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살 트랜스젠더' 소녀의 행복

'8살 트랜스젠더' 소녀의 행복

2015.11.01. 오전 0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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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 정체성 혼란으로 인한 고통은 당사자가 아니면 체감하지 못한다고 합니다.

그 괴로움은 어린아이들도 마찬가지라고 하는데요, 세계 최초로 성전환을 법으로 허용한 아르헨티나에서는 6살 남자 아이가 성전환 수술을 받고 여자 아이로 밝게 살아가는 모습이 공개돼 성전환자들에게 국제적인 상징으로 떠올랐습니다.

황혜경 기자입니다.

[기자]
체크무늬 치마를 입고 긴 머리를 휘날리며 뛰어노는 8살 소녀 루아나.

또래 여자아이들과 다를 바 없어 보이지만 루아나는 2년 전까지만 해도 남자아이였습니다.

[가브리엘라 만실라, 루아나 엄마]
"아이가 4살 때까지 가족 모두 매일 울면서 지냈어요. 아들이라서 남자아이처럼 대하면 벽에 머리를 찧으면서 자기는 여자라고 울부짖는데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죠."

부모는 결국 2년 전인 2013년, 6살짜리 아들을 수술대 위에 눕힐 수밖에 없었습니다.

2012년, 세계 최초로 성전환을 합법화한 아르헨티나 정부가 수술과 호르몬 치료에 드는 모든 의학적 비용을 부담했습니다.

출생 증명서과 신분증 등 법적인 기록도 모두 남자에서 여자로 변경됐습니다.

하루아침에 아들이 딸로 바뀐 충격에서 벗어나지 못하던 엄마는 수술 후 아이가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은 누구보다 열렬한 성전환자 인권 운동가가 됐습니다.

성인이 되어 성전환 수술을 한 이른바 트랜스젠더들은 한 살이라도 어렸을 때 성 정체성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합니다.

[사브리나 멜로 볼크, 트랜스젠더 운동가]
"저처럼 우울한 시기를 오래 겪은 사람 입장에서 보면 가능한 한 어린 나이에 성전환 수술로 성 정체성을 찾은 아이가 앞으로 장점이 훨씬 많다고 생각해요."

어릴 적 성전환 수술을 받은 루아나는 국제적으로 획기적인 경우인 만큼 전세계 성전환자들의 상징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YTN 황혜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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