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건X파일] '수능 문항 거래 의혹' 조정식 강사 재판, "정당거래" vs "청탁금지법

[사건X파일] '수능 문항 거래 의혹' 조정식 강사 재판, "정당거래" vs "청탁금지법

2026.04.22. 오전 0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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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3:40~13: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04월 22일 (수)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권지안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의 금품 수수를 엄격히 제한하면서도 일정한 범위의 사적 거래는 예외적으로, 허용하고 있는데요. 문제는, 현직 교사가 자신의 직무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문항을 외부에 제공하고 대가를 받은 행위가, 과연 그 예외가 될 수 있냐, 이 부분입니다. 이제 재판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검찰과 조 씨 측은, 서로 상반된 주장을 내세우며, 치열한 공방을 벌이게 될 겁니다. 과연 양측은 각각 어떤 주장을 펼치게 될까요. 오늘 사건엑스파일에서 이 문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 이원화 : 안녕하세요. 사건엑스파일, 이원홥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권지안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권지안 : 네, 안녕하십니까? 권지안 변호사입니다.

◆ 이원화 : 예능 프로그램에도 자주 나와서, 학생이나 학부모가 아니더라도 이름, 얼굴 정도는 많이들 아실 겁니다. 일타강사, 조정식 씨.. 최근 관련 재판이 열렸는데 이른바 수능 문항을 거래한 의혹이 있다.. 어떤 문제가 있다는 건지, 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부터 정리를 해주시죠.

◇ 권지안 : 네, 조정식 씨는 인터넷 강의, 사교육 업계에서 아주 유명한 영어 강사인데요. 2020년 12월, 자신의 강의용 교재를 제작하는 업체 소속 직원에게 수업에 사용할 영어 문항을 현직 교사에게서 받아달라고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습니다. 이후 2021년 1월부터 2022년 10월까지 약 1년 10개월간, 현직 교사 2명에게 67회에 걸쳐 총 8,352만 원을 건네고 문항을 받은 것으로 검찰은 보고 있습니다. 여기에 더해서 EBS 수능특강 교재가 아직 시중에 발간되기 전인데, 집필 교사에게 그 파일을 미리 받아달라고 요청했다는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까지 적용됐습니다. 같은 혐의를 받는 수학 강사 현우진 씨와 함께, 사교육 업체 관계자와 전현직 교사 등 총 46명이 함께 기소된 대형 사건입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이번 일이 알려지면서 많은분들이 의아해했던 부분이.. 현직 교사가 사교육 시장에 문제를 만들어 파는 행위를 두고,“관행이다” “정당하게 거래한 거다“ 이런 말이 나왔단 거거든요. 조정식 씨 측에서도 그런 주장을 하고 있는 거죠? 구체적으로 뭐라고 했나요?

◇ 권지안 : 네, 조정식 씨 측은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핵심 입장은 "시장 가격대로 거래가 이뤄진 유상거래행위이고, 정당한 거래에 해당한다"는 거였고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도 "법이 금지하는 금품 수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비유적으로.. 현직 교사가 퇴근 후에 문제를 만들어서 학원 강사에게 판다, 이거 일종의 아르바이트, 투잡, 외주처럼 볼 수 있단 거예요?

◇ 권지안 : 바로 그 부분이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입니다. 조 씨 측은 일종의 전문 용역, 즉 창작물에 대한 정당한 대가라는 논리를 펼치는 건데요. 실제로 청탁금지법 제8조 제3항에는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은 예외적으로 허용한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조 씨 측은 바로 이 예외 조항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는 거죠.

◆ 이원화 : 아마 방송 듣는 청취자분들은 “청탁금지법”이란 게 있는데 이게 무슨 소리냐, 하실 것 같거든요. 직무연관성으로 보면 완벽하게 부합하는 거 아닌가, 싶으실텐데 그럼에도 이걸, 어떤 점에서 더 따져봐야 한다는 건가요?

