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머니 묻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코로나19가 부른 비극

"어머니 묻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코로나19가 부른 비극

2021.04.17. 오전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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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묻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 코로나19가 부른 비극
“죄송하다면서도 사랑하는 사람을 묻지는 못하게 한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붙인 차량 /A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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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탈리아에서는 로마의 한 건물 옥외 광고판의 슬픈 광고 문구가 화제가 됐다.

“어머니, 아직도 묻어드리지 못해 죄송해요”라는 문구가 쓰인 광고판은 옥외광고판 사업을 하는 오베르단 주카롤리 씨가 정부에 묘지 부족 사태 해결을 촉구하는 의미로 내건 것이다.

14일 AFP에 따르면, 그는 정부에 묘지 부족 사태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광고판을 세웠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현지 시간 16일을 기준으로 코로나19 누적 사망자가 11만 명에 이른다.

AFP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3월까지 매장 신고는 전년 동기 대비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매장할 장소 부족으로 인해 매장 순번을 받고 기다리거나 비싼 돈을 주고 매장을 해야 하는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주카롤리 씨 역시 지난달 8일, 85세 노모를 심장마비로 잃었지만, 묘지 부족 사태로 아직 매장하지 못했다. 주카롤리 씨는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어머니를 추모하는 마음과 묘지 부족 문제를 알리려는 뜻에서 간판을 내걸었다”고 밝혔다.

그는 “로마 프리마 포르타 묘지는 수백 명 분의 관이 매장 순번을 기다리고 있다”고 전했다.

이탈리아는 ‘묘지 부족’으로 인한 신종 범죄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에는 기존 묘지에서 시신을 파내고 새로운 시신을 매장하는 범죄가 발생해 큰 충격을 주기도 했다.

사태가 심각해지자 남부 시칠리아 칼타니세타에서는 얼마 남지 않은 공동묘지 공간을 두고 복권 추첨 방식을 도입하기도 했다.


YTN PLUS 최가영 기자
(weeping07@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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