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라디오] 우리 아이 문해력 위기, 해법은 한자 공부?

[열린라디오] 우리 아이 문해력 위기, 해법은 한자 공부?

2026.04.14. 오전 0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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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라디오 YTN]

■ 방송 : YTN라디오 FM 94.5 (20:20~21:00)
■ 방송일 : 2026년 4월 11일 (토요일)
■ 진행 : 최휘 아나운서
■ 대담 : 신동광 언어연구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내용 인용 시 YTN라디오 <열린라디오 YTN> 인터뷰 내용임을 밝혀주시기 바랍니다.]


◆ 최휘 아나운서 (이하 최휘) : 이번에는 미디어 속 언어를 재해석해 보는 미디어 언어 시간입니다. 매일경제에서 ‘말록홈즈 시리즈’를 연재하고 있는 어원연구가 신동광 작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작가님 어서 오세요.

◇ 신동광 언어연구가 (이하 신동광) : 말 속에 답이 있다. 안녕하세요. 말록홈즈 신동광입니다.

◆ 최휘 : 오늘도 씩씩하시네요. 어린이와 청소년들의 문해력이 너무 떨어진다는 문제가 지속적으로 나오면서 정부가 특단의 조치를 고민하고 있다고 합니다. 국가교육위원회에서는 이달 중으로 문해력 신장 특별위원회가 꾸릴 예정인데요. 교육계에서는 한자 교육을 강화하는 방안도 예상하고 있습니다. 오늘 미디어 언어에서는 문해력 이슈를 어원 풀이를 통해 접근해 보는 시간 준비했습니다. 본격적인 이야기 나눠볼 텐데요. 요즘 교육 현장에서 가장 많이 들리는 말이 바로 문해력 위기라고 합니다. 먼저 문해력의 어원부터 볼까요? 어떤 의미인가요?

◇ 신동광 : 먼저 한자를 풀어봐야겠죠. 문해력(文解力)은, ‘글 문’, ‘풀 해’, ‘힘 력’으로 구성된 한자어입니다. 글을 읽고 의미를 이해하는 능력을 말하는데요. 영어로는 ‘리터러시(literacy)’라고 부릅니다. ‘문자’를 뜻하는 라틴어 ‘리테라투스(literatus)’에서 왔습니다. 세월이 지나며, 이 말이 ‘지식을 갖추다’라는 뜻으로 의미로 확장됐습니다. ‘글자’와 ‘편지’를 가리키는 영어단어 ‘레터(letter)’도 여기서 유래했습니다.

◆ 최휘 : 오 그렇군요. 한마디로 글을 이해하는 능력 이렇게 이해를 하면 될 것 같은데 어휘력에 비해서 많이 못 들어본 것 같은 이 문해력이라는 표현은 언제부터 쓰이기 시작했는지도 궁금해요.

◇ 신동광 : 이 말은 20세기 이후에 일본에서 발생한 한자어예요. 앞서서 말씀드렸던 영어 리터러시의 개념을 번역하기 위해 만들었던 말인데요. 우리나라에도 이 말이 그대로 흡수됐어요. 그래서 우리나라와 일본과 같은 한자 문화권인 중국은 한자어로 열독, 이해능력이라고 표현합니다. 열독이라고 하는 말은 셀 열 자에 읽을 독자를 쓰는데 훑어 읽는다는 뜻이에요. 그래서 글의 대략적 의미를 파악한다는 면에서 보다 구체적인데 단어가 낯설죠. 그리고 즉각적으로 이해하기 어렵고 음절도 길다는 단점은 가지고 있습니다.

◆ 최휘 : 생각보다 쓰이기 시작한 역사가 길지 않은데 이 문해력, 책을 많이 읽으면 나아지지 않을까 싶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세요?

◇ 신동광 : 단순하게 책을 읽고 읽지 않아서가 아닙니다. 문장을 읽고도 무슨 뜻인지 모르는 경우가 심각하게 증가하고 있다는 게 문제인데요. 핵심은 하나예요. 단어를 모르기 때문이죠. 우리는 일상에서 적절이나 타당이나 필수 본질 같은 한자어를 아주 빈번하게 사용합니다. 그런데 이 단어들을 뜻이 아니라 소리로만 기억하는 거죠. 그러니까 문장을 읽으면 그 속의 한자어들이 글자가 아니라 암호처럼 받아들여지는 거예요.

◆ 최휘 : 그렇군요. 그럼 어떤 결과가 벌어지게 될까요?

◇ 신동광 : 우선 학습 능력이 무너지게 되죠. 문제를 이해를 못하니까 공부를 해도 성과가 안 나요. 뜻을 정확하게 모르는 단어들로 이야기를 나누니까 소통 능력도 같이 무너집니다. 같은 말을 듣고도 서로 다른 뜻으로 받아들이니까요.

