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강화하자니 경제가...' 딜레마에 빠진 필리핀

'봉쇄 강화하자니 경제가...' 딜레마에 빠진 필리핀

2021.03.21. 오전 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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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동남아에서 코로나19 상황이 심각한 곳 중 하나가 필리핀입니다.

확산세를 막기 위해 중국산 백신 접종이 시작됐지만 전염성이 강한 변이바이러스까지 퍼지면서 효과를 장담할 수 없게 됐습니다.

장기간 봉쇄로 인한 경제난까지 겹친 필리핀은 봉쇄와 경제 사이 딜레마에 빠진 모습입니다.

이지수 리포터가 필리핀 시민들을 만나봤습니다.

[기자]
신규 확진자가 하루 5천 명 대를 오르내리는 필리핀에서 미성년자 외출 금지가 내려졌습니다.

수도권인 메트로마닐라에서 야간통행금지에 이어 2주간 18세 미만의 외출이 금지되는 등 규제가 한층 더 강화된 겁니다.

보건당국이 마을 곳곳 소독에 나서고 있지만 감염 확산이 가장 심각했던 지난해 여름 수준으로 돌아간 뒤입니다.

영국발과 남아공발 변이에 이어 최근에는 브라질발 변이까지 확인돼 사실상 지난해 여름보다 더 심각한 상황입니다.

[데비 폴리오소고 / 세부대학병원 내과전문의 : 변이 코로나 바이러스가 필리핀에 퍼져 있습니다. 변이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매우 위험합니다.]

무상으로 받은 중국산 시노백으로 첫 백신 접종을 시작했지만 감염 확산을 잡기엔 역부족인데다 백신에 대한 거부감도 여전합니다.

[멜리너 푸엔테 / 필리핀 세부 : 저는 중국산 백신을 접종하고 싶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중국산 백신의 부작용에 대해서 잘 알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코로나도 힘들지만 시민들은 당장 먹고살 문제가 더 걱정입니다.

지난해 장기간 봉쇄로 최악의 실업률을 기록하면서 수백만 명의 실업자들이 거리로 내몰렸기 때문입니다.

[어니 콘콘 / 실업자 (전 택시기사) : 나는 코로나로 직장을 잃은 사람들 중에 한 명입니다. 사람들이 돈이 없어서 택시를 타지 않기 때문에 저는 매우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동포들도 일자리를 잃긴 마찬가지입니다.

[박다정 / 전 여행사 근무, 귀국 : 사실 금방 끝날 거라고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상황이 장기화하다 보니까 지금은 필리핀에 두고 온 가재도 정리를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에요.]

[박지혜 / 필리핀 세부 (학원 영업 중단) : 제일 현실적인 게 수입이 없다는 것, 그게 가장 큰 지금의 문제점입니다. 정말 무계획이에요]

백신 접종에 속도를 내 실업난 등 경제 위기에서 벗어나겠다는 필리핀,

하지만 백신 공급도 원활하지 않은데 신규 확진자까지 반년 만에 다시 최다를 기록하면서 경제와 봉쇄 해제 사이 고민은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필리핀에서 YTN 월드 이지수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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