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공항 '불안한' 운항 재개...공항 출입구 일부 폐쇄

홍콩 공항 '불안한' 운항 재개...공항 출입구 일부 폐쇄

2019.08.14. 오후 5:00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시위대의 점거로 이틀 동안 항공대란을 겪은 홍콩 공항의 항공편 운항이 오늘은 재개됐습니다.

하지만 오늘도 오후 늦게 공항에서 시위가 열릴 가능성이 있는데, 당국이 공항 출입구 일부를 폐쇄했다고 합니다.

두 달이 넘도록 계속되고 있는 홍콩 시위, 베이징 연결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강성웅 특파원!

오후에 시위대가 다시 공항에 몰릴 것이라는 보도가 계속 있었는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기자]
아직은 공항의 항공기 이착륙이 예정대로 이뤄지고 있고 시위대의 움직임은 없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어제도 한국 시간으로 오후 5시 반부터 갑자기 탑승이 중단됐기 때문에 지금부터 상황을 좀 주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오늘은 공항 당국이 공항 업무를 방해하는 사람들을 제지하라는 명령서를 법원으로부터 받았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따라 홍콩 공항 당국이 오늘은 버스에서 내려 출국장 로비로 들어가는 통로 4개 가운데 2개를 폐쇄했습니다.

또 공항 급행열차에서 내려서 공항 쪽으로 들어가는 출입구도 2개를 막았습니다.

그리고 출입자의 검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때문에 어제 같은 혼란이 발생할 가능성을 좀 적어졌지만, 수천 명의 시위대가 한꺼번에 몰릴 경우 공항의 혼잡은 피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앵커]
오늘은 도심 시위도 계획이 됐었다고 했는데 움직임이 있습니까?

[기자]
지금 홍콩 주재 우리 총영사관 홈페이지를 보면 오늘은 홍콩의 북쪽인 가오룽 쪽에서 집회가 예정돼 있다고 나와 있습니다.

아직 움직임은 전해지지 않은 상태지만 저녁때쯤 가시화 될 것으로 예상이 됩니다.

시위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상당수가 대학생 정도의 젊은 층인데, 이들은 SNS나 메신저를 이용해 의사소통을 하면서 움직이기 때문에 동선을 미리 파악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외신들은 홍콩 시위의 이런 특징을 주도자가 없다는 뜻에서 '리더리스(leaderless)' 라고 부르며 주목하고 있습니다.

지금이 홍콩의 방학 기간이어서 대학생들이 평일에도 수천 명씩 시위에 참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앵커]
항공기 운항은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건가요?

[기자]
오늘 아침부터 지금까지는 공항 측의 짠 비행 일정대로 이착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단, 오늘도 어제 탑승 중단의 여파로 출발과 도착편이 각각 10여 편씩은 취소가 된 채로 운영이 되고 있어서 완전 정상화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이 때문에 공항 측도 공항으로 나오기 전에 반드시 비행 일정을 확인하라는 공지를 홈페이지에 띄워놓고 있습니다.

[앵커]
중국 정부는 공항에서 폭행 사건이 있었다면서 시위대를 비난하고 있다고 하는데 어떤 내용입니까?

[기자]
어제 밤과 오늘 새벽 공항에서 시위가 진행될 당시, 중국 본토인 2명이 시위 참가자들에게 붙잡혀서 폭행을 당했다는 내용입니다.

중국 국무원의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일부 공항 시위 참가자가 어젯밤 본토 출신 여행객을 불법 감금하고 때렸으며 4시간 만에 경찰에 의해 구조됐다고 주장했습니다.

또 오늘 새벽에는 일부 시위대가, 환구시보 기자의 손을 묶고 마구 폭행했다면서 이런 행동은 테러에 가까운 수준이라고 비난했습니다.

중국 국무원 홍콩·마카오 사무판공실은 또 폭력에 가담한 시위대를 '폭도'라고 부르면서 강력히 규탄했습니다.

홍콩 경찰이 이번 사건과 관련된 5명을 체포했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시위대를 폭도로 몰면서 중국의 개입 명분을 쌓는다는 해석도 나오는데, 그런가요?

[기자]
중국 정부는 홍콩의 시위대를 폭력성을 부각하면서 연일 강력 비난하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홍콩 주둔 인민해방군의 긴급사태 진압 훈련 장면을 공개한다든지, 홍콩 인접 본토에 장갑차를 집결시킨다든지 하는 방법으로 개입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또 정부 당국이 법에 따라 얼마든지 홍콩사태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을 누차 강조하고 있습니다.

지금 중국의 수뇌부들이 베이다이허에 모여서 국가의 진로를 논의하는 회의를 하는 시기인데 여기서도 홍콩 시위에 대한 강경 대응이 논의됐다는 설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앵커]
하지만 중국이 무력으로 홍콩을 진압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반론도 많지 않습니까?

[기자]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오늘 아직 중국이 직접 개입할 것 같지는 않다고 분석했습니다.

이 신문은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중국은 자국 안에서 홍콩 시위대에 대한 분노가 커지면서 어느 정도 보여주기식 조치를 취하고 있다면서 이같이 전망했습니다.

또 중국이 발언 수위를 높이는 것은 현재의 상황을 해결하지 못하는 홍콩 정부에 대한 불만도 반영돼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또 최근 중국 당국이 홍콩 시위에서 테러리즘의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고 경고했지만 그런 우려를 나타낸 것일 뿐 테러리즘이라고 공식 규정한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습니다.

문제는 두 달이 넘도록 사태가 해결되지 않고 점차 악화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금까지 베이징에서 YTN 강성웅입니다.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