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인사이드] 무력대결 피한 美·이란, 추가 충돌 가능성은?

[이슈인사이드] 무력대결 피한 美·이란, 추가 충돌 가능성은?

2020.01.09. 오전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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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김정아 앵커, 박광렬 앵커
■ 출연 : 장지향 아산정책硏 중동센터장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중동 정세를 둘러싸고 일촉즉발로 치닫던 긴장감, 트럼프 대통령이 대국민 성명에서 무력 대신 경제 조치를 예고하면서 일단 최악의 충돌은 피한 듯 보입니다. 향후 추가 대치 가능성은 또 얼마나 남아 있을지 전문가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 스튜디오에 모셨습니다. 안녕하세요.

어제 트럼프 대통령 성명, 새벽에 나올 때까지 마음을 졸였었는데 일단 메시지를 정리해보면 사상자가 없었다. 그리고 군사력 사용을 원하지 않는다 이런 메시지를 냈습니다. 일단 일촉즉발의 위기는 넘겼다, 이렇게 봐야 될까요?

[장지향]
넘겼습니다. 미국과 이란 간 양국 갈등은 지금 봉합된 것으로 보이고요. 사실 어제 이란에서 미군 기지로 미사일을 쏘는 것 자체도 굉장히 확전 의사는 없어 보이는 치밀하고 정교하게 계획된 이란의 출구전략이었다라고 보여지거든요.

[앵커]
어떤 측면에서 그렇습니까?

[장지향]
우선 시간도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죽은 시각이랑 똑같은 때를 택했고요. 그리고 최고지도자인 하메네이가 노구를 이끌고 그 새벽 시간에 전략센터에 가서 미사일 버튼을 누르는 걸 같이 봤고요. 굉장히 뭐라고 표현해야 될까요. 그러니까 자신들의 면피는 하고 체면은 세우면서. 왜냐하면 이란 시민들뿐만 아니라 전 세계가 솔레이마니 사령관의 보복을 어떻게 할 것인지를 지켜보고 있을 때 빠른 시일 내에 우선 보복전은 하고 그리고 최대한 자신들에게는 피해가 올 정도는 누그러뜨리고 한 다음에 그다음 단계로 넘어가게 하는 첫 번째 단계를 봉합시킨 그런 작전이었다고 보여집니다.

[앵커]
그러니까 들끓는 이란의 민심을 향한 내부적인 메시지였을 가능성이 크고 이란도 출구전략을 마련하고 있다, 이런 얘기를 해 주셨는데. 외신 보도들 보면 그럴 것 같은 게 미국이 이란의 이라크 내 미군 기지 공격을 인지하고 대비했다. 이런 정황들이 계속 나오고 있거든요.

[장지향]
이란이 미사일을 쏘기 전에 이라크에 알렸다고 하고 그 소식을 받은 이라크가 바로 미국에게 알렸다고 하고요. 그다음에 이란 외무장관 같은 경우에는 트위터에 계속 우리는 UN헌장에 기초해서 자위권을 발동하고 있는 거다, 지금 미사일을 쏘는 것이. 단 확전은 원하지 않는다는 것을 계속 거듭 강조했습니다. 그러니까 어쨌든 미국에게 너희가 우리 사령관을 죽였으니까 그에 상응하는 보복을 우리로 하여금 하게 해 달라. 단 너희도 전쟁을 원하지 않고 우리도 안 원하니까 이것으로서 서로 출구는 찾아나서자라는 메시지였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러니까 지금 말씀을 요약하면 이란으로서도 사람이 없는 시간에 미군 기지를 타격한 건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일종의 퍼포먼스다 이렇게 얘기해 주시는 건데. 그렇다면 이라크 또 바그다드 그린존에 아직은 주체를 알 수 없습니다. 아직은 이란이 했는지 어느 무장단체가 했는지 알 수는 없지만 거기에 로켓포 2발이 떨어졌는데 이 지역이 외교 공관들이 밀집해 있는 지역입니다. 이건 또 어떻게 봐야 될까요?

[장지향]
맞습니다. 사실 우리 대사관도 그 안에 있거든요. 누가 했는지는 사실 전문가들은 대충 알겠는데 누구냐면 이라크 내에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가 있습니다. 바로 죽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굉장히 공을 들여서 10여 년간 육성을 했던 조직이거든요.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폭사를 당할 때 그 옆에서 그 조직, 카타이브 헤즈볼라 부사령관도 죽었습니다. 그래서 카타이브 헤즈볼라가 성명을 내기를 사실 어제 이란이 미군 기지에 쏠 때 이라크 내에 있는 민병대도 쐈거든요.

그런데 이란이 쏜 게 너무 커서 이게 가려져 있던 거지, 그런데 이들이 쏘면서 어제 쏜 건 솔레이마니 사령관을 위한 것. 하지만 곧 우리의 부사령관을 위해서 우리는 계속 공격을 할 것이다라고 얘기를 했었어요. 그래서 오늘 쏜 것도 카타이브 헤즈볼라 이라크 내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가 자신의 부사령관이 죽음을 당한 것에 대한 보복으로 쏜 것일 것입니다.

