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차기'로만 4번째 패배...반복되는 '스페인 잔혹사'

'승부차기'로만 4번째 패배...반복되는 '스페인 잔혹사'

2022.12.07. 오전 11:28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승부차기'로만 4번째 패배...반복되는 '스페인 잔혹사'
승부차기 실축 후 자책하는 스페인 선수들 / AP 연합뉴스
AD
카타르 월드컵 우승 후보 스페인이 승부차기 잔혹사에 무너졌습니다.

스페인은 모로코와의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 16강전에서 전·후반 90분과 연장전까지 120분을 0대 0으로 비긴 뒤 승부차기에서 0대 3으로 졌습니다. 이로써 스페인은 2018 러시아 대회에 이어 2회 연속 16강에서 승부차기 패배로 탈락했습니다. 4년 전엔 개최국 러시아에 승부차기로 졌습니다.

아울러 스페인은 월드컵에서 역대 최다 승부차기를(5회) 경험하면서 가장 많은 패배(4회)를 당한 국가가 됐습니다. 유일하게 거둔 승리는 2002 한일월드컵 16강으로 상대는 아일랜드였습니다. 이 대회에서 스페인은 우리나라와 8강전에서 또 승부차기를 펼쳤고, 결국 고배를 마셨습니다.

월드컵 뿐만이 아닙니다. 스페인은 메이저 대회에서 3연속으로 승부차기 끝에 결선 토너먼트에서 탈락하는 아픔도 겪었습니다. 2018 러시아 월드컵에 이어 2020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20) 4강에서도 이탈리아와 승부차기 끝에 탈락했습니다.

스페인은 모로코와 승부차기에서 1번 키커로 나선 파블로 사라비아가 골대를 맞추며 실축했습니다. 이후 2번 키커 카를로스 솔레르의 슈팅마저 모로코 골키퍼 부누의 선방에 막혀 위기에 몰렸습니다. 3번 키커로 주장 세르히오 부스케츠가 나섰고, 부누가 또 한 번 몸을 날려 슈팅을 쳐냈다. 이후 모로코의 마지막 키커 아슈라프 하키미가 파넨카킥으로 골망을 흔들며 우승후보 스페인 무너뜨렸습니다.

축구 기록 전문 업체 옵타에 따르면 스페인은 2006 독일 대회에서 우크라이나에 무릎을 꿇은 스위스에 이어 역대 2번째로 승부차기에서 한 골도 넣지 못한 팀이 됐습니다.

승부차기 결과를 제외하면 경기는 스페인의 일방적인 흐름이었습니다. 스페인의 경기 전체 점유율은 63%, 경합 상황을 뺀 모로코의 점유율(20%)보다 3배 정도 높았습니다. 스페인은 패스 개수에서도 1,041개를 기록해 323개를 기록한 모로코를 압도했습니다. 그러나 골을 넣지 못하는 '점유율 축구'는 의미가 없었습니다.

스페인이 기록한 슈팅은 6개, 골문으로 향한 유효슈팅은 단 1개에 불과했습니다. 스페인이 월드컵에서 유효슈팅 1개를 기록한 건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1966년 잉글랜드 대회 처음 있는 일입니다. 이러면서 "지루한 경기"였다는 비판이 이어졌습니다.

스페인의 마지막 키커로 나선 부스케츠는 "우리에게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며 "승부가 가장 잔인한 방식으로 승부차기에서 결정됐다"고 힘든 심정을 털어놨습니다. 루이스 엔리케 스페인 감독은 "우리가 경기를 지배했지만 골이 부족했다. 그것이 현실이고 진실이다"라며 아쉬움을 드러냈습니다.

스페인 언론들은 "끔직" "재앙" 이런 표현들도 충격을 표현했습니다. 그러면서 득점 없는 점유율 축구의 비효율성을 지적했습니다. 스페인 현지 기사에 달린 댓글에는 "지루한 경기였다"는 내용이 주를 이뤘습니다. 한 네티즌은 "(스페인 경기 보다가) 30분간 잠들었는데 꺠어나보니 똑같은 방식으로 경기하고 있었다. 그래서 다시 잠자리에 들었다"며 점유율은 높지만 날카롭지 못했던 스페인 축구를 비판했습니다.

YTN 김재형 (jhkim03@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