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日王은 "깊은 반성"...아베는 7년째 외면

새 日王은 "깊은 반성"...아베는 7년째 외면

2019.08.16. 오전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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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어제는 광복절이자 태평양전쟁 종전 74주년이었습니다.

일본에서는 전국 전몰자 추도식이 열렸는데, 함께 참석한 새 일왕과 아베 총리가 과거 침략전쟁에 대해 상반된 시각을 드러냈습니다.

일왕은 가해자로서 "깊은 반성"을 한다고 말했는데, 아베 총리는 전혀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습니다.

국제부 연결합니다. 박희천 기자!

어제 추도식은 나루히토 일왕이 즉위한 뒤 처음 열렸기 때문에 어떤 발언을 할까 관심이 많았었는데요.

부친인 아키히토 전 일왕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 같네요?

[기자]
나루히토 일왕은 어제 왕의 자격으로 처음 추도식에 참석했는데요.

기념사를 통해 "전몰자를 추도하고 평화를 기원하는 날을 맞았다"면서 "소중한 목숨을 잃은 수많은 사람과 유족을 생각하며 깊은 슬픔을 느낀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전후 오랫동안 이어온 평화로운 세월을 생각하고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을 한다고 했습니다.

나루히토 일왕의 추도사를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나루히토 / 일왕 : 우리는 과거를 돌아보며 깊은 반성을 합니다. 우리는 전쟁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랍니다.]

나루히토 일왕이 '깊은 반성'이란 표현을 사용한 것은 지난 4월 퇴위한 부친 아키히토 전 일왕의 견해를 계승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습니다.

아키히토 전 일왕도 추도식 때 '깊은 반성'이란 표현을 사용해 왔습니다.

[앵커]
그런데 함께 추도식에 참석한 아베 총리는 전혀 다른 모습을 보였다죠?

[기자]
아베 총리는 침략전쟁을 일으킨 가해자로서의 책임이나 반성을 전혀 언급하지 않았습니다.

대신 아베 총리는 기념사 대부분을 일본 전몰자들을 추모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일본이 누리는 평화와 번영은 전몰자들의 고귀한 희생 위에 세워진 것이라며 충심으로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바친다고 말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말입니다.

[아베 신조 / 일본 총리 : 일본은 전후 시대를 이어오며 줄곧 평화를 소중히 여기는 국가로서의 길을 걸어왔습니다.]

이로써 아베 총리는 2013년 이후 지금까지 한 번도 종전 기념행사에서 침략국으로서 일본의 책임을 거론하지 않은 셈이 됐습니다.

이런 행보는 1993년 호소카와 모리히로 총리 이후 역대 총리들이 가해 책임을 언급하면서 반성과 애도의 뜻을 밝혀 온 것과 대비됩니다.

[앵커]
아베 총리, 매년 반성 없는 기념사를 하면서도 일제 침략의 상징인 야스쿠니 신사에는 또 공물을 보냈다죠?

[기자]
아베 총리는 추도식에 참석하기 직전에 야스쿠니 신사에 공물을 보냈습니다.

이나다 도모미 자민당 총재 특별보좌관을 통해 전달했는데요.

아베 총리가 패전일에 공물을 보낸 것은 지난 2012년 12월 2차 집권 이후 7년 연속입니다.

아마 내심으로는 직접 참배를 하고 싶었을 겁니다.

아베 총리는 지난 2013년 12월 집권 1년을 맞아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적이 있었는데요.

당시 우리나라와 중국 등 주변국들의 거센 비난을 받았고 이후로는 직접 참배 대신 공물을 보내는 것으로 대신했습니다.

[앵커]
극우 의원들은 집단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다면서요?

[기자]
여야 극우 의원들로 구성된 '야스쿠니 참배 국회의원 모임' 소속 의원 50명은 이번에도 집단으로 참배했습니다.

이 모임 의원들은 매년 종전일과 춘·추계 예대제 때 집단으로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고 있습니다.

이들 역시 아베 총리와 마찬가지로 과거의 침략전쟁을 반성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반면 이와는 대조적으로 일본의 뜻 있는 시민 사회 인사들은 총리관저 앞에 모여 항의 시위를 벌였는데요.

이들은 역사를 부정하며 우경화로 치닫는 아베 내각을 강력히 성토했습니다.

[앵커]
이런 가운데 최근 혐한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일본 화장품 DHC의 자회사 DHC 텔레비전이 어제도 망언을 늘어놨다고요?

[기자]
어제는 DHC 텔레비전 대표가 직접 방송에 나와서 말도 안 되는 주장을 펼쳐 분노를 샀습니다.

야마다 아키라 대표는 DHC 코리아가 사과문을 낸 것은 살해 협박 때문이었다면서, 살해 협박으로 당시 한국 경찰이 출동해 직원들이 경찰의 보호를 받으며 퇴근하기도 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확인 결과 이런 사실은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지금까지 국제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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