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아트페어 VIP가 제프 쿤스 '풍선개' 깨뜨려..."행위예술인 줄"

美 아트페어 VIP가 제프 쿤스 '풍선개' 깨뜨려..."행위예술인 줄"

2023.02.20. 오전 08:2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누구든 이런 우려 한 번 해보셨을 텐데요, 미국의 한 아트페어에서 유명 미술가인 제프 쿤스의 고가 조각품인 '풍선 개'가 관람객의 실수로 산산조각이 났습니다.

19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지난 16일 밤 미국 마이애미에서 '아트 윈우드' (Art Wynwood) 아트페어 개막을 맞아 열린 VIP 프리뷰 행사에서 한 여성 방문객이 쿤스의 '풍선개'(Ballon Dog)를 받침대에서 떨어뜨렸습니다.

4만2천 달러, 약 5천500만 원을 호가하는 이 도자 작품은 100여 개 조각으로 깨졌다고 신문은 전했습니다.

처음엔 계획된 행위예술인 줄 알았던 다른 관객들은 직원들이 황급히 달려오고 이 여성의 얼굴이 파랗게 질리는 것을 보고는 그제야 사고라는 사실을 알았다고 합니다.

당시 장면을 목격한 미술작가 겸 컬렉터인 스티븐 갬슨은 지역 언론에 "그 여성은 진짜 풍선인지 확인해보려고 만진 것 같다"면서 다른 작품들보다 깨진 '풍선개' 조각들을 보려는 관객들이 훨씬 많았다고 밝혔습니다.

조각을 깨뜨린 여성은 "너무 죄송하다"는 말을 연발했으며, 빨리 그 자리를 피하고자 한 것으로 보였다고 이 작품을 전시한 벨에어파인아트 갤러리 측은 전했습니다.

쿤스가 만든 '풍선개' 작품은 모두 수천 점으로 다양한 색깔과 크기, 재료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깨진 작품은 높이 40㎝, 길이 48㎝의 파란색 자기 조각상입니다.

지난 2013년 크리스티 뉴욕 경매에서 5천840만 달러에 팔린 오렌지색 '풍선개'는 쿤스에게 살아있는 작가 중 최고 낙찰가 기록을 안겨줬습니다.

이 기록은 데이비드 호크니의 그림 '예술가의 초상'(9천30만 달러)에 의해 깨졌으나, 쿤스의 또 다른 작품 '토끼'가 2019년 5월 9천107만5천 달러로 다시 찾아왔습니다.

아트페어에서 박살이 난 '풍선개' 조각들은 상자에 담겨 보험사의 검토를 기다리고 있지만, 깨진 조각도 비싸게 팔릴 수 있을 전망입니다.

갬슨은 갤러리 측에 깨진 조각을 팔 의향이 있느냐고 물었고, 이 갤러리가 현재 검토 중이라고 전했습니다.

미술 시장에서는 같은 에디션의 작품이라도 이른바 '사연 있는' 작품이 가격이 비싸게 팔립니다.

세드릭 보에로 벨에어파인아트갤러리 프랑스 지역 책임자는 이번 사고로 쿤스의 파란색 '풍선개' 작품의 에디션 숫자가 799개에서 798개로 줄어 희소성과 가치가 높아졌다며 "수집가들에게는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습니다.




YTN 임수근 (sglim@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