◇ 권지안 : 청탁금지법은 공직자에 대한 금품 수수를 원칙적으로 엄격히 금지하지만, 예외 조항이 있습니다. "사적 거래로 인한 채무의 이행 등 정당한 권원에 의해 제공되는 금품"은 금지 대상에서 빠집니다. 조 씨 측은 바로 이 예외 조항을 근거로 삼고 있는 건데요. 문제는 거래가 형식적으로 계약 형태를 갖췄더라도, 교사가 자신의 직무와 밀접하게 맞닿아 있는 시험 문항을 외부에 제공했다면, 그 예외를 인정할 수 없다는 게 검찰의 입장입니다. 즉, '형식이 계약이면 다 괜찮냐'가 아니라, '그 거래의 실질이 직무와 얼마나 연관돼 있느냐'를 들여다봐야 한다는 거죠.

◆ 이원화 : 변호사님 보시기에 어떻습니까. 교육컨텐츠인 시험 문항이 과연 과연 청탁금지법상 예외로 허용되는, 사적 거래의 범위 안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보세요?

◇ 권지안 : 저는 쉽지 않다고 봅니다. 청탁금지법은 직무 관련성을 불문하고 1회 100만 원, 연간 300만 원 초과 금품 수수 자체를 금지하고 있는데요. 이번 사건에서 오간 돈이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대에 이릅니다. 게다가 현직 교사, 그것도 EBS 집필진이거나 수능 모의고사 출제위원을 지낸 분들이 직접 시험 문항을 만들어서 사교육 업체에 판 거잖아요. 이 문항이 교사의 직무 전문성과 완전히 분리된 순수 창작물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헌법재판소도 공직자의 금품 수수는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한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어서, 법원도 이 부분을 무겁게 볼 가능성이 높습니다.

◆ 이원화 : 그렇죠. 그리고 사실 교사의 입장에서는 앞으로도 계속 문제를 팔아야 되는 입장인데, 그렇다면 이 문제가 유용하게 잘 쓰여야 앞으로도 팔릴 테고. 그렇다면 이게 과연 공정한 시험 문항으로 출제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의문을 당연히 가질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그런데 조 씨 측은 왜 전면부인하는 걸까요? 어떤 반박논리를 내세울까요?

◇ 권지안 : 사실 앞에서 말씀드린 것과 같은 내용이기는 합니다. "교사의 개인 창작물이다" 대가는 시장에서 통용되는 금액에서 벗어나지 않는 정당한 금원 수수에 불과하다라는 게 조 씨의 주장이고요. "개인적인 청탁 관계가 없었다" 뭐 이런 식으로 주장을 할 것 같습니다.

◆ 이원화 : 또 하나 궁금한 게, 실제 오간 돈이 수천, 비슷한 다른 사건에선 1억이 넘는 돈이 전달됐단 이야기도 나오던데 금액 규모도 중요한 판단 요소인가요? 아니면 액수가 크든 작든, 핵심은 거래 자체라고 봐야할까요.

◇ 권지안 : 핵심은 거래 실질 그 자체입니다. 액수가 크다는 것은 그 위반의 정도가 크고 그다음에 나중에 추징되거나 할 금액 또는 벌금 규모에 영향을 주는 것은 맞습니다. 하지만 핵심은 거래 자체의 성격, 그 거래가 직무 관련성이 있는지 이게 과연 정당한 금원 수수에 해당하는지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실질을 살펴서 예외 사유에 해당하는지를 따져야 한다는 것이죠.

◆ 이원화 : 그런데 만약 당사자들이, 관행이라 다들 그렇게 하길래 불법인지 몰랐다, 억울하다, 라고 한다면, 그러니까 조정식 씨 측이나, 문제를 판 교사 측 모두요. 관행이나 몰랐단 사정이 재판에서 참작될 여지가 있나요?

◇ 권지안 : 저희도 일을 하다 보면 이런 말을 많이 듣지만 사실 이런 변명이 통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수사 과정에서 실제로 많은 교사들이 "주변에서 많이들 하기에 한 것일 뿐, 법적으로 문제가 될 줄 몰랐다"며 억울함을 호소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검찰은 이 부분에 명확한 입장을 밝혔습니다. 수능 출제위원이 될 수도 있는 공직자들이 사교육 업체를 위해 문제를 만들어주는 건 관행이라도 공교육의 공정성과 책무성을 크게 저해하는 행위라는 거죠. 법리적으로 따지더라도, 청탁금지법은 몰랐다는 사정이 면죄부가 되기 어렵습니다.

