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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5:45~06:00, 13:40~13:55, 18:40~18:55)
■ 방송일 : 2026년 09월 17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상민 변호사
- 과거 지하철역 같은 공공장소 흉기난동으로 인명피해 발생
- 2025년 신설 '공공장소 흉기소지죄', 흉기 드러내 사람들에게 공포심 주면 '아무도 다치지 않아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처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수도권 전철 1호선 의정부역, 토요일 저녁 6시 30분쯤이었습니다. 주말 저녁을 보내러 나온 승객들로 붐비던, 아주 평범한 시간이었죠. 그런데 불과 몇 분 뒤, 역 안은 비명으로 뒤덮였습니다. 시작은 정말 사소했습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전철 안에서 침을 뱉은 문제를 두고 승객들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고 하죠. 신고한다는 말이 트리거가 됐던 걸까요. 가해자는 가지고 있던 흉기를 꺼내,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말다툼을 벌이던 사람 뿐 아니라 아무 관계없는, 주변 승객들까지 공격 대상이 됐단 점이었죠. 결국 시민 8명이 다쳤습니다. 가해자는 혼란을 틈타, 현장을 빠져나갔지만, 공익근무요원과 시민들이 뒤쫓아 시간을 벌었고, 사건 발생 10여 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죠. 그런데 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불과 나흘 뒤, 또 다시 흉기난동이 벌어졌습니다. 또 여러 명이 다쳤죠. 불과 나흘 간격으로 벌어졌던 두 번의 흉기난동,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두 사건, 나란히 놓고 따져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상민 변호사 (이하 김상민) : 네 안녕하세요, 김상민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지하철 역에서 시민 8명이 다쳤던, 사건이었습니다. 가해자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미수였는데, 우선 사건의 자초지종부터 자세히 들어볼까요?
◇ 김상민 : 네 2012년 8월, 수도권 전철 1호선 의정부역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입니다. 시작은 아주 사소했습니다. 30대 남성 유 모 씨가 전동차 바닥에 뱉은 침이 남학생의 발에 튀면서 시비가 붙었습니다. 유 씨가 사과 없이 내리자 학생들이 따라 내려와 경찰 신고를 언급했고, 이에 격분한 유 씨가 흉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시비가 붙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승강장에 서 있던 시민들, 다시 열차 안으로 들어가 아무 관련 없는 승객들에게까지 공업용 커터칼을 무차별로 휘둘렀습니다. 약 15분 동안 이어진 난동으로 무고한 시민 8명이 크게 다쳤고, 수사기관은 단순 상해가 아닌 명백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 이원화 : 흉기를 휘둘러 사람을 다치게 했다고 해서 모두 살인미수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상해와 살인미수, 뭘로 갈리고 이 사건은 왜 살인미수가 적용됐던 거죠?
◇ 김상민 : 흉기를 휘둘렀다고 해서 무조건 살인미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죽어도 상관없다'는 살인의 고의, 즉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 가입니다. 고의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법원은 공격 부위와 수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생명과 직결되는 얼굴과 가슴 부위를 깊게 찔렀고, 도망치는 무고한 승객 8명을 열차 안팎으로 쫓아가며 집요하게 공격했습니다. 단순 상해 의도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면 특수상해에 그쳤겠지만, 법원은 살인미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에 치료감호,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선고했습니다. 검사 구형이 10년이었음에도, 징역 7년이라는 수치만 보면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실질적인 격리와 치료를 강제하는 '치료감호'가 병과 되었다는 점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 이원화 : 시민이 8명이나 다쳤고,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징역 7년이 선고됐단 말이죠. 재판부는 초범이고,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 그리고 “심신미약 상태”였단 점을 참작했다, 말했거든요. 당시 가해자가 어떤 상태였길래 심신미약이 인정됐던 겁니까?
◇ 김상민 : 네, 재판부가 징역 7년을 선고하며 참작한 핵심 이유는 바로 '심신미약'이었습니다. 심신미약은 단순한 흥분이나 음주로 인정되는 게 아니라, 정신감정 결과, 진단, 과거 치료 이력, 범행 당시의 행동 양상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또한, 치료감호는 정신장애가 있고 재범 위험성이 있는 경우 치료를 위해 시설에 수용하는 처분입니다. 즉 법원이 "이 사람은 처벌만으로는 교화될수 없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죠. 특히 2012년 당시 형법은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판사가 의무적으로 형을 깎아주어야 하는 '필요적 감경' 구조였습니다. 여기에 미수에 따른 감경, 초범이라는 점과 반성하는 태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되면서 검찰 구형 10년에서 징역 7년으로 낮아지게 된 것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부분이, 지금과 법이 달라졌잖아요. 당시에는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형을 감경하도록 돼 있었지만 법이 바뀌면서 지금은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닌데, 만약 똑같은 사건이 지금 벌어졌다면 지금 재판을 받는다면, 결론이 달라졌을까요?
