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 대신 동생 돌본 서른 살 청년, 장기 기증으로 7명에 새 삶

아버지 대신 동생 돌본 서른 살 청년, 장기 기증으로 7명에 새 삶

2026.04.16. 오후 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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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 대신 동생 돌본 서른 살 청년, 장기 기증으로 7명에 새 삶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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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 살에 아버지를 잃고 어린 나이부터 가족을 책임지며 살아온 한 청년이, 생의 마지막 순간에 장기 기증으로 일곱 명에게 새로운 삶을 선물했다.

16일 한국장기조직기증원에 따르면, 오선재(30) 씨는 지난 2월 6일 조선대병원에서 심장과 폐, 간, 양쪽 신장, 안구를 기증했다.

오 씨는 1월 18일 식당에서 발생한 사고로 의식을 잃고 병원으로 이송돼 뇌출혈 진단을 받았다. 수술 이후 잠시 의식을 회복해 어머니에게 “사랑해”라는 말을 남겼지만, 이후 상태가 급격히 악화되며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평소 오 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장기 기증 의사를 여러 차례 밝혀왔다. 이를 기억한 어머니 최라윤 씨는 "그냥 떠나는 것보다 마지막에 다른 생명을 살리고 싶다"던 아들의 뜻을 떠올리며 아들의 일부라도 어딘가에서 계속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했다. 특히 최 씨는 아들의 기증에 동의한 날, 본인 역시 장기 기증 희망 등록을 마쳤다고 한다.

전남 광양에서 2남 1녀 중 장남으로 태어난 오 씨는 다섯 살 때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자랐다. 어린 시절부터 집안일을 도맡고, 일을 마치고 돌아온 어머니를 위해 식사를 준비하며 동생들을 챙기는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고등학생 시절부터 아르바이트로 용돈을 스스로 마련했고, 이후에도 배달, 화물차 운전, 보험설계사 등 다양한 일을 하며 성실하게 살아왔다. 재작년에는 한 회사에 정직원으로 입사해 “이제는 돈 벌 일만 남았다. 나중에 꼭 집을 사드리겠다”고 어머니를 안심시키기도 했다.

초등학교 4학년 때부터 친구였던 위성준 씨는 "항상 분위기를 밝게 이끌던 친구였는데 그 빈자리가 너무 크게 느껴진다”며 “평소 장기 기증에 대해 긍정적으로 이야기하던 친구라, 지금도 그 선택을 자랑스럽게 여기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어머니 최 씨는 기증원과의 인터뷰에서 “선재야, 너무 보고 싶다. 다른 건 아무것도 바라지 않아. 너만 있으면 된다. 다시 엄마 곁으로 와주면 좋겠다”고 눈물을 흘렸다.

친구 위 씨 역시 “하늘에서도 멋지게 지내고 있을 거라 믿는다. 다시 만날 날까지 남은 가족들을 잘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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