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NOW] “코로나 이후 전 세계 공공의료가 나아가야할 방향”

[세계NOW] “코로나 이후 전 세계 공공의료가 나아가야할 방향”

2020.05.29. 오전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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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NOW] “코로나 이후 전 세계 공공의료가 나아가야할 방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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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TN라디오(FM 94.5)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 방송일시 : 2020년 5월 29일 금요일
□ 출연자 :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 전진영 아나운서(이하 전진영): 세계를 만나는 시간 NOW 코로나19 기획 특집 함께하고 계십니다. 이번에는 코로나 사태 대응 과정에서 드러난 공공의료의 필요성, 그리고 공공의료가 발달한 나라와 그렇지 못한 나라들의 차이는 어땠는지, 코로나 이후 공공의료는 어느 방향으로 나아가야할지 짚어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보건의료단체연합 정형준 정책위원장 전화로 연결합니다. 위원장님 안녕하십니까?

◆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이하 정형준): 네, 안녕하세요.

◇ 전진영: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정말 빛을 발했던 부분 중 하나가 바로 공공의료 영역이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검사부터 확진, 자가격리자들을 위한 지원도 그렇고, 진료나 치료비까지 다 무료로 가능했던 이유가 바로 우리나라의 공공의료 때문이겠죠?

◆ 정형준: 네, 제일 아시겠지만 첫 번째 국민건강보험, 저희는 있고요. 두 번째로 보건소 같은 기초공공의료기관들이 이번에 선별진료부터 시작해서 많은 역할을 했고, 마지막으로 발생한 환자들도 대구의 경우를 보면 3/4 정도는 공공의료기관이 많이 수용해서 치료를 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와 관련해서 역할을 공공의료 쪽에서 거의 상당 부분을 했고, 그리고 평상시가 아닌 위기 시에는 민간의료기관이나 민간검사 업체가 그만큼 움직이기 어렵다고 하는 점을 다시 한 번 보여준 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 전진영: 공공의료 영역은 정말 평상시가 아니라 이렇게 전 국가적인 위기 때 더 필요하다는 의견을 주신 것 같은데요. 그런 부분에서 보면 코로나 대응 과정에서 다른 나라들의 차이점도 저희가 확인을 할 수 있었습니다. 소위 우리가 복지 선진국이라고 여겼던 나라들이 의료체계가 굉장히 부실하게 운영되는 것을 보면서 저희도 느낀 바가 많았고요. 특히 미국 같은 경우에는 10년 전부터 공공의료 영역에 예산을 계속해서 깎아오지 않았습니까?

◆ 정형준: 미국은 첫 번째 다 아시다시피 건강보험이 없는 나라고요. 그 대신에 민간보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코로나19 검사와 같은 경우에 미국 질병관리본부가 무료로 했습니다. 무료로 했지만 의사 진료 보고 기본적으로 뭔가 처치하고 이런 비용만 해서 300~400만 원이 나왔기 때문에 사실 무료검사라고 할 수 없는 상황이 됐고요. 거기다가 이런 상황에서 지난 10년간 공공의료를 계속 줄여왔고, 각 주나 시가 민간의료 중심으로 더 확장성을 가지고 가다 보니까 최근에 벌어진 가장 우스꽝스러운 일은 민간의료기관들이 코로나 환자만 볼 수가 없고, 다른 환자들이 많이 줄지 않았습니까? 한국에서도 병원에 안 가니까. 민간의료기관이 거꾸로 그 사람들을 수익성 때문에 의료진들을 해고를 했습니다. 그래서 뉴욕주 같은 경우에는 집중치료실, 중환자실을 가지고 뉴욕주 주지사의 명령으로 민간의료기관에 공간을 확보를 했는데, 의료진들은 이미 해고가 되거나 아니면 다른 지역으로 넘어간 경우가 많아서 인력이 부족해서 치료를 못하면서 인공호흡기 하나를 두 명이 사용해야 하는 이런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발생한 것입니다.

◇ 전진영: 그런 상황까지 있었군요. 그리고 미국에서 아까 제가 질문에도 언급을 했습니다만, 2008년 금융위기가 생긴 이후로 계속해서 공공보건지출 쪽 예산을 삭감했잖아요.

◆ 정형준: 네, 맞습니다. 미국이 민간의료가 거의 대부분이고, 공공의료기관이 부족하다고 해도 우리보다는 많은 26~30% 정도를 유지하고 있었는데요. 그조차도 2008년에 서브프라임 모기지 위기 이후로 계속 축소를 해왔습니다. 그래서 미국의 공공의료기관 중에 이야기할 만한 것이 주립대 병원과 저희로 치면 보훈병원인데요. 여기서 주립대 병원들 쪽으로 주로 예산이 축소되면서 사실 환자들을 진료할 수 있는 의료진들이 턱없이 줄어들게 된 거죠.

