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日 역전패 당혹... "후쿠시마 수산물 해제 계속 요구"

[취재N팩트] 日 역전패 당혹... "후쿠시마 수산물 해제 계속 요구"

2019.04.12. 오전 1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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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일본에서는 승소를 예상하는 분위기였다는 보도가 있었는데요. 그런 만큼 이번 결과가 더욱 놀랍게 받아들여질 것 같습니다.

도쿄 특파원 연결해 일본 반응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황보연 특파원!

이번 WTO 최종 판단 결과에 대해 일본 정부의 공식적인 반응이 나왔나요?

[기자]
일단 고노 다로 외무상이 이와 관련해 외무성 홈페이지에 담화를 발표했습니다.

고노 외무상은 여기서 세계무역기구 WTO 1심의 결과가 하자가 있다고 해서 최종심인 2심이 이를 취소한 것으로 상당히 유감이라고 밝혔습니다.

그러면서 2심이 한국의 조치가 WTO 협정에 꼭 맞는다고 인정한 것으로 아니지만 일본의 주장도 인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고노 외무상은 이어 "한국이 수입제한조치를 강화한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1심의 판단을 이번에도 인정했다면서 이 부분은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습니다.

또 일본은 이번 최종 판단 내용을 꼼꼼히 분석해 앞으로의 대응을 검토할 것이라고 언급했습니다.

그러면서 일본은 한국에 대해 후쿠시마산 수산물 규제조치 전체의 철폐를 요구하는 입장에 변함이 없다며 앞으로 한국과의 협의를 통해 조치의 철폐를 요구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 시간 전쯤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의 정례 브리핑이 있었는데요.

여기서도 마찬가지 입장을 직접 밝혔습니다.

[앵커]
일본 언론은 이번 결과 어떻게 보도하고 있나요?

[기자]
일본 언론은 이번 결과를 상당히 빠르고 비중 있게 다뤘습니다.

일본 방송은 관련 내용을 속보로 전했고 신문들은 대부분 1면 머리기사로 다뤘습니다.

일본 언론은 패소를 예상하지 못했다면서 상당히 놀라는 분위기입니다.

교도통신은 "이번 최종 판단으로 후쿠시마 주변 지역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해온 일본 정부가 타격을 입게 됐다"고 보도했습니다.

NHK는 "일본 정부의 주장이 받아들여지지 않아 사실상 패소했다"며 "WTO의 분쟁 처리 절차가 2심제여서 이번 결정이 최종적인 판단"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요미우리신문은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다.

빨리 정보를 수집해 앞으로의 대책을 검토하겠다"는 외무성 간부의 말을 전했습니다

아사히신문은 최종심이 1심 판단의 주요 부분을 잘못됐다고 인정했다면서 이는 일본 정부의 역전패라고 규정했습니다.

[앵커]
이번 결과가 일본 내부에 미치는 파장도 적지 않을 것 같은데요.

[기자]
이번 최종심에 대해 일본 정부는 애써 패소를 인정하지 않은 분위기인데 반해 일본 언론은 역전패로 규정하고 있어 인식차가 확연히 드러나고 있습니다.

오전에 스가 장관의 브리핑에서도 일본 언론이 이번 결과가 나오기까지 정부의 사전 대응이 충분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이 있었는데요.

스가 장관은 "지금 내용 분석 중이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소상히 말하기 어렵다"며 답변을 피해 가는 모습도 보였습니다.

앞으로 일본 정부 대응에 대한 언론이나 야당의 비판이 예상되는 대목이기도 합니다.

일본 정부로서는 이번에 우리 정부에 승소해 후쿠시마산 농산물 수출을 해외 여러 지역으로 늘려나가려던 계획에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후쿠시마 주변 지역 수산물이 안전하다고 주장해온 일본 정부 주장에 설득력이 떨어졌기 때문입니다.

자국 농산물의 안전성을 국내외에 강조하며 후쿠시마의 수산물 수출 기회를 노리던 일본 정부는 스스로 제기한 WTO 제소가 오히려 수출에 타격을 주는 결과를 불러온 셈이 됐습니다.

후쿠시마산 수산물에 대해 유독 우리 정부만 WTO에 제소한 일본 정부는 이번에 승소하면 이 결과를 들이밀며 다른 20여 개 수입규제 국가나 지역을 압박하려 했지만, 이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습니다.

조만간 2개 지역의 국회의원 보궐선거와 후반기 통일 지방선거, 이어 참의원 선거까지 앞둔 아베 내각으로서는 이번 패소가 정치적인 부담이 될 가능성이 커 보입니다.

지금까지 도쿄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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