◇ 김상민 : 맞습니다. 동일한 사안이 지금 재판을 받는다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에는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판사가 무조건 형을 깎아줘야 하는 '의무 감경'이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 법이 개정되면서 감경 여부를 판사가 재량적으로 결정하는 '임의 감경'으로 바뀌었습니다. 강서구 PC방 사건 등을 겪으며 '정신질환이 감형의 방패막이가 되어선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따라서 똑같은 사건을 지금 재판한다면, 심신미약이 인정되더라도 무차별 흉기 난동의 중대성을 보아 형을 전혀 깎아주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판사 재량에 따른 정상참작 여지는 남아 있지만, 과거처럼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무조건 자동 감형'이라는 공식은 완전히 깨졌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게 가해자가 사건 당시, 흉기를 이미 소지하고 있었단 점이거든요. 물론 평소 그냥 가지고 다니던 것과, 범행을 위해 미리 준비했단 건 전혀 다른 문제겠지만, 그래도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단 사실 자체가 형량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까? 게다가 지금은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도 새로 생겼잖아요.
◇ 김상민 : 아주 좋은 질문이십니다. 법적으로 '흉기 소지'가 계획적이냐, 우발적이냐는 양형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기준입니다. 당시 변호인이 '평소 일하며 갖고 다니던 칼'이라고 주장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범행을 위해 미리 흉기를 준비한 '계획 범죄'가 아니라, 우발적으로 꺼내 든 '우발적 범죄'라는 점을 강조해 형량을 낮추려는 방어 전략이었던 셈입니다. 주목할 점은, 지금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면 적용되는 법 조항이 하나 더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2025년부터는 공공장소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흉기를 드러내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주면, '아무도 다치지 않아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예전과 달리 흉기를 꺼내 든 단계부터 독립적인 중범죄로 처벌받게 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불과 나흘 뒤, 이번엔 서울 여의도에서 또 흉기난동이 벌어졌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 김상민 : 참 충격적이었죠. 보도에 따르면, 의정부역 사건이 벌어진 지 불과 나흘 뒤인 2012년 8월 22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또 한 번 말도 안되는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가해자는 퇴근하던 전 직장 상사와 동료를 100여 미터 미행해 흉기로 찔렀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도주를 막으려던 행인의 복부를 찌르고 다른 시민을 인질로 잡으려 시도하며 무차별로 칼을 휘둘렀습니다. 현장에 있던 무술 전공 교수와 전직 대통령 경호원의 용기 있는 대처로 가해자를 제압해 사망자는 없었지만, 4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범행 동기였습니다. 직장 내 갈등과 재취업 실패로 생활고를 겪자 '혼자 죽기 억울해 동료 6명을 죽이려 했다'며, 한두 달 전부터 흉기를 준비하고 동선을 파악한 '철저한 계획 범죄‘였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두 사건을 나란히 놓고 보면 상당히 묘한 부분이 있어요. 의정부역 사건은 8명 부상, 징역 7년. 여의도 사건은 4명 부상인데, 징역 14년이었거든요.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난 거죠?
