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푸틴, 정적 나발니 속옷에 독극물 묻혀 암살 시도해"

CNN "푸틴, 정적 나발니 속옷에 독극물 묻혀 암살 시도해"

2020.12.22. 오후 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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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NN "푸틴, 정적 나발니 속옷에 독극물 묻혀 암살 시도해"
나발리와 푸틴 / 사진=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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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반정부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독살 시도가 푸틴의 지시로 이루어졌다는 보도가 나왔다.

21일, CNN은 탐사보도 웹사이트 벨링캣과의 공동 취재 결과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독살팀이 나발니의 속옷에 독을 묻혔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나발니는 이번 폭로와 함께 이뤄진 CNN 인터뷰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독살팀 배후로 지목했다.

러시아 변호사이자 정치 활동가인 알렉세이 나발니는 오래 전부터 푸틴의 부패를 폭로하며 집권 러시아 당을 비판해 왔다. 그는 지난 9월 시베리아 톰스크에서 모스크바로 향하던 비행기에서 의식을 잃었고 비행기가 비상 착륙하면서 병원으로 옮겨졌다. 병원은 나발니가 신경작용제인 노비촉에 중독됐다는 조사 결과를 지난 2일 발표했다. 나발니는 다행히 17일만에 의식을 되찾았다.

암살의 배후로 연방보안국 독살팀을 지목해 온 나발니는 증거 확보를 위해 CNN과 벨링캣의 취재에 협조했다. 보도팀은 기술자의 힘을 빌려 나발리의 발신 번호를 러시아 연방보안국 본사 번호로 위장했고, 나발니는 러시아 국가안보회 고위 인사로 위장해 전화를 걸었다.

나발니는 FSB 독살팀 소속 콘스탄틴 쿠드랴프체바에게 "독살 실패의 원인을 찾아야 한다. 어떤 물건에 독을 묻혔느냐"고 물었다. 쿠드랴프체프는 전화로 암살과 관련된 이야기하기를 주저했지만, 나발니가 강한 어조로 "고위 관리들이 즉시 보고를 요구하고 있다"고 겁박하자 "속옷 내부 사타구니 쪽에 독을 묻혔다"고 실토했다. 조사에 따르면 약 6~10명의 요원으로 구성된 FSB 독살 팀이 3년 이상 나발리를 뒤쫓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FSB는 21일 성명을 내고 나발니와 쿠드랴프체프와 나눈 대화 동영상은 해외 정보국이 조작한 가짜 영상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나발리가 자신의 유튜브에 게시한 영상은 러시아 FSB의 신용도를 떨어뜨리기 위해 계획된 도발"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지난 17일 화상으로 진행된 송년 기자회견에서 FSB 요원들이 나발니를 추적하고 있었다는 사실은 인정했으나 "그를 죽이길 원했다면 아마 끝내버렸을 것"이라며 암살 시도를 부정했다.


YTN PLUS 정윤주 기자
(younju@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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