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해튼 빌딩 총격범, NFL 본사 표적 삼은듯..."메모 확보"

맨해튼 빌딩 총격범, NFL 본사 표적 삼은듯..."메모 확보"

2025.07.30. 오전 0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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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 맨해튼 중심가에서 현지 시각 28일 저녁 총기를 난사하고 스스로 목숨을 끊은 20대 총격범이 프로미식축구, NFL 본사를 표적으로 삼은 정황이 포착됐습니다.

에릭 애덤스 뉴욕시장은 미국 MSNBC 방송에 출연해 "타무라는 NFL 선수는 아니었지만, 빌딩에 입주한 NFL 사무실을 노렸다고 믿을 만한 이유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타무라가 범행 당시 NFL 사무실과 무관한 33층에 도착했고 그곳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지만, 원래 노렸던 범행 목표는 다른 층에 위치한 NFL 사무실이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입니다.

뉴욕 타임스 등은 타무라의 시신에서 발견된 3페이지 분량의 메모에 타무라가 자신의 정신 질환 원인을 미식축구 탓으로 돌리는 듯한 내용이 담겼다고 경찰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습니다.

이 메모의 한 문구는 "만성 외상성 뇌병증을 겪고 있는 나의 뇌를 연구해달라"면서 "미안하다"고 적혀 있었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습니다.

타무라는 메모에서 "테리 롱, 미식축구는 내게 만성 외상성 뇌병증을 앓게 했고, 내가 1.8리터의 부동액을 마시게 했다"고 적었습니다.

만성 외상성 뇌병증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뇌세포 파괴로 두뇌가 제대로 기능을 하지 못해 인지와 운동 능력이 훼손되는 뇌 손상 질환입니다.

미국에서 최고의 인기 스포츠인 미식축구가 만성 외상성 뇌병증을 비롯해 뇌 손상을 안겨준다는 사실은 여러 연구를 통해 의학적으로 입증됐습니다.

타무라가 언급한 테리 롱은 1984∼1991년 NFL 피츠버그 스틸러스에서 공격 라인맨으로 뛰었던 미식축구 선수로, 2005년 6월 부동액을 들이켜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부검 결과 롱은 만성 외상성 뇌병증 판정을 받았고, 이 질환이 롱의 죽음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평가됐습니다.

타무라의 메모에는 "NFL이 이윤 극대화를 위해 우리의 뇌에 대한 위험을 감추고 있다"라는 내용도 담겼습니다.

타무라가 자신의 정신질환이 미식축구와 연관됐다고 믿고, NFL를 향해 분노를 표출하기 위해 범행을 했다고 추정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앞서 제시카 티쉬 뉴욕 경찰청장은 전날 밤 브리핑에서 타무라에게 정신 질환 병력이 있다고 말했습니다.

다만, 타무라가 만성 외상성 뇌병증 진단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는데, 이 질환은 사후 부검을 통해서만 확진을 받을 수 있다고 뉴욕 타임스는 전했습니다.

또 전직 NFL 선수를 비롯해 사후 만성 외상성 뇌병증 진단을 받은 이들은 생전에 충동적 행동이나 우울증, 자살 충동 등의 증상을 경험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설명했습니다.

타무라는 프로 선수로 뛰지는 않았지만, 로스앤젤레스의 한 고교 미식축구팀에서 선수로 뛰었습니다.

포지션은 공격수인 러닝백이었으며 재능있고 훌륭한 선수였다고 NBC 방송은 당시 팀 동료와 코치를 인용해 전했습니다.

당시 미식축구팀 코치는 "타무라는 열심히 운동했고 묵묵히 자기 할 일을 했다"며 "예의가 바른 편이었고, 지도를 잘 따랐다"면서 이번 총격 사건에 충격을 받았다고 말했습니다.

타무라는 28일 저녁 6시 반쯤 대형 금융 기관과 주요 시설 등이 입주한 맨해튼 파크 애비뉴 345번지 44층짜리 빌딩에서 소총을 들고 침입해 4명의 목숨을 앗아갔습니다.

당시 경찰 업무 퇴근 후 이 건물 보안 업무를 맡고 있던 뉴욕 경찰 디다룰 이슬람이 타무라의 총격으로 숨졌습니다.

타무라는 이어 로비에서 다른 2명에게도 총격을 가했고, 33층에 있는 부동산 회사로 이동해 다른 1명에게 또 총을 쏜 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로비에서 총격으로 사망한 민간인 희생자 중에는 이 건물에 입주한 금융회사 블랙스톤의 임원인 웨슬리 르패트너가 포함됐다고 블랙스톤이 밝혔습니다.

블랙스톤은 "웨슬리의 남편과 자녀들,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며 "용감한 경비 요원과 뉴욕 경찰을 포함한 다른 무고한 희생자들의 죽음도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이 발생한 장소 인근에서는 지난해 12월 초 미 건강보험사 유나이티드 헬스 케어의 브라이언 톰슨 최고경영자가 총격 피살되는 사건도 있었습니다.

당시 사건은 보험사를 향한 적개심이 범행 동기였는데 용의자 루이지 만조니는 이윤을 우선시하는 건강보험사를 비판하며 "이 기생충들은 당해도 싸다"고 주장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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