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대신 홍수 택한 마을..."우리가 러시아 진격 늦췄다"

전쟁 대신 홍수 택한 마을..."우리가 러시아 진격 늦췄다"

2022.05.01. 오후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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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25일, 아르핀댐 방류…데미디우 마을 침수
750가구 가운데 50가구 침수…2달째 배수 못 해
러시아군, 이르핀 등으로 우회…수도 지킬 시간 벌어
데미디우 교전 없어…’부차 학살’ 같은 민간인 피해 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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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튿날 수몰된 마을이 있습니다.

수도 키이우로 진격하는 러시아 군을 막기 위해 일부러 댐을 방류해 홍수를 낸 건데요.

차라리 홍수를 선택할 만큼 전쟁이 잔인하고 무섭다는 걸 대변해 주고 있습니다.

강정규 기자입니다.

[기자]
마을 한가운데 호수가 생겼습니다.

출입문 손잡이까지 물이 차올랐고, 집집 마다 고무보트가 필수품이 됐습니다.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북부의 데미디우 마을은 러시아의 침공이 개시된 이튿날 물에 잠겼습니다.

전차를 몰고 빠르게 진격하는 러시아군을 막기 위해 주변 아르핀댐 수문을 열었던 겁니다.

[올렉산드르 글렘바 / 데미디우 주민 : 그놈들을 사람이라고 불러야 할지 짐승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홍수 때문에 여기에 발이 묶인 건 맞습니다.]

마을 전체 750가구 가운데 50가구가 침수 피해를 입었습니다.

전쟁통에 댐까지 망가지면서 두 달째 물을 빼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도 마을 주민들은 후회하지 않습니다.

러시아군이 부차, 이르핀 등으로 우회하면서 수도 키이우를 지킬 시간을 벌었기 때문입니다.

또, 데미디우에서 전투가 벌어지지 않아서 민간인 학살 같은 피해도 비켜갈 수 있었습니다.

[니나 침발 / 데미디우 주민 : 그럴만한 가치가 있었느냐고요? 그놈들이 여기에 발을 들여놓지 못한 걸로 충분했다고 봅니다.]

일부러 홍수를 내서 러시아군의 기동을 막았던 것처럼 300개 이상의 다리와 철도도 끊었던 걸로 집계됐습니다.

YTN 강정규입니다.




YTN 강정규 (live@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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