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들, BBC와 비밀 인터뷰 "식량난으로 이웃들 굶어 죽어"

북한 주민들, BBC와 비밀 인터뷰 "식량난으로 이웃들 굶어 죽어"

2023.06.15. 오전 08:3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북한 주민들, BBC와 비밀 인터뷰 "식량난으로 이웃들 굶어 죽어"
사진 출처=연합뉴스
AD
BBC와 비밀리에 인터뷰한 북한 주민들이 식량난으로 이웃들이 굶어 죽었다고 증언했다.

BBC는 14일(현지시간) 북한 전문 매체 데일리NK와 함께 평양과 중국 국경 근처 마을 등에 거주하는 일반 주민 3명을 인터뷰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들은 북중간 국경 폐쇄 이후로 굶어 죽거나 법 위반으로 처형당할까 봐 두렵다고 호소했다. 전문가들은 해당 인터뷰가 북한이 1990년대 '고난의 행군' 이후 최악의 상황임을 시사한다고 전했다.

BBC에 따르면 평양에 사는 지연(가명)이라는 이름의 한 여성은 세 식구가 집에서 굶어 죽는 일이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사람들이 살 수가 없어서 집에서 목숨을 끊거나 죽으려고 산으로 들어간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말했다.

중국 국경 근처에 살며 건설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찬호 씨는 음식 공급이 너무 적어서 마을에서 5명이 굶어 죽었다고 했다. 그는 "처음엔 코로나19로 죽을까 봐 무서웠지만 이후엔 아사할까 봐 걱정되기 시작했다"고 전했다.

중국 밀수품을 파는 상인 명숙 씨는 과거 장마당에서 팔리던 제품 4분의 3이 중국에서 왔지만, 이젠 비어있으며 수입이 대부분 사라졌다고 밝혔다. 그는 가족을 먹일 음식이 이렇게 없었던 적이 없다며, 한 번은 자신이 이틀간 아무것도 먹지 못해 자다가 죽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또 배가 고픈 사람들이 집 문을 두드리고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에 대해 북한 경제학자 피터 워드는 "평범한 중산층의 이웃이 굶어 죽는 것은 매우 우려스럽다"며 "아직 전면적 사회 붕괴나 대규모 아사는 아니지만 좋지 않아 보인다"고 평했다.

북한 인권침해를 기록하는 NKDB의 한나 송 씨도 "지난 10∼15년간 아사 사례는 거의 못 들어봤다. 북한 역사상 가장 어려운 시기를 떠올리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전에는 하루 1,000명 이상이 압록강을 건너 중국으로 탈출했으나, 이제는 이마저도 불가능해졌다고 명숙 씨는 말했다. 그는 "지금은 강에 가까이만 가도 가혹한 처벌을 받기 때문에 아무도 건너가지 않는다"고 밝혔다.

찬호 씨는 친구 아들이 최근 비공개 처형을 여러 건 목격했으며, 건마다 3∼4명이 탈출 시도를 하다 잡혀 와서 처형됐다고 전했다.

BBC는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식량 위기를 공개적으로 언급하는 등 상황의 심각성을 시사한 것과는 달리 핵무기 개발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YTN 이유나 (lyn@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YTN 프로그램 개편 기념 특별 이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