[앵커]
그렇다면 지금 이란과의 전면전은 트럼프 행정부로서는 이란을 공격했을 경우에 또 그에 따른 이란과 밀월관계에 있는 중국이라든가 여러 가지 많은 게 있으니까 쉽게 선택을 할 수 없겠지만 이라크 내 민병대는 또 다를 것 같은데 앞으로 어떻게 대처를 하겠습니까?

[장지향]
저는 이제부터 굉장히 지루한 소규모의 동시다발적인 국지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생각이, 안 좋은 예측인데요, 안 좋은 소식인데요. 그러니까 한 3단계로 생각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 단계가 미국 대 이란, 양국 간의 갈등은 이제 봉합됐습니다. 서로 면피는 했고요.

이제 2단계가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그렇게 열심히 육성을 해 왔던 이라크 내, 시리아 내, 레바논, 예멘, 가자지구 내에 있는 친이란 시아파 민병대들이 이제 어쨌든 자신들을 그렇게 지원해 줬던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한 보복전에 나설 테고. 어쩌면 이란 정부로부터 무언의 총성 경쟁을 하라는 이런 압박이 있을 수도 있거든요. 그렇다면 이들이 대상으로 하는 나라들이 바로 친미 내지는 미우방국들이죠. 이스라엘, 사우디, UAE, 그밖에 걸프에 있는 산유왕정들이 지금 굉장히 두려워하고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중동 내 친미 국가들. 그러니까 중동 내 친이란 보복전들은 조금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지금 말씀한 대로 미국 내 이란의 국가 간의 갈등은 어느 정도 봉합이 됐다, 이렇게 보고 계신 건데요. 트럼프 대통령, 군사력 사용은 자제하겠다고 얘기하면서 꺼낸 것이 경제 제재 얘기입니다. 어떤 것들을 생각해 볼 수 있을까요?

[장지향]
사실 저는 그 얘기를 들으면서 그거 역시 굉장히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발언인데요. 왜냐하면 지금 트럼프 대통령이 핵합의에서 단독적으로 일방적으로 나와서 고강도의 제재를 시작한 지가 2년이 됐거든요. 더 이상 제재를 할 곳이나 사람이 남아 있지 않습니다. 이란 경제의 85% 이상이 미국 제재 하에 놓여 있고 지금 솔레이마니도 개인 제재 명단에 올라선 지가 굉장히 오래됐고 심지어는 최고지도자 하메네이도 제재 대상이거든요. 주요 인물들은 다 제재 대상이고 주요 섹터들은 다 제재 하에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어떻게 제재를 할까 생각해 보자면 또 추가 인물들, 주요 인물들을 추가 제재 명단에 올리는 정도가 아닐까 싶습니다.

[앵커]
더 이상 할 것은 없어 보인다. 이란 쪽에서 나오는 발언들을 보면요. 물론 국가 간의 갈등이 수면 아래로 앉았다고 하지만 발언이 굉장히 강합니다.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 간밤에 우리는 미국의 뺨을 한 대 때렸다 이렇게 얘기를 했고요. 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의 다리도 잘릴 것 이런 얘기를 했거든요. 그런데 이런 강력한 발언들은 그러면 아까 말씀하신 것처럼 내부용 메시지입니까?

[장지향]
저는 국내 청중용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사실 솔레이마니 사령관이 죽음으로써 이란 내 국내 정치에서 온건한 목소리가 설 자리가 굉장히 줄어들었거든요. 사실 로하니 대통령은 온건 개혁파로 분류되는 사람인데 지금 그런 얘기를 했다가는 여론의 뭇매를 맞기 십상이어서 제가 볼 때는 오히려 로하니 대통령이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들으라고 더 강경한 목소리를 지금 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이란이 신정 정치 비슷하게 되어 있잖아요. 그러니까 삼권분립에 기반한 신정정치인데 종교지도자 밑에 대통령이 있는데 어떻게 보면 이번 사태로 인해서 내부 결집을 하고 종교 지도자가 자신들의 그런 걸 강화하는 데는 훨씬 도움이 됐겠네요, 오히려?

[장지향]
그럼요. 그래서 저는 트럼프 대통령의 이런 전략을 보면서 도대체 최종 목표가 뭔지. 왜냐하면 지금 솔레이마니 제거작전 후에 이란 내 개혁파, 온건파, 외교 협상을 주장했던 사람들은 정말 수세에 몰리고 있고 솔레이마니보다 더 강경한 사람들이 지금 이란 혁명수비대 내에서 대체되고 있다고 하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지금 이란 내부는 훨씬 더 앞으로 강경한 목소리를 낼 것입니다.

[앵커]
시청자분들이 숨진 솔레이마니 사령관에 대해서 잘 모르실 수도 있어서 이란 내에서 어떤 상징적인 의미를 갖고 있다, 이런 부분을 설명해 주신다면요.

