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오스 호스텔 '공짜술' 마시고 6명 사망...생존자의 경고

라오스 호스텔 '공짜술' 마시고 6명 사망...생존자의 경고

2025.08.20. 오후 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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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 호스텔 '공짜술' 마시고 6명 사망...생존자의 경고
지난해 11월 라오스 방비엥의 한 호스텔에서 무료로 제공된 술을 마신 뒤 실명한 칼럼 맥도널드 / BBC 보도화면 캡처, 게티이미지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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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오스의 유명 관광지에서 무료로 제공된 술을 마신 외국인 관광객들이 메탄올 중독으로 숨진 사건이 뒤늦게 다시 주목받고 있다.

영국 BBC는 18일(현지 시각), 지난해 11월 방비엥의 '나나 백패커스 호스텔'에 머물렀던 칼럼 맥도널드(23세)의 인터뷰를 보도했다.

그는 숙소 측이 매일 저녁 투숙객들에게 무료로 제공하던 위스키와 보드카를 마신 뒤 이상 증세를 느꼈다고 말했다.

맥도널드는 베트남 국경에 도착했을 때, 행정 서류를 읽을 수가 없었고 그저 '만화경처럼 번쩍이는 눈 부신 빛'만 보였다.

그는 "베트남 호텔방에 앉아 친구들에게 '왜 불도 안 켜고 어둠 속에 앉아 있는 거야? 불 좀 켜자'고 말했다. 그런데 이미 불이 켜져 있었다"라며 그날 자신이 실명했음을 깨달았다고 회상했다.

시력을 완전히 잃었던 맥도널드는 현재 다행히 치료를 통해 일부 시력을 되찾았다.
칼럼 맥도널드가 라오스 여행 중 찍은 사진들 / BBC 보도화면 캡처

그는 가까스로 살아남았지만, 같은 술을 마셨던 외국인 6명(호주인 2명, 덴마크인 2명, 미국인 1명, 영국인 1명)은 목숨을 잃었다. 부검 결과 이들의 체내에서는 고농도의 메탄올이 검출됐다.

메탄올은 공업용 알코올로, 소량만 섭취해도 두통·구토·시력 손상뿐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사건 직후 라오스 경찰은 호스텔 매니저와 직원 7명을 체포했으나, 이들은 "수십 명이 술을 마셨지만 일부만 증상을 보였다"며 혐의를 부인했다.

최근 동남아 일부 지역에서는 술의 도수를 높이기 위해 값싼 메탄올을 불법 첨가하는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 지난해 6월 태국에서는 4명이 숨지고 30여 명이 입원했으며, 같은 해 12월 베트남 호이안에서도 외국인 2명이 사망했다. 지난 5월 인도에서는 메탄올 밀주로 주민 21명이 숨지기도 했다.

맥도널드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그날만 6명이 죽었고, 그중 2명은 내 지인이었다"며 "살아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여행객이라면 무료 술이나 값싼 증류주는 피하고, 맥주를 마시라"고 경고했다.

이어 "친구들을 잃은 고통은 여전히 생생하다"며 "더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YTN digital 류청희 (chee09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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