◇ 김상민 : 피해자 수만 보면 의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양형판단의 차이는 단순한 숫자 계산이 아니라 세 가지 축에서 갈렸습니다. 첫째는 '계획성'입니다. 여의도 사건은 흉기를 직접 갈고 두 시간 전부터 잠복한 철저한 계획범죄였던 반면, 의정부 사건은 시비 끝에 순간적으로 폭발한 우발적 범행이었습니다. 둘째는 '살해 의도의 집요함'입니다. 여의도 가해자는 '동료 6명을 죽이려 했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고, 도주 중에도 인질을 네 차례나 찌를 만큼 살해 의사가 매우 명확했습니다. 셋째는 '심신미약 인정 여부'입니다. 의정부 사건은 정신질환에 따른 심신미약 감경과 치료감호가 병과된 반면, 여의도 사건은 어떠한 감형 사유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이원화 : 여의도 사건에서도 피고인이 심신미약 주장했죠. 그런데 여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 김상민 : 여의도 사건 가해자 역시 실직과 빚, 우울증 같은 심리적 한계 상황을 내세워 심신미약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이 심신미약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범행 당시 행동이 얼마나 계획적이고 치밀했는가'입니다. 이 사건 가해자는 흉기를 미리 숫돌에 갈아두고, 표적을 정해 2시간을 잠복했으며, 범행 후 도주까지 완벽하게 실행했습니다. 사리분별과 행동 통제 능력이 온전히 유지되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였습니다. 즉, '생활고로 정신적 고통이 컸다'는 개인적 사정과, '옳고 그름을 가릴 능력이 마비됐다'는 법적 심신미약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우울감이나 분노가 범죄 감형의 방패막이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법원이 분명히 선을 그은 판결입니다.
◆ 이원화 : 그나저나, 앞서 의정부역 사건에서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공익근무요원과 시민들이었거든요. 이분들 포상은 받았겠죠?
◇ 김상민 : 네, 더 큰 참사를 막아선 용감한 영웅들의 법적 권리와 보호 장치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당시 공익근무요원과 승객들이 돌과 우산을 들고 흉기범과 대치하며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조기 검거가 가능했는데요. 법적으로 범죄 직후 흉기를 든 가해자는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현행범'에 해당하므로, 시민의 제압 행위는 명백히 적법합니다. 이처럼 검거에 기여하면 감사장과 포상금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만약 제압 과정에서 다쳤다면 국가가 치료비와 보상금을 지원하는 '의사상자 지원제도'와 '범죄피해자 구조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혹여나 의로운 행동을 하다 피해를 입으셨다면 '내가 자초한 일'이라며 혼자 감당하지 마시고, 국가가 마련한 법적 보상과 지원 제도를 반드시 확인하시고 신청하시길 꼭 당부드립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반대로요. 황당하긴 하지만, 만약 제압하는 과정에서, 범인을 다치게 했다... 이럴 때 오히려 폭행이나 상해로 문제가 되는 것들을 걱정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내가 혹시라도 이 범인 잡다가 범인이 나를 고소하면, 사실 최근에 유명 연예인 나나 씨도 강도를 주거침입 강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강도가 오히려 자기를 살인미수로 고소하는 사건도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가해자들이 오히려 의로운 시민을 고소하는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경우,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처리를 해 봐야겠습니까?
◇ 김상민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당한 범위 내의 제압은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로 인정되어 처벌받지 않습니다. 다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습니다. 흉기를 든 가해자를 막기 위해 밀치거나 붙잡는 것은 당연히 허용되지만, 이미 제압되어 저항할 수 없는 상태인데도 계속 폭행을 가한다면 '과잉방위'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억하실 원칙은 딱 두 가지입니다. '위험이 계속되는 동안 필요한 만큼만', 그리고 '제압이 완료되면 즉시 추가 행위를 멈추고 경찰에 인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대원칙은 '본인의 안전'입니다. 흉기를 든 범인과 맨몸으로 정면 대치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방송일 : 2026년 09월 17일 (목)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상민 변호사
- 과거 지하철역 같은 공공장소 흉기난동으로 인명피해 발생
- 2025년 신설 '공공장소 흉기소지죄', 흉기 드러내 사람들에게 공포심 주면 '아무도 다치지 않아도' 3년 이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 벌금 처벌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변호사 (이하 이원화) : 수도권 전철 1호선 의정부역, 토요일 저녁 6시 30분쯤이었습니다. 주말 저녁을 보내러 나온 승객들로 붐비던, 아주 평범한 시간이었죠. 그런데 불과 몇 분 뒤, 역 안은 비명으로 뒤덮였습니다. 시작은 정말 사소했습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전철 안에서 침을 뱉은 문제를 두고 승객들 사이에 시비가 붙었다고 하죠. 신고한다는 말이 트리거가 됐던 걸까요. 가해자는 가지고 있던 흉기를 꺼내,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말다툼을 벌이던 사람 뿐 아니라 아무 관계없는, 주변 승객들까지 공격 대상이 됐단 점이었죠. 결국 시민 8명이 다쳤습니다. 가해자는 혼란을 틈타, 현장을 빠져나갔지만, 공익근무요원과 시민들이 뒤쫓아 시간을 벌었고, 사건 발생 10여 분 만에 경찰에 붙잡혔죠. 그런데 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불과 나흘 뒤, 또 다시 흉기난동이 벌어졌습니다. 또 여러 명이 다쳤죠. 불과 나흘 간격으로 벌어졌던 두 번의 흉기난동,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두 사건, 나란히 놓고 따져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상민 변호사 (이하 김상민) : 네 안녕하세요, 김상민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지하철 역에서 시민 8명이 다쳤던, 사건이었습니다. 가해자에게 적용된 혐의는 살인미수였는데, 우선 사건의 자초지종부터 자세히 들어볼까요?
