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국의 만류에도...우크라이나 피란민들 '귀향 행렬'

당국의 만류에도...우크라이나 피란민들 '귀향 행렬'

2022.05.28. 오후 1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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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벌써 석 달을 넘기면서,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국외 피란민도 600만 명이 넘었는데요.

이렇게 전쟁이 길어지면서 오랜 피란 생활에 지친 끝에 귀향을 택하는 이들도 늘고 있습니다.

크로아티아에서 김유광 리포터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터]
우크라이나에서 온 피란민들이 한 달에서 두 달 정도 머무는 임시 난민센터입니다.

이곳에서 피란민 대부분은 난민 지위를 신청하고 단기 일자리를 찾는 등 임시 정착을 위한 지원을 받아 왔습니다.

그런데 최근 이곳 피란민 중 절반 정도가 우크라이나로의 귀향을 택했습니다.

[디아나 / 우크라이나 피란민 귀향 선택 : 키이우에서 아직도 가끔 사이렌이나 비행기 소리가 들려서 얼마나 안전한지는 모르지만, 폭격은 없고 (비교적) 조용하고 평화롭다고 합니다. 처음에는 위험을 피해 안전한 곳으로 피신했지만 금방 돌아가려고 생각해서 우크라이나와 가까운 곳을 선택했고 어떤 이주 계획도 세우지 않아서 정말 집에 가고 싶었고 갈 수 있어서 무척 기쁩니다.]

지난 2월 24일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것으로 추산되는 국외 피란민은 600만 명이 넘습니다.

이들 중 약 28%인 170만여 명이 최근 귀향길에 올랐다는 보고가 나옵니다.

유엔난민기구가 우크라이나 입국을 택한 난민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가족과의 상봉이나 거주 지역이 안전해졌기 때문이라는 의견이 각각 응답자의 33%씩 나왔습니다.

짐을 챙기기 위한 일시 입국이나(9%) 외국에서 머물 곳을 찾지 못해(5%) 돌아가는 난민들도 있는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징집 대상 연령인 18~60세까지의 남성이 대부분 고향에 남은 만큼 가족에 대한 그리움 때문에 귀향을 택하거나, 비교적 안전한 중부·서부지역을 중심으로 전쟁이 더 확대되진 않을 것이란 기대감에 집으로 돌아간 것으로 풀이됩니다.

하지만 동부 지역 등은 여전히 전쟁 상황이 심각한 데다, 귀향했더라도 폐허 상태에서 생활을 다시 시작해야 하는 점도 이들 피란민에게는 쉽지 않은 문제입니다.

[강민구 / 선교사 우크라 난민 임시 센터 : 많은 난민이 지금 들어가서 (우크라이나) 국내 실향민이 되는데 거주할 집도 없고 그분들은 벌써 오지도 않은 겨울을 걱정하고 있습니다. 겨울이 왔을 때 그 추위를 어떻게 이겨낼 것인가, 우리는 어떻게 먹고 어디서 거주할 것인가, 정말 우크라이나 전쟁(난민)을 돕는, 사는 분들을 돕는 건 이제 시작이 아닌가 싶습니다.]

[빅토리아 / 우크라이나 동부 멜리토폴 출신 피란민 : 아직 우리 고향은 계속 폭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고향에 있는 가족과는 거의 매일 연락하고 있습니다. 아들과 사위는 폭격으로 파괴된 공공건물을 복구해 도시가 정상적인 기능을 할 수 있도록 하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수도 키이우의 비탈리 클리츠코 시장은 지난달 17일 텔레그램을 통해, 키이우를 떠났다가 돌아오려는 시민들에게 귀향 자제를 당부하는 등 우크라이나 당국은 난민들의 귀향을 만류하고 있습니다.

여전히 국외에서 떠도는 수많은 우크라이나 피란민들은 이제라도 하루빨리 이 전쟁이 끝나 자신들의 보금자리로 돌아갈 수 있길 간절히 바라고 있습니다.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에서 YTN 월드 김유광입니다.


YTN 김유광 (khj8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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