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여학생 1천여 명에 '독가스 공격'...여학생만 노린 테러, 왜?

이란 여학생 1천여 명에 '독가스 공격'...여학생만 노린 테러, 왜?

2023.03.07. 오후 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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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이광연 앵커, 박석원 앵커
■ 출연 : 강성웅 기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Q]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이번에는 이란 여학생들에 관한 이야기로 이어갈 텐데요. 이슬람 국가인 이란에서 최근 여학생들을 상대로 한 독가스 공격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습니다. 국제사회는 종교적 목적의 테러가 아닌가 의심하고 있는데, 이란은 서방의 음모라며 반발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된 일인지 강성웅 해설위원 실장과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이 뉴스 보고 놀랐는데. 여학생들이 독가스에 집단 중독됐다는 건데 모두 여학생인 겁니까?

[기자]
거의 대부분이 여학생인데 현재까지 1000명 정도가 피해를 본 걸로 보도가 되고 있고요. 여중생 아니면 여고생 이렇게 생각하면 될 것 같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았지만 대략 그렇고요.

100일 전쯤인 지난해 11월 20일날 콤이라는 시에서 처음 발생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어떤 조직적인 범죄라고 보기에는 그 당시에 일시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이렇게 생각할 수가 있는데 100일가량 반복적으로 이란 각지에서 발생하는 상황이고요. 누적적으로 보면 30개 정도 이란에 주가 있는데 21개 정도에서 발생했습니다.

이란에 전국적으로 이런 현상이 일어나고 있는 거고 학교로 따지면 58개 학교. 대부분이 여중, 여고 이 정도의 학교인데 가끔 가다 대학에서도 발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앵커]
증상도 여러 가지인 것 같은데 독가스의 성분도 밝혀진 게 있습니까?

[기자]
성분이 정확하게 나오지는 않았고요. 처음 발생한 곳이 테헤란에서 150km 남쪽에 있는 쿰이라는 도시인데 여기 사례를 보면 여학생이 교실에서 복도를 지나가는데 굉장히 악취가 났고 그것이 무슨 썩는 냄새 같은 게 맡아지다가 어지럼증이 있어서 걷기가 힘들어서 양호실로 갔더니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서 병원으로 후송된 경우입니다.

그래서 그 학교에서 18명이 병원에 입원하게 된 경우가 있었는데 이것을 현장에서 가스를 포집해서 분석해야 성분이 나오는데 그러기가 굉장히 어렵다는 것이 현실적인 문제입니다.

그래서 성분을 모르기 때문에 좀 더 공포감을 조성하고 학부모들도 학교에 학생들, 자녀를 보내기 어려운 그런 상황이 되는 것 같고요.

이란 보건부에서 이게 미확인 화학물질을 흡입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그러니까 단순히 공기가 나빠서 그런 상황은 아닌 것으로 생각됩니다.

[앵커]
일단 독성은 발견되지 않은 것으로 보이고 사망자도 보고는 없습니다마는 그러면 왜 이런 테러를 했을까. 여학생만 노린 독가스 테러 가능성, 왜 이런 행동을 한 것으로 파악되고 있습니까?

[기자]
언뜻 보기에는 이슬람 원리주의자들의 행동이 아닌가, 이렇게 추정이 됩니다. 그러나 누가 이걸 자처하는 사람은 없고요. BBC 보도를 보면 많은 이란 사람들이 이렇게 생각한다는 겁니다. 여학교를 폐쇄하기 위해서 그것을 노린 범죄가 아니냐, 이렇게 생각한다고 했고. 또 여학생들이 최근에 반정부 시위에 많이 참가를 하는데. 이것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닌가. 이런 분석도 있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실제로 처음 작년 11월 30일날 발생한 쿰이라는 곳은 이슬람의 원리주의자들이 많이 거주하는 성지로 알려진 곳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이런 의혹을 받고 있는데 최근 여학생들이 여자 중학교, 고등학교 학생들로 보이는데 이 학생들이 교실에서 두건을 벗는 시위를 했고요. 항의를 한 거죠.