◆ 최휘 : 네 그러니까 한자를 잘 알게 되면 낯선 단어를 보더라도 의미를 유추하거나 이해하기 쉬워진다 이런 말씀을 하시는 것 같은데 초중고등학교에서는 한자 교육이 의무 교육이 아니죠. 언제부터 사라지게 된 걸까요?

◇ 신동광 : 한자 교육은 한 번에 없어진 건 아니고요. 단계적으로 약화됐는데요. 70년대 박정희 정부 시절에 한글 전용 정책을 강화하고 교과서에서 한자 병기를 대폭 축소했습니다. 이때부터 한자 없는 교육이 흐름이 시작됐는데요. 80년대부터 90년대까지는 한자 교육이 점점 더 축소됐어요. 그래서 학교에서 정규 필수 과목에서 선택이나 재량 영역으로 이동했어요. 2천년대 이후부터는 한자는 정식 필수 과목에서 제외됐고요. 일부 중고등학교에서 선택 과목이나 방과 후 학습 정도로 이렇게 작은 범위로만 활용하게 돼요.

◆ 최휘 : 그렇군요. 한자 교육이 참 학생들의 문해력을 길러주는 데 도움이 많이 될 것 같은데 왜 줄이게 된 걸까요?

◇ 신동광 : 나름대로 합리적인 이유가 있었어요. 첫 번째는 한글 전용 이념 때문이었다라고 생각을 하는데요. 우리 글은 한글이면 충분하다는 주장이 있었어요. 더군다나 우리는 치욕적인 식민지 시대를 겪었었기 때문에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회복하려는 노력으로 한자보다는 그 한글 중심으로 이야기를 나누고 또 한자는 과거에 권력 지식층의 전유물이라는 그런 인식들이 있어서 그래서 한글을 더 활발하게 사용하게 됐던 거예요.

◆ 최휘 : 당시에는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겠네요.

◇ 신동광 : 문맹 퇴치 속도전의 시기였었거든요. 1960년대 70년대에는 정부가 가지고 있던 교육 목표 중에서 빠른 문해력 상승이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한자까지 가르치면 교육 기관이나 교육 기관과 학습 난이도까지 올라가는 부작용이 우려가 됐어요. 그래서 한글에 집중하는 게 효율적이라고 판단을 했죠.

◆ 최휘 : 그렇군요. 그래서 한자를 가르치지 않기 시작했다. 한글은 참 논리적이고 체계적이어서 인류가 배우기 가장 좋은 문자라고 하잖아요. 덕분에 문맹률이 빠르게 낮아지는 것도 사실이죠.

◇ 신동광 : 그러면서 한자도 줄이면서 교육 부담도 같이 감소했어요. 한자는 글자 수가 엄청나게 많습니다. 그리고 암기하는 데 너무나 어려워요. 저도 학교 다닐 때는 한자가 정말 싫었었거든요. 그런데 그 당시 산업화 시기에는 빠르게 읽고 쓰는 능력이 전체적인 모든 것들을 이해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한 가치였습니다.

◆ 최휘 : 그렇군요. 또 다른 이유가 있었을까요?

◇ 신동광 : 이 외에도 정치적 상징성이라는 것도 작용했어요. 우리의 한글은 민족 자주를 상징하는 반면 한자에는 과거 권위 외래 같은 부정적 이미지가 배어 있었습니다. 그래서 정책적으로 한글 중심 국가 이미지를 구축했었습니다.

◆ 최휘 : 그런데 부작용이 생겼다라고 하셨는데 어떤 부작용인가요?

◇ 신동광 : 빠르고 쉬운 지식과 정보 전달을 기치로 내세웠는데 역설적인 부작용이 생겼어요. 왜냐하면 우리 말 중에서 한자어가 차지하는 비중이 대략 60에서 70% 정도입니다.

◆ 최휘 : 상당히 높네요.

◇ 신동광 : 앞으로도 계속 늘어나겠죠. 그런데 한자를 모르면 형태소 단위의 이해가 단절이 돼 버려요. 그리고 또 같은 소리를 가진 다른 단어가 혼동을 초래하죠. 이를테면 먹는 사과와 잘못을 비는 사과가 한글의 음가는 같지만 의미는 전혀 다르잖아요.

◆ 최휘 : 방금 예시로 들어주신 것 같은 경우에는 한국인이라면 쉽게 구분하지 않을까요?

◇ 신동광 : 그런 단어들은 쉽게 구분을 하죠. 맞는 말씀이죠. 그런데 사과보다 어렵고 복잡한 단어들이 곳곳에 널려 있어요. 그게 쉽게 말해서 한자 교육이 없으니까 읽을 수는 있는데 이해는 못하는 상태에 있는 이들이 폭발적으로 증가했어요. 문제는 이 계층이 바로 우리의 문화와 산업에서 나라를 이끌어갈 미래 세대들이 이런 어려움에 봉착해 있다는 거죠.