◇ 김상민 : 네 2012년 8월, 수도권 전철 1호선 의정부역에서 벌어진 흉기 난동 사건입니다. 시작은 아주 사소했습니다. 30대 남성 유 모 씨가 전동차 바닥에 뱉은 침이 남학생의 발에 튀면서 시비가 붙었습니다. 유 씨가 사과 없이 내리자 학생들이 따라 내려와 경찰 신고를 언급했고, 이에 격분한 유 씨가 흉기를 꺼내 들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그 이후였습니다. 시비가 붙은 학생들뿐만 아니라 승강장에 서 있던 시민들, 다시 열차 안으로 들어가 아무 관련 없는 승객들에게까지 공업용 커터칼을 무차별로 휘둘렀습니다. 약 15분 동안 이어진 난동으로 무고한 시민 8명이 크게 다쳤고, 수사기관은 단순 상해가 아닌 명백한 살인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살인미수' 혐의를 적용했습니다.
◆ 이원화 : 흉기를 휘둘러 사람을 다치게 했다고 해서 모두 살인미수가 되는 건 아니잖아요. 상해와 살인미수, 뭘로 갈리고 이 사건은 왜 살인미수가 적용됐던 거죠?
◇ 김상민 : 흉기를 휘둘렀다고 해서 무조건 살인미수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핵심은 '죽어도 상관없다'는 살인의 고의, 즉 미필적 고의가 있었는 가입니다. 고의는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에 법원은 공격 부위와 수법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이 사건의 경우 생명과 직결되는 얼굴과 가슴 부위를 깊게 찔렀고, 도망치는 무고한 승객 8명을 열차 안팎으로 쫓아가며 집요하게 공격했습니다. 단순 상해 의도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대목입니다. 살인의 고의가 인정되지 않았다면 특수상해에 그쳤겠지만, 법원은 살인미수를 유죄로 인정해 징역 7년에 치료감호, 10년간 전자발찌 부착을 선고했습니다. 검사 구형이 10년이었음에도, 징역 7년이라는 수치만 보면 가벼워 보일 수 있지만, 실질적인 격리와 치료를 강제하는 '치료감호'가 병과 되었다는 점을 함께 보아야 합니다.
◆ 이원화 : 시민이 8명이나 다쳤고, 피해회복도 이뤄지지 않았는데, 결과적으로 징역 7년이 선고됐단 말이죠. 재판부는 초범이고, 범행이 미수에 그쳤다. 그리고 “심신미약 상태”였단 점을 참작했다, 말했거든요. 당시 가해자가 어떤 상태였길래 심신미약이 인정됐던 겁니까?
◇ 김상민 : 네, 재판부가 징역 7년을 선고하며 참작한 핵심 이유는 바로 '심신미약'이었습니다. 심신미약은 단순한 흥분이나 음주로 인정되는 게 아니라, 정신감정 결과, 진단, 과거 치료 이력, 범행 당시의 행동 양상 등을 종합해 판단합니다. 또한, 치료감호는 정신장애가 있고 재범 위험성이 있는 경우 치료를 위해 시설에 수용하는 처분입니다. 즉 법원이 "이 사람은 처벌만으로는 교화될수 없으므로 치료가 필요하다"고 본 것이죠. 특히 2012년 당시 형법은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판사가 의무적으로 형을 깎아주어야 하는 '필요적 감경' 구조였습니다. 여기에 미수에 따른 감경, 초범이라는 점과 반성하는 태도까지 종합적으로 고려되면서 검찰 구형 10년에서 징역 7년으로 낮아지게 된 것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부분이, 지금과 법이 달라졌잖아요. 당시에는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형을 감경하도록 돼 있었지만 법이 바뀌면서 지금은 반드시 해야 하는 건 아닌데, 만약 똑같은 사건이 지금 벌어졌다면 지금 재판을 받는다면, 결론이 달라졌을까요?
