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N팩트] '펄펄 끓는' 지구촌...파리협정 잘 지켜도 모자를 판에

[취재N팩트] '펄펄 끓는' 지구촌...파리협정 잘 지켜도 모자를 판에

2017.06.21. 오후 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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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전 세계가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습니다.

너무 더워서 비행기가 못 뜰 정도인데요, 온실가스 탓이 큽니다.

파리협정을 잘 지켜도 모자랄 판에 아예 협정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한 비난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국제부 연결해서 지구촌 폭염 소식 들어보겠습니다. 김웅래 기자!

먼저 폭염 소식부터 좀 알아보죠.

그냥 더운 게 아니라 더위 때문에 사고까지 잇따르고 있다고요?

[기자]
미국 서남부 지역에서 사고 소식이 많이 들어왔습니다.

항공기 결항에 산불, 정전까지 폭염으로 인한 크고 작은 사고들이 잇따랐습니다.

우선 각 지역의 최고 기온부터 전해드리면요,

전 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지역으로 알려진 네바다 주 데스밸리는 무려 52.8도를 기록했고, 애리조나 주 피닉스의 수은주도 48.3도를 가리켰습니다.

미국 기상청은 모레까지 남서부 지역에 폭염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이렇게 높은 기온이 이어지면서 항공기 결항 사태가 잇따랐습니다.

피닉스 스카이하버 공항에서 아메리칸 항공 50편이 운항 정지되거나 취소됐습니다.

비행기마다 운항 가능 온도가 있는데, 요즘 기온이 이 온도를 넘어서서 운항에 차질이 생긴 겁니다.

에어컨 사용 급증으로 정전 보고도 이어지고 있고요, 고온건조한 날씨 탓에 산불도 잇따르고 있습니다.

캘리포이아 주 스키 휴양지인 빅베어와, 새크라멘토 지역에 산불이 나서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앵커]
여름이야 그렇다 치고, 지난달 기온도 무척 높았습니다.

얼마나 더웠던 겁니까?

[기자]
기상 관측이 실시된 이후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기온이 높았습니다.

세계기상기구의 조사 결과인데요, 그나마 아직 엘니뇨의 영향을 안 받아서 이 정도라고 합니다.

지난해에는 엘니뇨에 지구온난화가 더해져서 기록적 폭염이 나타났는데요,

세계기상기구는 본격적 여름으로 접어들면 열기가 더 강렬해져서 더운 날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다른 지역보다 유럽이 특히 더울 것으로 전망했는데, 아프리카에서 더운 공기가 이동해 예년보다 6도 정도 기온이 올라갈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앵커]
이렇게 더운 이유가 지구온난화, 그러니까 온실가스 때문일 텐데요,

지금 수준으로 온실가스가 배출되면 어떻게 되는 겁니까?

[기자]
최근 온실가스 배출량과 살인적인 폭염에 대한 연구 결과가 나왔습니다.

미국 마노아 하와이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인데요, 연구팀은 사람들이 지금처럼 온실가스를 배출하면 오는 2100년쯤에는 세계 전체 인구의 4분의 3 정도가 매년 살인적인 폭염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습니다.

파리협정 안 지키고 무분별하게 온실가스 배출하면 사람이 죽을 정도로 뜨거운 날씨를 맞닥뜨리게 된다는 경고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를 놓고 보면, 견디기 힘들 만큼의 무더위가 1년 중 현재 0일에서 2100년 67일로 늘어난다고 합니다.

여름 내내 살인적인 폭염이 이어진다는 의미입니다.

다소 비관적인 건 파리협정을 잘 지킨다고 하더라도 살인 폭염 자체를 막을 수는 없다는 사실인데요, 그동안 누적된 온실가스 때문이라고 합니다.

[앵커]
파리협정을 잘 지켜도 모자란다는 말인데, 트럼프 대통령은 협정 탈퇴를 선언했습니다.

폭염이 계속되면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난 여론도 더 강해졌을 것 같은데요?

[기자]
어제 오스트리아 빈에서 세계 환경회의가 열렸습니다.

전 세계 비정부기구와 경제인, 유명 정치인들이 모여 환경 문제를 논의하는 회의체인데요, 여기에 영화배우이자 정치인 출신인 아널드 슈워제네거가 참석해 파리협정 탈퇴를 선언한 트럼프 대통령을 비난하는 데 앞장섰습니다.

다소 과격한 표현까지 써가며 트럼프 대통령을 비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아널드 슈워제네거 / 영화배우 겸 前 캘리포니아 주 주지사 : 온실가스가 공해의 주범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답하는 사람이 있다고 가정합시다. 그 사람 입을 차량 배기관에 물린 다음에 시동을 켜버릴 겁니다.]

슈워제네거는 이어, 트럼프의 결정이 무책임하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협정을 탈퇴한 건 트럼프 대통령일 뿐 미국이 아니라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대한 불만은 여론조사에서도 나타났습니다.

AP통신과 시카고대학 미국여론조사센터가 공동 여론조사를 실시했는데, 찬성 여론이 30%에도 못 미쳤습니다.

응답자 중 찬성은 29%에 불과했고, 반대는 46%를 기록했습니다.

특히 미국의 협정 탈퇴가 기후변화에 대처하는 국제적 노력에 타격을 줄 것이라고 답한 응답자가 전체의 43%를 차지했고요,

44%는 이번 결정으로 미국의 국제적 명성이 손상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앵커]
이런데도 미국 정부의 입장에는 변함이 없는 것 같습니다.

주무 장관인 에너지장관이 이산화탄소가 기후변화의 주범이 아니라고 했다고요?

[기자]
릭 페리 미국 에너지장관이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 말입니다.

페리 장관은 지구의 기온이 변하고 기후가 변하는 주된 원인이 이산화탄소라고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습니다.

그러면서 바닷물과 우리가 사는 이 환경이 기후변화의 원인이라는 다소 엉뚱한 말을 했는데요,

페리 장관은 기후가 변하는 것은 맞지만, 그렇다고 과학이 절대적으로 확실하다고 믿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습니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가 기후변화의 주범이라는 과학계의 결론을 있는 그대로 믿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의 언급입니다.

현재 트럼프 행정부에는 페리 장관 말고도 기후변화 원인을 다르게 보는 인사들이 있습니다.

트럼프 대통령 본인은 물론이고요, 환경정책 수장인 스콧 프루잇 환경보호청 청장이 대표적 인물입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만 파리협정을 지지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앵커]
지금까지 국제부 김웅래 기자와 함께 지구촌 폭염 소식 알아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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