그다음에 반정부 시위에도 적극 참여하고 일부 학교에서는 이슬람 최고 지도자이자 최고 실권자인 하메네이의 사진을 찢어버린 이런 사례도 있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BBC 보도는 여고생, 여중생들까지 이렇게 시위에 참가한 것은 79년 이란 혁명 이후 처음이다. 이렇게 얘기합니다.

그러니까 이런 정치적인 목적, 종교적인 이유로 이런 일이 저질러진 것이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하게 되는데. 이란의 보건부 차관도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이란의 일부 사람들, 아마 근본주의자들을 얘기할 텐데. 여학교를 폐쇄하고 싶어하는 것으로 파악이 됐다.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그러니까 아마 종교적인 이유가 아닌가 이렇게 해석이 되는 부분입니다.

[앵커]
반정부 시위를 막기 위한 목적도 있다는 분석을 전해 주셨는데 그렇다면 이란 정부도 이런 사태를 묵인하거나 방조하는 정황들도 있는 겁니까?

[기자]
이것도 하나의 추정인데. 서방의 인권단체에서는 이렇게 추정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란 정부는 강력히 부인하고 있습니다. 이란 정부도 이번 사건, 혹은 사고의 원인을 정확히 철저히 따지겠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이란 정부가 이런 얘기를 했습니다.

사실 이란이 최악의 대기질이 나쁜 국가로 꼽히는데. 여기서 찾아보니까 이란에서는 중유를 많이 땐다고 합니다. 발전이나 난방을 위해서. 그러다 보니까 일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많이 있어서 어지럼증이 있는 거 아닌가 이렇게 이란 정부가 추정을 했는데. 나중에 나오는 얘기 들어보면 그런 것이 아닌 쪽으로 가고 있습니다. 의심스러운 샘플을 수집해서 분석을 하고 있다. 화학물질을 흡입한 것 같다, 이런 얘기를 하는 걸로 봐서요.

그런데 전체적으로 이란 내무부는 이란 국민들에게 냉정을 유지해 달라, 이렇게 촉구를 하고. 또 이것은 적들이 이슬람공화국의 붕괴를 노려서 공포심을 선동하는 거다. 이런 반응을 보이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거를 하나의 서방이나 이스라엘 같은 나라들이 이걸 조작했거나 저질렀다, 이렇게 보는 어떤 정치적인 관점으로 방향을 돌리는 것 같습니다.

이란 대통령도 이런 말을 했습니다. 이것은 이란 국민을 위협하려는 적들의 음모다. 적들이라고 해서 어느 나라인지 딱 규정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콕 집어서 이란 경제, 그리고 이란의 외환시장을 붕괴시키기 위해서 선동을 하는 하이브리드 전쟁이다. 이런 표현을 씁니다.

하이브리드 전쟁이라는 건 그냥 육해공 지상전 이런 것이 아니고 심리전 같은 걸 얘기하는 거죠. 국민들의 심리를 장악하는 전쟁인데 최근에 이런 게 굉장히 중요해지고 있습니다, 하이브리드 전쟁.

[앵커]
하이브리드 전쟁이라고 이란 대통령이 언급을 했고. 이란 독가스 테러 문제를 짚고 있는데. 최대 피해자가 10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이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있습니다. 조사는 가능한 겁니까?

[기자]
실제 이런 조사는 이란 국내에서 벌어진 것이기 때문에 쉽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미국이 백악관까지 나서서 장-피에르 대변인이 조사를 촉구했습니다. 어떻게 조사를 할 거냐, 이렇게 물어봤더니 작년 11월에 이란의 반정부 시위 과정에서 빚어졌던 각종 인권침해를 조사하기 위한 UN의 조사단이 이미 구성돼 있습니다.