◇ 김상민 : 맞습니다. 동일한 사안이 지금 재판을 받는다면 결과가 달라질 가능성이 큽니다. 과거에는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판사가 무조건 형을 깎아줘야 하는 '의무 감경'이었습니다. 하지만 2018년 법이 개정되면서 감경 여부를 판사가 재량적으로 결정하는 '임의 감경'으로 바뀌었습니다. 강서구 PC방 사건 등을 겪으며 '정신질환이 감형의 방패막이가 되어선 안 된다'는 사회적 합의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따라서 똑같은 사건을 지금 재판한다면, 심신미약이 인정되더라도 무차별 흉기 난동의 중대성을 보아 형을 전혀 깎아주지 않을 가능성이 큽니다. 판사 재량에 따른 정상참작 여지는 남아 있지만, 과거처럼 '심신미약이 인정되면 무조건 자동 감형'이라는 공식은 완전히 깨졌다고 정리할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한 가지 더 눈에 띄는 게 가해자가 사건 당시, 흉기를 이미 소지하고 있었단 점이거든요. 물론 평소 그냥 가지고 다니던 것과, 범행을 위해 미리 준비했단 건 전혀 다른 문제겠지만, 그래도 흉기를 소지하고 있었단 사실 자체가 형량 판단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까? 게다가 지금은 공공장소 흉기소지죄도 새로 생겼잖아요.
◇ 김상민 : 아주 좋은 질문이십니다. 법적으로 '흉기 소지'가 계획적이냐, 우발적이냐는 양형을 가르는 매우 중요한 기준입니다. 당시 변호인이 '평소 일하며 갖고 다니던 칼'이라고 주장한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범행을 위해 미리 흉기를 준비한 '계획 범죄'가 아니라, 우발적으로 꺼내 든 '우발적 범죄'라는 점을 강조해 형량을 낮추려는 방어 전략이었던 셈입니다. 주목할 점은, 지금 같은 사건이 일어난다면 적용되는 법 조항이 하나 더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2025년부터는 공공장소에서 정당한 이유 없이 흉기를 드러내 사람들에게 공포심을 주면, '아무도 다치지 않아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예전과 달리 흉기를 꺼내 든 단계부터 독립적인 중범죄로 처벌받게 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 사건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 불과 나흘 뒤, 이번엔 서울 여의도에서 또 흉기난동이 벌어졌습니다. 어떤 일이 있었던 거죠?
◇ 김상민 : 참 충격적이었죠. 보도에 따르면, 의정부역 사건이 벌어진 지 불과 나흘 뒤인 2012년 8월 22일 저녁, 서울 여의도 한복판에서 또 한 번 말도 안되는 흉기 난동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가해자는 퇴근하던 전 직장 상사와 동료를 100여 미터 미행해 흉기로 찔렀습니다. 여기서 멈추지 않고, 도주를 막으려던 행인의 복부를 찌르고 다른 시민을 인질로 잡으려 시도하며 무차별로 칼을 휘둘렀습니다. 현장에 있던 무술 전공 교수와 전직 대통령 경호원의 용기 있는 대처로 가해자를 제압해 사망자는 없었지만, 4명이 중상을 입었습니다. 특히 충격적인 것은 범행 동기였습니다. 직장 내 갈등과 재취업 실패로 생활고를 겪자 '혼자 죽기 억울해 동료 6명을 죽이려 했다'며, 한두 달 전부터 흉기를 준비하고 동선을 파악한 '철저한 계획 범죄‘였습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두 사건을 나란히 놓고 보면 상당히 묘한 부분이 있어요. 의정부역 사건은 8명 부상, 징역 7년. 여의도 사건은 4명 부상인데, 징역 14년이었거든요. 왜 이렇게 큰 차이가 난 거죠?
