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TM '수수료 면제' 노리고 하루 600회 소액 반복 출금한 일당

ATM '수수료 면제' 노리고 하루 600회 소액 반복 출금한 일당

2026.03.18. 오전 0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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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에 정보를 입력하는 방식으로 이뤄진 행위라도, 그 결과로 사람이 착오에 빠져 재산을 넘겼다면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법원 1부(주심 마용주 대법관)는 사기 및 업무방해 혐의로 기소된 박모씨 등 3명에게 각각 벌금 400만~6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최근 확정했다.

안마시술소와 마사지업소를 운영하던 박씨 등은 2018년 5~6월, 업소에 현금자동입출금기(ATM)를 설치한 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를 이용해 수천 차례 반복 인출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들은 당시 카카오뱅크가 신규 고객 유치를 위해 시행한 ATM 수수료 면제 정책을 악용했다. 통상 ATM 거래 시 발생하는 수수료는 고객이 부담하지만, 당시 카카오뱅크는 밴(VAN)사에 해당 수수료를 대신 지급하는 구조였다. 현금 인출 수수료는 1회당 1,020원, 계좌이체는 850원 수준이었다.

박씨 등은 밴사와 모의해 ATM 거래 1건당 약 400원을 돌려받는 방식으로 이익을 챙겼다. 이후 하루 수십 회에서 많게는 600회까지 1만원씩 반복 인출하는 수법으로 수수료 일부를 정산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카카오뱅크는 약정에 따라 밴사에 수수료를 지급했고, 이 과정에서 일부 금액이 피고인들에게 돌아갔다.

쟁점은 이 같은 행위를 사기죄로 처벌할 수 있는지 여부였다.

기존 판례에 따르면 컴퓨터 등 정보처리 장치에 의해 거래가 자동 처리되고 사람을 직접 속이는 행위가 없다면 사기죄 적용이 어려울 수 있었다. 그러나 대법원은 "비록 정보처리장치에 대한 입력 행위가 직접적으로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더라도 그 결과를 통해 재산적 처분을 하는 사람을 착오에 빠뜨렸다면 이는 사람에 대한 기망행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대법원은 박씨 등의 행위를 사기죄로 인정한 원심 판단에 법리 오해가 없다고 보고 상고를 기각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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