각설을 불식하고, 미국에 맞설 군사력과 군부 장악력까지 재확인했습니다.

과거 항일전쟁의 기억을 통해 단결을 촉구하던 정치적 서사가 반미투쟁으로 대체된 셈입니다.

열병식에서 군사력을 뽐냈다면 앞서 열린 상하이협력기구, SCO 정상회의에선 경제력을 과시했습니다.

미국으로부터 50% 관세 폭탄을 맞은 인도 총리, 열병식엔 빠졌어도 반미 경제 전선엔 동참했습니다.

[시진핑 / 중국 국가주석 : 냉전적 사고와 진영대결을 반대하고, 세계무역기구(WTO)를 중심으로 하는 다자무역체제를 지지합니다.]

뒤이어 열린 '반미 블록' 브릭스(BRICS) 화상 정상회의에서 시 주석은 날을 더욱 세웠습니다.

관세 전쟁을 일으켜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고, 무역 질서를 훼손했다고 미국을 겨냥한 겁니다.

다만, 미국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고, 육성 녹취엔 이런 비난 문구를 빠뜨려 10월 말 경주 APEC 전후 트럼프와 담판을 위해 여지를 남겼습니다.

베이징에서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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