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동물원이냐"...기업 임원이 올린 인증샷에 태국 '발칵'

"인간 동물원이냐"...기업 임원이 올린 인증샷에 태국 '발칵'

2025.05.08. 오후 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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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의 한 기업 임원이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고급 음식을 즐기는 사진을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올려 파장이 일고 있다.

6일(현지 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보도에 따르면, 태국 톤부리 헬스케어 그룹 임원인 수와디 푼트파니치는 지난달 23일 사진 한 장과 함께 "이 카페는 담뱃잎 분류 공장의 일부 공간을 개조해 만든 곳으로, 그들의 생활 방식을 엿볼 수 있다"는 글을 SNS에 게재했다.

사진에는 푼트파니치가 담뱃잎을 분류하는 노동자들이 일하는 모습을 배경으로 포즈를 취하는 모습이 담겼다. 그의 앞에는 고급 디저트와 음료 등이 놓여 있었다.

사진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인간 동물원이냐"며 충격을 금치 못했다. 해당 게시물에는 약 1만 1,000개에 달하는 댓글이 달렸으며 "태국 사회의 현실", "노동자와 관람자 사이의 계급 차이를 그대로 보여준다" 등 비판이 이어졌다.

논란이 커지자 푼트파니치는 "인간 동물원이라는 지적은 얕은 사고 방식이며 오히려 노동자들의 명예를 훼손하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카페 측도 SNS를 통해 "해당 공장은 카페 운영자의 가족이 대대로 이어온 곳이며 공장의 일부 공간을 카페로 개조해 그 안의 이야기와 노동의 과정을 보여주고자 유리창을 설치했다"고 해명했다. 또 "노동자들은 적절한 대가를 받고 있으며, '구경거리'로 고용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러한 해명에도 현지 누리꾼들은 "노동자들의 동의 없이 사진을 찍고 이를 온라인에 게시하는 행위는 명백한 인권 침해", "그들이 공연자가 아니라 생계를 위해 일하는 진짜 노동자라는 점이 더 잔인하게 느껴진다" 등 지적을 이어나갔다.

SCMP는 세계은행의 통계를 인용해 태국의 소득 불평등이 높은 수준이라고 짚었다. 2021년 기준 태국의 지니 계수(경제적 불평등 수치)는 43.3%로 동아시아 내에서도 불균형이 큰 편이며, 공장 노동자들은 하루 약 350바트(한화 약 1만 5,000원)의 최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YTN digital 이유나 (ly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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