◆ 최휘 : 결국 빨리빨리 하려다가 깊이 이해하는 도구를 놓친 셈이네요.

◇ 신동광 : 그 시대에는 그런 것들이 그 당시에는 굉장히 합리적이었습니다. 다만 지금의 환경이 변하다 보니까 그런 이슈가 발생한 건데요. 어쨌든 최근에는 정부 차원에서 한자 혼용 교육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도 나왔었는데요. 일단 한 자의 의미를 알게 되면 단어의 구조가 보이게 되죠. 그런 장점들이 있어요.

◆ 최휘 : 그렇군요. 그다음에 우리가 짚어볼 말이 바로 어휘력이라는 말인데 이 단어에 대해서 짚어주실까요?

◇ 신동광 : 문해력을 키우려면 어휘력을 길러야 된다는 말들을 많이 하는데요. 그런데 이 표현 어색하지 않습니까? 어휘력이라고 하는 단어를 형태서로 쪼개볼게요. 단어의 수효나 집합을 뜻하는 어휘라는 말에 능력을 가지고 있는 력이 더해진 단어인데요. 이 말의 구성이 자연스럽지가 않아요. 예를 들어서 이해력 판단력 사고력 이런 단어들은 모두 무언가를 하는 힘이에요. 그런데 어휘는 그 자체가 목록이고 집합일 뿐이에요. 말들의 모임이죠. 그래서 같은 방식으로 말을 만들면 밥력, 술력 이런 말들 없잖아요.

◆ 최휘 : 어휘력과 같은 방식으로 한 단어들인데 이상합니다. 어딘가 어색해요.

◇ 신동광 : 력 자가 붙으려면 앞에 활동이 들어가는 경우들이 많거든요. 어색하고 억지스럽죠. 그래서 문해력의 핵심은 어휘력이 아니라 단어 해석력에 있다고 보는 거죠. 그래서 문해력 심폐소생술을 위해서 세 가지를 제안드립니다. 첫 번째는 어원 풀입니다. 단어를 쪼개고 연결하고 의미를 복원하는 힘 이런 노력이 문장의 이해로 이어지죠. 예를 들어볼게요. 필수적이라는 말에서 필수는 반드시를 뜻하는 필과 모름지기나 혹은 필요하다를 의미하는 수로 이루어져 있어요. 그래서 필수는 반드시 있어야 하는 것이죠. 이렇게 한 번 이해하면 이 단어는 평생 잊혀지지 않아요.

◆ 최휘 : 쪼개서 이해를 하면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 그 의미도 잘 이해를 할 수 있고요. 두 번째 제안은 어떤 건가요?

◇ 신동광 : 비언어적 요소들을 활용하는 건데요. 문혜력은 글자만으로 완성되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야기를 들을 때 무의식적으로 손짓 표정 말의 높낮이 같은 리듬 같은 요소들을 함께 해석해요. 이러한 비언어적 요소들을 함께 활용하면 어떨까요? 단어를 설명할 때 거기에 어울리는 몸짓을 쓰고 그리고 각각의 말의 내용과 타이밍에 따라서 억양을 살리면 이야기의 맥락이 더 구체적으로 형성돼요. 그러면 머리의 정보뿐만 아니라 마음의 감성으로도 이해를 도울 수가 있게 되는 거죠.

◆ 최휘 : 해 주신 말씀이 정말 좋아요. 하지만 일상생활에서 우리가 살아가면서 항상 그렇게 표현하는 게 쉽지 않거든요. 말씀해 주신 이 부분들을 생활 속에서 우리가 자연스럽게 활용하는 방법도 있을까요?

◇ 신동광 : 맞습니다. 요즘에 우리 어린이 청소년들 학원 갈 시간도 모자라고 잠잘 시간도 모자라는데 이런 것들까지 만들게 되면 복잡해질 것 같은데요. 그래서 제가 마지막으로 제안드리는 게 바로 토론 교육의 강화예요. 토론을 하다 보면 문해력 향상에 가장 좋은 훈련을 할 수 있게 할 수 있게 되는데요. 우리는 단어를 써야 되고 그 뜻을 설명해야 돼요. 그리고 어 그걸 통해서 상대를 설득해야 되는데요. 이 과정에서 단어의 해석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 최휘 : 네 문해력을 살릴 수 있는 세 가지 제안을 해 주셨습니다. 오늘 이 방송을 계기로 더 많은 분들의 집단 지성이 효율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 신동광 : 네 감사합니다.

◆ 최휘 : 네 지금까지 신동광 작가와 함께 했습니다.

YTN 신동진 (djshin@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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