[장지향]
보통 군부 최고 실세라고 하고요. 왜냐하면 최고지도자는 성직자, 이슬람 법학자 울라마인 하메네이니까요. 그런데 하메네이의 브레인이었죠, 전략가였습니다. 하메네이의 오른팔이라고도 불렸고. 하메네이가 상징적이고 정치적인 영역을 대표한다면 대외전략 내지는 국내의 반대 세력 압박 이런 전략은 솔레이마니가 했죠.

그래서 사실 저는 이번에 솔레이마니가 제거된 후에 이란 내 여러 여론을 보면 이 사람을 가리킬 때 도살자라는 별명까지도 사용하기도 했거든요. 왜냐하면 지난 11월에 이란 내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을 때 강경 무력 진압을 명령한 사람이고 이라크 내에 반이란 시위가 일어났을 때도 이란 사령관이 이라크로 건너가서 유혈 진압 시위를 명령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굉장히 강성인 사람이 지금은 정말 시아파의 순교자, 영웅으로 등극하고 있거든요. 굉장히 강경한 사람이었습니다. 그런데 죽음으로써, 미국에 의해서 죽임을 당함으로써 순교자로 지금은 변모한 모습인 것 같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런 상황을 트럼프 대통령도 모를 리 없을 텐데요. 왜 이런 선택을 했는지 앞서 말씀하신 대로 조금 이해가 가지 않는다 이런 분석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인데. 어쨌든 미국이 공격했고 이란이 반격을 했는데 아인 알사드 공군기지 그리고 에르빌 기지 두 군데를 공격했습니다. 여러 가지 공격 포인트 가운데서 이 두 군데의 상징성이 있는 거죠?

[장지향]
알사드 기지 같은 경우는 트럼프 대통령이 방문을 했던 곳이고요. 그만큼 상징성이 있는 곳이죠. 그리고 에르빌 기지, 우리 부대가 파병도 됐었던 곳인데. 이라크 전쟁 때요.

[앵커]
청해부대인가요?

[장지향]
아닙니다. 이라크 전쟁 때니까 올리브를 상징하는.

[앵커]
자이툰부대를 말씀하시는 것 같은데요.

[장지향]
자이툰이 올리브라는 말이거든요. 평화의 상징이죠. 그런데 그 두 곳이 이라크 내 5곳 미군 기지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크고 가장 안전하고 또 가장 상징성이 높은. 보통 펜스 부통령도 작년 말에 딱 그 두 곳을 들렀다고 하거든요.

그런데 생각해 보면 왜 가장 취약한 곳을 공격을 안 하고 가장 방어력이 높은 곳을 공격했을까라는 질문에 뭔가 진짜 치밀하게 계획을 하고 미군이 미리 피할 수 있도록 내지는 방어할 수 있도록 그렇게 계획된 공격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앵커]
우리 입장에서 지금 가장 관심이 호르무즈 파병 문제입니다. 이미 해리스 미 대사가 호르무즈 해협 파병을 공개 요청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앞으로 어떤 선택을 해야 할지, 어떻게 보십니까?

[장지향]
그렇게 어려운 질문을 저한테 주시면... 그러니까 지금 이 솔레이마니 사건 이전보다 사건이 일어나고 나서 우리의 선택지는 정말 좁아졌습니다. 왜냐하면 지금 중동이 미국, 이란 양 국가의 갈등은 봉합됐다고 하지만 말씀드린 것처럼 여러 나라에 이란을 추종하는 친이란파 추종세력들이 있는데. 민병대는 한 나라가 컨트롤하기가 굉장히 어렵거든요.

그런데 이런 나라들이 그야말로 무법천지처럼 그러니까 이스라엘과 사우디와 UAE를 상대로 정말 동시다발적인 소규모 비전통적인, 비대칭적인 이런 공격을 한다면 우리 부대가 만약에 파병됐을 때 우리 인명피해도 쉽게 생각할 수 있는 거거든요. 그래서 정말 신중해야 될 것 같습니다. 왜냐하면 위험은 더 높아졌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마지막으로 짧게 답변 좀 해 주시면 될 것 같은데 경제적인 측면에서는 앞으로 어떻게 될까요? 아무래도 우리 기업도 있고 교민도 있고 하지만 이란의 석유수출이 지금도 제한이 되고 있지만 전체적인 중동 석유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기 때문에 세계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걱정이 많은데요.

[장지향]
그러니까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쳐오는 우리의 에너지 수입원이 70% 이상이거든요. 그러니까 빨간불이 켜진 건 확실하고 앞서 말씀드렸듯이 이란 내에는 온건 개혁파도 있었습니다. 우리 이러지 말고 외교랑 협상을 하자라고 하는데 그들의 입지가 굉장히 지금 축소가 됐거든요.

그래서 이제 그야말로 이란 내 강경한 목소리들이 앞으로 더 크게 들릴 텐데. 그러면 정말 최악의 경우 이란 군부 내에서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걸 실행에 옮길 수도 있어서 경제 측면도 좋은 소식은 별로 없는 듯합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단 미국과 이란의 국가 간 갈등은 봉합됐지만 여러 가지 변수들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에 앞으로도 상황을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연구센터장과 함께했습니다. 고맙습니다.

[장지향]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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