◇ 김상민 : 피해자 수만 보면 의아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양형판단의 차이는 단순한 숫자 계산이 아니라 세 가지 축에서 갈렸습니다. 첫째는 '계획성'입니다. 여의도 사건은 흉기를 직접 갈고 두 시간 전부터 잠복한 철저한 계획범죄였던 반면, 의정부 사건은 시비 끝에 순간적으로 폭발한 우발적 범행이었습니다. 둘째는 '살해 의도의 집요함'입니다. 여의도 가해자는 '동료 6명을 죽이려 했다'는 뚜렷한 목표가 있었고, 도주 중에도 인질을 네 차례나 찌를 만큼 살해 의사가 매우 명확했습니다. 셋째는 '심신미약 인정 여부'입니다. 의정부 사건은 정신질환에 따른 심신미약 감경과 치료감호가 병과된 반면, 여의도 사건은 어떠한 감형 사유도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이원화 : 여의도 사건에서도 피고인이 심신미약 주장했죠. 그런데 여기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죠?
◇ 김상민 : 여의도 사건 가해자 역시 실직과 빚, 우울증 같은 심리적 한계 상황을 내세워 심신미약을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이 심신미약을 판단할 때 가장 중요하게 보는 기준은 '범행 당시 행동이 얼마나 계획적이고 치밀했는가'입니다. 이 사건 가해자는 흉기를 미리 숫돌에 갈아두고, 표적을 정해 2시간을 잠복했으며, 범행 후 도주까지 완벽하게 실행했습니다. 사리분별과 행동 통제 능력이 온전히 유지되고 있었다는 명백한 증거였습니다. 즉, '생활고로 정신적 고통이 컸다'는 개인적 사정과, '옳고 그름을 가릴 능력이 마비됐다'는 법적 심신미약은 완전히 다른 차원의 이야기입니다. 우울감이나 분노가 범죄 감형의 방패막이가 될 수는 없다는 점을 법원이 분명히 선을 그은 판결입니다.
◆ 이원화 : 그나저나, 앞서 의정부역 사건에서 범인 검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 건, 공익근무요원과 시민들이었거든요. 이분들 포상은 받았겠죠?
◇ 김상민 : 네, 더 큰 참사를 막아선 용감한 영웅들의 법적 권리와 보호 장치도 꼭 짚고 넘어가야 합니다. 당시 공익근무요원과 승객들이 돌과 우산을 들고 흉기범과 대치하며 시간을 벌어준 덕분에 조기 검거가 가능했는데요. 법적으로 범죄 직후 흉기를 든 가해자는 누구든지 영장 없이 체포할 수 있는 '현행범'에 해당하므로, 시민의 제압 행위는 명백히 적법합니다. 이처럼 검거에 기여하면 감사장과 포상금을 받을 수 있을 뿐 아니라, 만약 제압 과정에서 다쳤다면 국가가 치료비와 보상금을 지원하는 '의사상자 지원제도'와 '범죄피해자 구조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혹여나 의로운 행동을 하다 피해를 입으셨다면 '내가 자초한 일'이라며 혼자 감당하지 마시고, 국가가 마련한 법적 보상과 지원 제도를 반드시 확인하시고 신청하시길 꼭 당부드립니다.
◆ 이원화 : 그런데 반대로요. 황당하긴 하지만, 만약 제압하는 과정에서, 범인을 다치게 했다... 이럴 때 오히려 폭행이나 상해로 문제가 되는 것들을 걱정하시는 분들 많을 것 같거든요. 왜냐하면 내가 혹시라도 이 범인 잡다가 범인이 나를 고소하면, 사실 최근에 유명 연예인 나나 씨도 강도를 주거침입 강도를 제압하는 과정에서 강도가 오히려 자기를 살인미수로 고소하는 사건도 있었단 말이에요. 그런 관점에서 봤을 때 가해자들이 오히려 의로운 시민을 고소하는 이런 일이 발생하는 경우, 이런 부분들은 어떻게 처리를 해 봐야겠습니까?
◇ 김상민 :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정당한 범위 내의 제압은 정당방위나 정당행위로 인정되어 처벌받지 않습니다. 다만 넘지 말아야 할 선이 있습니다. 흉기를 든 가해자를 막기 위해 밀치거나 붙잡는 것은 당연히 허용되지만, 이미 제압되어 저항할 수 없는 상태인데도 계속 폭행을 가한다면 '과잉방위'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기억하실 원칙은 딱 두 가지입니다. '위험이 계속되는 동안 필요한 만큼만', 그리고 '제압이 완료되면 즉시 추가 행위를 멈추고 경찰에 인계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강조하고 싶은 대원칙은 '본인의 안전'입니다. 흉기를 든 범인과 맨몸으로 정면 대치하는 것은 절대 금물입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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