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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방송 : FM 94.5 (06:40~06:55, 12:40~12:55, 19:40~19:55)
■ 방송일 : 2026년 1월 23일 (금)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 대담 : 김상민 변호사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도대체 어디서부터 이야길 꺼내야 할까요. 피해자 중에는 이 남성을 ‘아빠’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 아니면 잘못인 줄 뻔히 알면서도 묵인, 은폐, 심지어 학대에 가담했단 의혹까지 나오고 있단 점?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만 수십 가집니다. 특히 이미 지난해 3월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왜 여전히, 아니 왜 이제야, 이렇게 떠들썩해진 건지, 풀리지 않는 의혹만 난무하는 상황이죠.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19명. 이 가운데 13명은 무연고자였습니다. 다시 말해, 해당 시설이 곧 세상의 전부였던 사람들이었죠. 그러니 가해자로 지목된 시설장을 보호자처럼 믿고 의지해야만 살아갈 수 있던 구조, 그 구조 자체가 악용됐던 겁니다. 피해 여성들은 모두 중증 발달 장애인이었고 그중엔 의사 표현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진술확보가 어렵단 이유로 수사가 더뎠다는 말, 한편으로 이해되는 대목도 있습니다. 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던 건 아닐까요? 일각에선 시설 관계자들의 범행 가담과 조직적 은폐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황인데요.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건 관할 지자체 강화군의 태도였습니다. 강화군이 심층조사를 실시해놓고도 그 결과를 전면 비공개해 시민단체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어떤 법적인 이유가 있는 걸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상민 : 네, 안녕하세요. 김상민 변호사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 이원화 : 먼저 이 사건이 지금 어떤 의혹까지 나와 있는 상황인지 사실관계부터 정리해주시죠.
◆ 김상민 : 네, 이 사건은 인천 강화군에 있는 '색동원'이라는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시설장 A 씨가 시설에 거주하는 여성 장애인들을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성폭행 등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죠. 지난해 3월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었고, 9월에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시설장 A씨는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 및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입건돼 현재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강화군이 의뢰한 한 대학 연구팀의 심층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입소자 17명과 퇴소자 2명, 총 19명의 여성 장애인 전원이 성적 피해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 이원화 : 피해자들이 모두 중증발달장애인 여성이고, 대다수가 해당 시설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단 점에서 이걸 단순 개인의 성범죄라고 봐야할지, 아니면 권력관계가 작동한 범죄,라고 봐야할지 어떻게 보세요?
◆ 김상민 : 이건 명백한 '권력형 범죄'로 봐야 합니다. 피해자들은 30대에서 60대 사이의 중증발달장애인 여성들이고, 이 중 13명은 부모나 형제가 없는 무연고자였습니다. 시설에서 짧게는 5년, 길게는 16년 이상 생활하면서 외부와의 접촉이 거의 없었고, 가해자인 시설장을 비롯한 종사자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일부 피해자는 가해자인 시설장을 '아빠'라고 부를 정도로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절대적인 보호-감독 관계와 폐쇄적인 환경을 악용해 저지른 범죄라는 점에서, 과거 사회적 공분을 샀던 '도가니 사건'과 판박이처럼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인천판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는 것이고, 피해자 규모만 보면 9명이었던 도가니 사건을 훨씬 뛰어넘는, 국내 장애인 시설 성범죄 사상 최악의 사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이원화 : 보도 나온 걸 보니, 자신이 겪은 피해를 말로 설명하기조차 어려운 정도의 장애를 가진 피해자들도 있는 걸로 보이던데요. 그런데 이 사건, 시설장에 대한 신고가 접수된 시점이 지난해 3월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맞습니까?