여기서 이 사건이 만약에 반정부 시위와 관련됐다면 만약에 시위를 못하게 막기 위한 거였다면 역시 인권침해로 현재 구성된 조사단이 조사를 할 수 있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이 독가스 공격이 반정부 시위와 관련이 됐다면이라는 단서가 있긴 하지만 미국이 강력히 조사를 촉구한 거고요. 이런 공격은 매우 비양심적이다. 이렇게 여중생, 여고생을 한 공격이다라는 점을 지적한 거고요. 독립적인 조사와 책임을 묻는 절차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렇게 얘기를 했습니다. UN 인권사무소에서도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고 독일 외무장관 같은 경우도 굉장히 충격적인 사건이고 조사가 돼야 된다.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다만 이것이 과연 조사가 이루어질지. 과거 전례를 보면 현지 당국, 현지 이란 정부가 이것을 조사단을 받아들여서 현지에 같이 가서 인터뷰를 하고 전문가와 같이 가서 조사를 해야 되는데 이게 될지 안 될지는 그건 현재로서는 확실하지 않은 상황입니다.

[앵커]
누군가의 의지가 필요할 텐데 최고 지도자 하메네이가 이번 공격에 대해서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이렇게 규정했단 말이죠. 혹시나 이러한 규정을 통해서 조사에 협조할 가능성은 없는 겁니까?

[기자]
오늘 나온 뉴스인데요. 하메네이가 굉장히 엄중하게 얘기했습니다. 이건 용서할 수 없는 범죄다. 그리고 이게 만약에 독성 공격이 입증된다면 그 사람은 사형을 해야 된다. 이렇게 얘기했고. 그 이후에 사면도 하지 말아야 된다고 얘기했습니다.

오늘 이란 쪽에 전화해 보니까 이란의 주요 일간지 헤드라인이 대부분 하메네이의 엄중한 경고라고 할까요, 그것이 실렸다고 합니다. 그것을 전체적으로 보면 지금 미국이 협조하겠다는 맥락보다 이란 정부가 오히려 미국을 비판하고 반발하는 입장인 걸 보면 그것보다는 이란 국내 국민들의 불안이 심해지니까 엄중 조사를 해서 책임자를 찾아내겠다.
이런 정도인 것 같습니다.

실제로 이란 내무장관은 이게 외국에 본부를 둔 단체들이 이란 내부에 혼란을 일으키기 위해서 가짜 정보를 계속 유포시키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니까 이란 정부는 아직도 여전히 이걸 외부의 소행으로 보는 거지 자체 책임으로 보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그러면 이란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들 상황도 궁금한데. 어떻게 전해지고 있습니까?

[기자]
불특정다수의 여학생들을 상대로 한 테러이지 않습니까? 그쪽 방향으로 윤곽이 나오고 있는데. 물론 아직까지 공기가 나빠서 그렇고 또 집단적, 심리적 쇼크상태여서 그렇다는 말도 있지만 이쪽 방향으로 감안을 해 보면 교민들은 굉장히 불안할 것 같은데.
현지 교민하고 통화를 해 보니까 현지에 우리나라 교민은 250명 정도가 살고 있다고 합니다. 물론 테헤란에 주로 살고 있지만. 우리 대사관 직원이라든지 무역관, 그다음에 대기업 주재원들 그리고 그 가족들이 아마 주로 있을 텐데 이런 사람들 말고도 이란 각지에 선교 목적으로 가 있는 우리 교민들이 굉장히 많다고 합니다.

그 사람들을 포함해서 250명 정도로 많은 숫자는 아니지만 현지에서 이 사람들도 굉장히 자녀들이 학교를 다니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이 독가스 테러 공격에 노출돼 있기 때문에 굉장히 불안하다고 하고요.

이란에서 엄단의 정부 방침, 최고 지도자가 선언했기 때문에 이것이 해결될 것으로 기대를 하지만 동시에 이란 매체들을 보면 대부분 정부 얘기를 대변하는 매체가 많아서 실제로 여기서 외신을 보는 사람보다 현지에서는 그 소식을 정확히 알기 어렵다, 이런 얘기를 의외로 들었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이란 여학생들을 향한 독가스 공격. 국제사회는 종교적 목적의 테러를 의심하고 있고 이란은 서방의 음모라고 반발하고 있는 얘기까지 해봤습니다. 강성웅 해설위원 실장이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강성웅 (swkang@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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