◇ 전진영: 그러니까 국가적인 보건 비상사태가 터지면 공중보건인력들이 나서서 감염자와 접촉자를 추적하고, 격리하고, 진단하는 그런 과정이 있어야 하는데 지금 말씀해주신 대로 예산이 삭감되니까 당연히 인력도 줄어들고, 그렇다 보니까 코로나 방역에 무방비로 뚫렸다, 이런 이야기인데요. 유럽도 마찬가지입니다. 유럽 같은 경우는 공공의료가 발달한 선진국이라는 의식이 있었거든요? 그런데 이번 위기를 겪으면서 조금 유럽의 공공보건의료가 허울뿐이었나, 그런 생각도 듭니다.

◆ 정형준: 그렇다고 치더라도 일단 유럽이 의료체계는 상대적으로 잘 되어 있었는데 첫 번째는 방역이 완전히 뚫렸습니다. 방역 대응을 너무 늦게 했고요. 그다음에 치료대응이 중요한데요. 아까 말씀하신 대로 치료대응을 하려고 보니까 지난 20여 년간 공공의료 예산을 유럽도 계속 축소해왔죠. 특히 당장 필요하지 않은 집중치료실, 중환자실 병실과 그다음에 의료기기 등이 상당히 부족한 상태가 됐고요. 최근에 10년 전에 기억을 해보시면 남부 유럽 쪽 그리스 발 경제위기로 이탈리아나 스페인은 경제위기를 겪었는데, 그 이후로 많은 의사들이 북유럽으로 이전을 하고, 예산이 줄어들면서 요양시설 쪽으로 노인들 진료하는 패턴이 개편됐는데요. 이번에 요양시설들이 거의 방치가 되면서 그곳에서 높은 곳은 치명률이 50% 수준으로 그렇게 사망하게 됐고요. 캐나다 같은 경우는 유럽이 아니지만 유럽식 의료 시스템을 같이 가지고 있는 공공의료가 잘 되어 있는 나라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장기 요양시설, 요양원인데요. 이 부분을 상당 부분 민영화해놓은 상황이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이런 요양원에서 발생하는 환자들은 치료가 어려워진 것이고, 그래서 이탈리아 같은 경우는 다 들으셨겠지만 80세 이상 노인들은 아예 치료를 포기한 상황이, 끔찍한 상황이 발생한 것이죠.

◇ 전진영: 그래서 캐나다 일각에서는 장기요양도 이제 메디케어에 넣어야 한다. 장기요양 자체도 공공보험 안에서 운영하자, 이런 이야기가 캐나다에서도 꾸준히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요. 경제적으로 어려워지면 전 세계적으로 대다수의 나라가 가장 먼저 예산을 삭감하는 부분이 공공의료 영역인 것 같거든요. 그런데 공공의료라고 하는 것은 말 그대로 국민들의 건강과 생명과 연관된 부분인데, 이 부분을 왜 가장 먼저 삭감하는 걸까요?

◆ 정형준: 생각을 해보시면 아무래도 공공의료 부분이 재난상황 대응이나 아니면 평상시에는 취약계층 진료가 주된 영역입니다. 그러니까 취약계층들이 상당히 소득이 낮고, 사실은 또 건강상태도 좋지 못하다 보니까 단기적으로 적자가 많이 발생하는 영역이거든요. 그러니까 경제적 효율화 측면을 주장하시는 경제관료나 아니면 경제성장만 추구하시는 분들이 봤을 때 단기적으로는 이 영역을 축소하고 싶고요. 두 번째로는 유럽국가들도 마찬가지인데, 이런 보건의료 영역도 시장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민간의료기관이나 민간보험들이 계속 침투를 하거든요. 이분들은 자신의 시장확대를 위해서 공공의료 영역 예산 축소를 꾸준히 주장하고, 본인들이 그 영역을 대체할 수 있다고 계속 주장을 하게 됩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의 로비가 많이 작용하는 거고, 그 로비가 제일 크게 작용해서 이번에 큰 문제를 불러일으킨 게 미국의 경우라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 전진영: 위원장님께서도 지금 진료도 보고 계시기 때문에 전 세계 공공의료 정책, 보건위기 상황 속에서 각국이 어떻게 대응하는지도 지켜보셨을 것 같은데요. 그러면 이번 코로나 사태 때 공공의료 영역에서 가장 눈에 띄었던 나라를 꼽는다고 하면 어느 나라를 꼽아볼 수 있을까요?

