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전 세계 비용 분담 늘릴 것"...한국 포함 가능성

미 "전 세계 비용 분담 늘릴 것"...한국 포함 가능성

2025.06.06. 오전 00:46.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이 전 세계 모든 동맹·파트너국의 비용 분담을 늘릴 것이라고 예고해 우리나라에도 국방 예산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헤그세스 장관은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 조약기구(NATO·나토) 국방장관회의가 끝난 뒤 "미국이 항상 모든 곳에 있을 수는 없으며 그럴 필요도 없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결정을 앞서가고 싶진 않지만, 태세 조정을 위한 모든 것을 검토하고 있으며 동맹의 헌신과 더 많이 지출하려는 의지가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습니다.

특히 "인도·태평양 지역으로 중심을 적절히 전환하고 그곳에서 억지력을 다시 구축할 것이며 전 세계적으로 비용 분담을 늘릴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 견제가 군사 전략의 우선순위임을 재차 확인하고, 우리나라를 포함한 모든 동맹의 국방비 증액을 요구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헤그세스는 지난달 31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아시아 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연설에서도 "유럽이 점차 안보에 대해 더 많은 책임을 지는 것처럼 아시아 동맹국들도 제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습니다.

미국이 유럽에 요구하는 국방비 수준이 국내총생산(GDP)의 5%로,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사안과는 별개로 국방 예산이 GDP의 2.5% 안팎인 한국에도 국방 예산 증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헤그세스는 "GDP 대비 5%라는 나토 국방비 공약 합의에 거의 근접한 것으로 보인다"며 캐나다·유럽 나토 회원국들과 회의 결과에 대해서는 만족감을 드러냈습니다.

또 "아직 확약하지 않은 몇몇 회원국이 있지만 특정하진 않겠다"면서 "그들도 결국 합의에 도달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체적으로는 오는 24∼25일 네덜란드 헤이그에서 열리는 나토 정상회의까지 직접 군사비 3.5%, 국방 관련 인프라와 활동에 1.5% 지출을 약속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헤그세스는 회의 전에는 "미국은 나토 회의에 있고 동맹과 함께하는 것이 자랑스럽지만, 의존이 아닌 '힘을 통한 억지력과 평화'가 우리의 분명한 메시지"라고 강조했습니다.

그러면서 유럽 회원국들을 향해 "미국에 대한 의존은 안 되며 그럴 일도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이에 나토는 국방비 증액 목표 달성 시점을 2030년 혹은 2032년으로 정하되 회원국의 이행을 보장하기 위해 연도별 증액 폭을 별도로 합의하는 방안도 검토 중입니다.

일부 국가는 단기간 증액 폭을 과도하게 늘리는 데 부담을 호소하며 달성 시점을 더 길게 잡고 간접비 범주도 더 넓게 봐야 한다고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마르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은 "군사 역량 목표가 합의되면 각국은 목표 달성을 위해 메워야 하는 격차를 평가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어 "모든 것에는 자금 조달이 필요하며 이는 헤이그 정상회의에서 합의될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보리스 피스토리우스 독일 국방장관은 나토 차원에서 합의될 군사 역량 목표를 충족하려면 5만∼6만 명의 추가 병력 증원이 필요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미국은 미군 장성을 나토의 유럽 신임 최고 사령관으로 지명하며 트럼프 행정부가 나토 창설 이래 유지해 온 핵심 역할을 포기할 수 있다는 우려를 잠재웠습니다.

미 국방부와 나토는 성명을 통해 공군 알렉서스 그린케비치(Alexus Grynkewich) 장군이 트럼프의 지명을 받았고 나토 32개 동맹국에서 승인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나토 유럽 연합군 최고 사령관을 미국이 맡아오던 전통이 당분간 유지될 전망입니다.

나토 최고 사령관직은 초대 드와이트 아이젠하워 장군 이후 75년 동안 미군의 4성급 유럽 사령관이 겸임해왔습니다.

트럼프는 유럽에 자체 방위비 부담을 늘릴 것을 주문하면서 미국의 관여를 줄이기 위해 이 전통을 파기할지 고심했지만, 미국 보수 진영에서 이에 반발하자 결국 전통을 이어가기로 결정했습니다.




YTN 이승윤 (risungyoon@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