◆ 김상민 : 네, 맞습니다. 경찰이 최초로 관련 신고를 접수한 것이 지난해 3월입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6개월이나 지난 9월이 되어서야 시설 압수수색과 같은 강제수사가 시작되고 피해자 분리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후에도 진술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사가 난항을 겪자, 지난 12월에서야 강화군이 대학 연구팀에 조사를 의뢰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신고 접수시로부터 9개월이 지난 후에야 실질적인 조사가 개시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초기 대응이 너무 늦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한두 달도 아니고 거의 1년이 다 되어 간단 건데. 이 정도면 너무 늦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데, 변호사님 보시기에 원래 수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는 건지, 아니면 더 빨리 개입했어야 할 지점이 있었을지. 어떻게 보세요?
◆ 김상민 : 네, 사실 이 사건에는 양쪽 측면이 모두 있다고 봅니다. 먼저, 피해자 대부분이 의사 표현이 어려운 중증발달장애인이기 때문에 진술을 확보하는 데 구조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사실입니다. 경찰도 이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고요. 하지만 신고가 접수되고 6개월이 지난 후에야 압수수색과 피해자 분리조치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런 유형의 범죄는 초기 증거 확보와 피해자 보호, 2차 가해 방지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초기 대응이 다소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시민단체들이 전문기관의 조사를 강력히 요구했고, 작년 12월이 되어서야 대학 연구팀의 심층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피해 사실이 드러나게 된 겁니다.
◇ 이원화 : 그래서 특히 시민단체들의 문제 제기가 상당히 거센 상황인데요. 이들이 특히 강하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 김상민 : 네, 공동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들은 크게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강화군이 자체적으로 의뢰한 심층조사 보고서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두고 사건의 실체를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문제 삼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조사 결과 명백한 학대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이유로 시설 폐쇄나 법인 설립허가 취소 같은 즉각적인 행정처분을 미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명백한 책임 회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강화군이 심층조사를 의뢰해놓고도 왜 내용을 전면 비공개하고 있냐, 강화군청의 공식 입장도 나온 게 있나요?
◆ 김상민 : 네, 강화군은 공식 입장을 통해 비공개 이유를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피해자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외부 공개 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습니다. 또한,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공개 여부 역시 수사기관이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입니다.
◇ 이원화 : 특히 피해자 본인이 조사 결과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했다 알려지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이걸 강화군에서 거부할 수 있는 건가요?
◆ 김상민 : 그 점이 가장 안타깝고 비판받는 지점입니다. 정보공개법상 본인에 관한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 대상이고, 특히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 구제를 위해 정보를 요청하는 경우 법원도 그 필요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강화군이 '법원의 제출 명령이 있어야만 공개가 가능하다'는 식의 법률 자문을 근거로 피해 당사자의 청구까지 거부한 것은 매우 소극적이고 부적절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권리 회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보다는, 행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비칠 소지가 다분합니다.
◇ 이원화 : 이번 사건에서 또 하나 짚어봐야 할 부분이, ‘시설장 혼자만의 범행이었느냐’인데 지금 보도된 바로는 그렇지 않았단 거거든요? 물론 시설장의 혐의가 가장 무겁겠습니다만 은폐 의혹에 학대 가담 의혹까지 나온 상황인데 어떤 의혹이 제기된 상태고, 만약 이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다른 종사자들의 법적 책임은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 정리해 주시죠.
◆ 김상민 : 네, 시설장 외 다른 종사자들의 가담 및 은폐 의혹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대학 연구팀의 심층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B 선생님께 가슴과 얼굴을 발로 밟혔다’는 구체적인 폭행 피해 진술이 나왔고, 다른 종사자의 폭행을 목격했다는 진술도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한 직원이 ‘시설장님 일가이니 자기한테만 말해봐라’고 했다는 진술도 있어, 조직적인 은폐 시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직접 폭행 등 학대에 가담한 직원은 장애인복지법상 학대죄로 처벌받게 됩니다. 또한, 성폭력이나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은폐에 가담했다면, 그 정도에 따라 형법상 범죄은닉죄나 학대 방조범으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이원화 : 수사 결과나 유죄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도 앞서 이야기 나온 시설 폐쇄, 법인설립 허가 취소 같은 행정처분, 법적으로 가능한가요?