◆ 이원화 : 그리고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조정식 씨 측이 “공소장 보완에 대한 석명명령 요청”을 했단 내용도 있던데, 이게 뭐고, 왜 이런 요청을 했다고 보면 될까요?

◇ 권지안 : 석명명령이란 재판부가 검찰에게 "공소장에서 이 부분을 더 명확하게 설명하라"고 요청하는 절차입니다. 조 씨 측은 공소장에 "2021년 1월께 불상의 장소에서 전화해 EBS 교재 파일을 받아달라고 제안했다"고 적혀 있는데, 구체적인 일자와 장소가 특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 요청을 했습니다. 피고인 입장에서는 공소장이 구체적이어야 방어권을 제대로 행사할 수 있거든요. 언제 어디서 무슨 말을 했는지가 특정되지 않으면 "나는 그런 말 한 적 없다"는 반박 자체가 어려워지니까요. 전략적으로도 검찰이 입증해야 할 범위를 명확히 해달라는 요청이기도 합니다.

◆ 이원화 : 그런데 조정식 강사 측에 적용된 혐의가 이것만 있는 건 아닙니다. 업무상 배임교사 혐의도 받고 있던데, 이건 아예 또 다른 이야긴 거죠? 어떤 내용입니까?

◇ 권지안 : 배임교사는 타인으로 하여금 본인의 임무를 위배하게 해서 재산상 손해를 끼치도록 시키면 성립하는 죄입니다. 이번 사건에서는, 조 씨가 EBS 교재 집필 교사에게 "아직 출간되지 않은 2022학년도 수능특강 영어독해 교재 파일을 미리 받아달라"고 요청한 부분이 문제입니다. 그 교사는 EBS와 보안 서약서를 작성한 상태였는데도 카카오톡으로 정답과 본문 파일을 유출했어요. 조 씨가 그 배임 행위를 교사(敎唆), 즉 하게끔 시킨 거라는 혐의입니다. 형법상 교사범은 실행범과 동일하게 처벌받기 때문에 이 혐의가 인정되면 처벌 수위가 상당히 무거워질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조 씨 측에선 이 혐의 역시 부인하고 있는 건가요?

◇ 권지안 : 네, 조 씨 측은 모든 혐의를 전면 부인하는 입장입니다. 배임교사 혐의와 관련해서도 자신이 직접 그런 요청을 했다는 사실 자체를 부인하고 있고요. 법리적으로도 다툴 여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배임교사가 인정되려면 조 씨의 요청이 교사의 범행 결의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는지 등을 자세히 살펴봐야 될 부분이 있긴 합니다.

◆ 이원화 : 결국 이 부분은, 재판에서 정말 조정식 씨 요청으로 현직 교사가 그렇게 움직인 건지, 또 그로 인해 EBS가 실제 손해를 봤는지, 이게 입증돼야 하는 건데, 만약 재판부가 이번 사건에서 이건 정당한 거래가 아니다 판단한다면 파장이 적지 않을 걸로 보이고 반대로 일정 부분 예외로 볼 여지가 있다고 판단을 해도 이 부분은 논란이 또 만만치 않을 것 같은데, 이번 결과가 단순 조정식 씨의 개인 재판을 넘어서 법적으로 중요한 기준점이 되지 않을까 싶거든요. 어떻게 보세요?

◇ 권지안 : 맞습니다. 이번 사건은 사교육계에서 오랜 관행처럼 이뤄진 현직 교사의 문항 거래에 대해 법원이 처음으로 명확한 기준을 제시하는 사건이 될 겁니다. 100명이 넘는 피의자가 연루된 대형 사교육 카르텔 사건의 첫 판결인 만큼, 법조계와 교육계 모두 이 결과를 주목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사건엑스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집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김양원 (kimyw@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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