◆ 정형준: 저는 유럽에서는 독일을 들 수 있을 것 같고요. 아시아에서는 대만을 들 수 있는데, 먼저 독일을 말씀드리면 독일이 지금 유럽이 저희가 다 알고 있는 의료붕괴 수준의 확진자가 발생한 상황에서 상당히 어려움을 겪고 있었는데도 독일만 혼자 매우 낮은 치명률을 상대적으로 유지하고 있는데요. 이 이유는 3월에만 독일이 집중치료실을 공공방식으로 해서 1만 2000여 개를 개조, 충원을 했고요. 그다음에 이런 집중치료실에서 사용하는 주요 의료장비를 빠른 속도로 충당을 하고, 공공의료 기반시설을 계속 확대했습니다. 아주 빨리 했기 때문에 여기에 대한 대응을 잘할 수 있었던 거고, 특히나 아까 유럽 지역의 대부분이 그런 노인들. 요양원에 있는 분들을 치료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상황이었는데, 독일은 그렇지 않고 이 부분들을 빠른 속도로 해결해냈고요. 대만 같은 경우는 저희보다 훨씬 더 강력한 건강보험제도를 가지고 있습니다. 보장성도 매우 높을 뿐만 아니라 민간병원들까지 통제력이 엄청 강합니다. 그래서 우리보다 방역에서도 성과를 냈고요. 확진자에 대해서 진료하는 부분에 있어서도 한국보다 조금 더 잘한 게 아니냐, 이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코로나19 사태가 끝나더라도 사실 그 이후의 세계는 절대로 코로나 전의 세계와 같을 수 없다고 하는 게 많은 전문가들의 시각인데요. 그중 하나가 공공의료 영역일 것 같거든요. 공공의료 부문도 어떻게 보면 지금이 과도기적인 시기가 아닐까 싶은데요. 전 세계적으로 공공의료 영역에 앞으로 어떤 변화가 있을 것으로 예상될까요?

◆ 정형준: 앞서 말씀드린 유럽의 경우를 먼저 보면 이곳은 기본적으로 사회보험이나 조세 중심의 건강보험제도는 다 완충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하지만 공공의료 확충, 특히나 그동안 수익성 문제와 효율성 문제로 줄여오던 중환자실과 주요 이런 곳에서 사용해야 하는 에크모나 이런 핵심 중환자 진료 비축 의료장비 확대가 당연히 추세가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이번 사태 벌어지고 나서 유럽 국가들 사이에서도 이게 수출금지가 되면서 장비가 없어서 인력도 있고, 공간도 있었는데 치료를 못한 경우들이 생겼고요. 그다음에 두 번째로는 방역 영역 같은 경우에는 당연히 훨씬 더 많이 충원이 될 것입니다. 한국이 방역은 성공한 나라이기 때문에 한국식 모델의 상당 부분을 차용할 것 같고요. 또 1차 의료 영역에서도 예산이 더 배분되고, 의료진이 더 보강될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 1차 의료 부분도 유럽 국가들이 20년간 인력 축소하고 예산 축소해서 양로원 같은 곳으로 시설화를 많이 했는데, 이런 고밀집 노인시설에 대한 탈시설화 논의가 거세질 거고요. 끝으로 어떻게 보면 가장 중요한 부분인데 의료인력이 아마 더 확대될 것으로 지금 예측이 되고 있습니다. 독일 같은 경우도 아까 말씀드린 대로 중환자실을 1만 2000여 개 정도 늘렸지만 그곳에서 일할 수 있는 의사도 중요하고, 간호사가 특히나 중요합니다. 숙련된 간호사. 이분들이 없어서 병실을 다 쓰지 못했다고 하는 비판이 나오고 있으면서 사실 숙련 의료인력을 충원하기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나 이런 충원을 위한 국가적인 의료제도, 교육제도 등 이런 것들이 확대될 방안으로 되어 있습니다.

◇ 전진영: 네, 다양한 나라들이 지금 코로나19 이후 사태를 어떻게 의료적으로 보강할 것인가,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이 굉장히 많을 거 같고요. 우리나라도 마찬가지겠습니다만, 끝으로 위원장님께서 바라는 코로나19 이후의 바람직한 공공의료 방향은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면 좋을지 말씀을 부탁드립니다.

◆ 정형준: 저희가 방역은 성공했습니다. K-방역은 상당히 국제적으로도 지금 높은 평가를 받고 있죠. 하지만 치료대응에 성공한 것은 아니거든요. 대구에서도 치료하는 데 있어서 저희가 많은 어려움을 겪었고, 전국에 있는 자원봉사자랑 자원을 끌어서 쓰지 않았습니까? 그래서 방역 성공에 자만하지 말고, 치료대응을 위한 공공의료 체계 구축에 나서야 한다고 생각이 되고요. 특히 한국이 공공의료기관이 OECD 수준에서 가장 낮은 수준입니다. 지금 병상 수로 10%밖에 안 되고요. 아까 말씀드린 미국이나 가까운 일본도 민간기관이 많지만 26~27%는 공공의료 병상인데요. 특히나 있는 공공의료기관도 교육부에서 국립대 병원 관할하고요. 노동부에서 그런 산재 병원들 관할하고요. 그다음에 기초 지자체들이나 지자체에서 지방의료원 관리하고요. 이런 식으로 분절적으로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방역 콘트롤타워인 질병관리본부 같은 이런 콘트롤타워가 공공의료에도 필요하고, 공공의료청 같은 곳이 사실 만들어져서 민간 협력을 할 수 있는 이런 헤드타워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릴 수 있고요. 그리고 이런 부분들과 동시에 국민건강보험이 잘되어 있습니다. 그렇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해서는 확진이 되면 거의 무상으로 지금 진료가 되고 있는데요. 그 외적인 부분에 대해서도 보장성을 조금 더 올린다고 하면 우리도 대만처럼 조금 더 나은 결과를 낳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 전진영: 네,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정형준: 네, 감사합니다.

◇ 전진영: 지금까지 정형준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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