◆ 김상민 : 네, 법적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현행 장애인복지법과 관련 사업안내 지침에 따르면, 시설 내에서 성폭력과 같은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경우, 1차 위반만으로도 시설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즉, 형사재판의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지자체가 자체 조사나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학대 사실을 확인했다면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는 재량이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강화군의 입장은 법적인 필수 요건이라기보다는 처분의 확실성을 기하기 위한 행정적 판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피해자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떤 보호를 받고 있는지, 만약 종사자들도 이 사건에 얽혀있다고 하면, 2차 피해라든지 다른 우려스러운 대목은 없겠습니까?
◆ 김상민 : 네, 경찰의 압수수색 이후 여성 입소자 17명에 대한 분리조치가 이루어져 현재 다른 시설 등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2차 피해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만약 다른 종사자들 역시 학대에 가담했거나 암묵적으로 동조했다면, 분리된 이후에도 이들을 통해 회유나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수년에서 수십 년간 살아온 생활 터전을 갑자기 떠나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피해자들이 겪을 정신적 충격과 불안감도 매우 클 것입다.
◇ 이원화 : 앞으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청취자분들이 가장 눈여겨봐야할 핵심 쟁점, 포인트는 뭐라고 보세요?
◆ 김상민 : 네, 세 가지를 핵심적으로 지켜보시면 좋겠습니다. 첫째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입니다. 의사 표현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피해자들의 진술, 그리고 그림이나 놀이치료 과정에서 나온 비언어적 표현들을 재판부가 얼마나 유력한 증거로 인정할 것인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겁니다. 둘째는 '공모 관계 입증'입니다. 이 사건이 시설장 개인의 일탈을 넘어, 다른 종사자들의 가담이나 묵인 하에 벌어진 구조적 범죄였는지를 수사기관이 밝혀낼 수 있을지 그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자체의 행정 책임 이행'입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강화군과 인천시가 약속대로 시설 폐쇄와 법인 허가 취소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실제로 집행하는지,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시설의 인권 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
■ 방송일 : 2026년 1월 23일 (금)
■ 진행 : 이원화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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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를 바랍니다.
◇ 이원화 : 도대체 어디서부터 이야길 꺼내야 할까요. 피해자 중에는 이 남성을 ‘아빠’라고 부르는 경우도 있었다는 점? 아니면 잘못인 줄 뻔히 알면서도 묵인, 은폐, 심지어 학대에 가담했단 의혹까지 나오고 있단 점? 머릿속에 떠오르는 질문만 수십 가집니다. 특히 이미 지난해 3월 신고가 접수됐음에도, 왜 여전히, 아니 왜 이제야, 이렇게 떠들썩해진 건지, 풀리지 않는 의혹만 난무하는 상황이죠. 지금까지 파악된 피해자만 19명. 이 가운데 13명은 무연고자였습니다. 다시 말해, 해당 시설이 곧 세상의 전부였던 사람들이었죠. 그러니 가해자로 지목된 시설장을 보호자처럼 믿고 의지해야만 살아갈 수 있던 구조, 그 구조 자체가 악용됐던 겁니다. 피해 여성들은 모두 중증 발달 장애인이었고 그중엔 의사 표현이 거의 불가능한 경우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진술확보가 어렵단 이유로 수사가 더뎠다는 말, 한편으로 이해되는 대목도 있습니다. 하지만 늦어도 너무 늦었던 건 아닐까요? 일각에선 시설 관계자들의 범행 가담과 조직적 은폐가능성까지 제기된 상황인데요. 그런데 여기서 또 하나, 주목할만한 건 관할 지자체 강화군의 태도였습니다. 강화군이 심층조사를 실시해놓고도 그 결과를 전면 비공개해 시민단체의 거센 비판을 받고 있는데요. 어떤 법적인 이유가 있는 걸까요. 오늘 <사건X파일>에서 이 사건 자세히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사건X파일>, 이원화입니다. 오늘은 로엘 법무법인 김상민 변호사와 함께 합니다. 변호사님, 어서오세요.
