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정적 나발니, 차 마신 뒤 '의식불명'...'독극물 테러' 의심

푸틴 정적 나발니, 차 마신 뒤 '의식불명'...'독극물 테러' 의심

2020.08.21. 오전 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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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적이자 대표적인 야권 지도자가 비행기 안에서 쓰러져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습니다.

비행기 탑승 전에 차를 마셨는데 여기에 독극물이 묻어 있던 것으로 의심됩니다

이동우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의 가장 강력한 정적이자 야권의 대표 지도자인 알렉세이 나발니

나발니가 시베리아에서 모스크바로 비행기를 타고 돌아가던 중 기내에서 갑자기 땀을 흘리다 의식을 잃고 쓰러졌습니다

비행기는 시베리아 옴스크에 비상착륙했고 나발니는 병원 중환자실로 옮겨졌습니다

[아나톨리 칼리니첸코 / 옴스크 병원 부원장 : 환자는 중환자실에 있으며 아주 심각한 상황입니다. 산소호흡기에 의존하고 있지만 상태는 안정적입니다.]

나발니 측은 비행기 탑승 전 마신 차에 섞인 독극물에 중독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습니다

탑승 전까지 먹거나 마신 것은 이 차밖에 없기에 누군가 독살을 시도한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빌 브라우더 / 정치활동가 겸 금융전문가 : 이것은 알렉세이 나발니를 제거하기 위한 러시아 비밀정보당국에 의한 의도적 독살 시도입니다. 의심의 여지없이 푸틴이 지시한 것입니다. 벨라루스에서 현재 진행 중인 상황과 (대통령 퇴진 요구 시위) 관련해 푸틴의 절대 권력을 지키기 위한 대응 조치라고 확신합니다.]

러시아 정부는 그의 쾌유를 기원한다고 밝혔습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 러시아 정부 대변인 : 옴스크 병원에서는 모스크바의 전문가들과 상의하며 나발니의 치료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물론 우리는 다른 러시아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그의 쾌유를 빕니다.]

올해 44살로 변호사이자 반부패 운동가 출신인 나발니는 수십 차례 투옥된 적이 있으며 푸틴 정권의 부패와 정경유착을 폭로하고 반정부 시위를 주도하는 등 푸틴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인물입니다

나발니가 목숨을 잃을 뻔한 일은 이번이 처음이 아닙니다

지난해 7월 공정선거를 촉구하는 시위를 주도한 혐의로 구금된 상태에서 알레르기성 발작을 일으켜 주치의에게 진찰받은 결과 "불상의 독성 화학물질에 노출됐다"는 소견이 나왔습니다

2017년에는 푸틴 대통령 지지자로부터 화학물질 테러를 받아 한쪽 눈 시력을 80% 가까이 잃었습니다

이 때문에 이번 테러로 나발니의 생명이 위험해지거나 러시아 정부의 관여가 밝혀질 경우 푸틴 대통령은 심각한 정치적 위기에 봉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이동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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