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친 사람만이..." 뭉크 그림 '절규'에 적힌 낙서의 정체

"미친 사람만이..." 뭉크 그림 '절규'에 적힌 낙서의 정체

2021.02.23. 오전 11:35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미친 사람만이..." 뭉크 그림 '절규'에 적힌 낙서의 정체
사진 출처 = YTN
AD
노르웨이 표현주의 화가 에드바르 뭉크의 작품 '절규'에 적힌 낙서의 정체가 밝혀졌다.

뭉크의 걸작 '절규'의 왼쪽 상단 구석에는 "미친 사람만이 그릴 수 있다"는 기묘한 문장이 연필로 작게 적혀 있다.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이 문장을 놓고 누군가가 작품을 훼손한 것인지, 아니면 화가 본인이 직접 쓴 것인지를 두고 조사를 이어왔다.

22일 BBC에 따르면, 최근 노르웨이 국립미술관은 해당 문구가 뭉크가 직접 쓴 내용으로 밝혀졌다고 전했다.
미술관은 그림의 글씨와 뭉크가 남긴 일기장의 필적을 조사한 결과 완전히 흡사했다며 뭉크가 작품을 완성한 이후에 따로 글씨를 추가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국립미술관 큐레이터 마이브리트 굴렌은 "의심할 여지 없이 뭉크의 낙서"라며 "현미경으로 보면 연필선이 물리적으로 페인팅이 완전히 완료된 뒤 적혔음을 알 수 있다"고 밝혔다.

'절규'는 1893년 작품이지만, 미술관 측은 이 낙서는 작품이 처음으로 전시된 1895년에 적혔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절규'가 처음 공개됐을 때, 작품은 예술계와 의학계 양쪽에서 날카로운 비판을 받았다. 당시 노르웨이 장식 예술 및 디자인 박물관의 책임자 헨릭 그로쉬는 뭉크의 그림을 두고 "더 이상 뭉크를 정상적인 두뇌를 가진 진지한 사람으로 생각할 수 없다"라고 평가했다.

뭉크는 당시 정신질환을 거론하는 비판에 큰 상처를 받고 자신의 메모와 일기장 등에 여러 번 이를 언급했다. 국립미술관은 이 과정에서 뭉크가 해당 문구를 그림에 추가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뭉크는 어릴 때 사랑하는 어머니와 누나를 잃었으며, 할아버지와 아버지, 동생 모두 정신질환을 앓았다. 이로 인해 그는 만성적인 우울증에 시달렸으며 1908년에는 신경 쇠약으로 입원하기도 했다.

뭉크는 자신의 정신 세계를 바탕으로 존재의 근원과 고독, 질투, 불안 등 부정적 감정을 그림에 표현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