◆ 김상민 : 네, 안녕하세요. 김상민 변호사입니다. 청취자 여러분 반갑습니다.
◇ 이원화 : 먼저 이 사건이 지금 어떤 의혹까지 나와 있는 상황인지 사실관계부터 정리해주시죠.
◆ 김상민 : 네, 이 사건은 인천 강화군에 있는 '색동원'이라는 중증발달장애인 거주시설에서 벌어진 일입니다. 시설장 A 씨가 시설에 거주하는 여성 장애인들을 상대로 장기간에 걸쳐 성폭행 등 성적 학대를 저질렀다는 의혹이 제기되었죠. 지난해 3월 경찰에 신고가 접수되었고, 9월에 압수수색이 진행되면서 시설장 A씨는 성폭력처벌법상 장애인 강간 및 강제추행 등의 혐의로 입건돼 현재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특히, 강화군이 의뢰한 한 대학 연구팀의 심층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조사에 참여한 입소자 17명과 퇴소자 2명, 총 19명의 여성 장애인 전원이 성적 피해 사실을 진술한 것으로 알려져 큰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 이원화 : 피해자들이 모두 중증발달장애인 여성이고, 대다수가 해당 시설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단 점에서 이걸 단순 개인의 성범죄라고 봐야할지, 아니면 권력관계가 작동한 범죄,라고 봐야할지 어떻게 보세요?
◆ 김상민 : 이건 명백한 '권력형 범죄'로 봐야 합니다. 피해자들은 30대에서 60대 사이의 중증발달장애인 여성들이고, 이 중 13명은 부모나 형제가 없는 무연고자였습니다. 시설에서 짧게는 5년, 길게는 16년 이상 생활하면서 외부와의 접촉이 거의 없었고, 가해자인 시설장을 비롯한 종사자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구조였습니다. 일부 피해자는 가해자인 시설장을 '아빠'라고 부를 정도로 심리적으로 의존하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렇게 절대적인 보호-감독 관계와 폐쇄적인 환경을 악용해 저지른 범죄라는 점에서, 과거 사회적 공분을 샀던 '도가니 사건'과 판박이처럼 닮아있습니다. 그래서 '인천판 도가니 사건'으로 불리는 것이고, 피해자 규모만 보면 9명이었던 도가니 사건을 훨씬 뛰어넘는, 국내 장애인 시설 성범죄 사상 최악의 사건이 될 수도 있습니다.
◇ 이원화 : 보도 나온 걸 보니, 자신이 겪은 피해를 말로 설명하기조차 어려운 정도의 장애를 가진 피해자들도 있는 걸로 보이던데요. 그런데 이 사건, 시설장에 대한 신고가 접수된 시점이 지난해 3월이었다고 하더라고요. 맞습니까?
◆ 김상민 : 네, 맞습니다. 경찰이 최초로 관련 신고를 접수한 것이 지난해 3월입니다. 그런데 그로부터 6개월이나 지난 9월이 되어서야 시설 압수수색과 같은 강제수사가 시작되고 피해자 분리조치가 이루어졌습니다. 그 후에도 진술 확보 등에 어려움을 겪으며 수사가 난항을 겪자, 지난 12월에서야 강화군이 대학 연구팀에 조사를 의뢰하게 되었습니다. 결국 신고 접수시로부터 9개월이 지난 후에야 실질적인 조사가 개시된 것입니다. 이 때문에 초기 대응이 너무 늦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한두 달도 아니고 거의 1년이 다 되어 간단 건데. 이 정도면 너무 늦어진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는데, 변호사님 보시기에 원래 수사가 늦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적 한계가 있는 건지, 아니면 더 빨리 개입했어야 할 지점이 있었을지. 어떻게 보세요?
◆ 김상민 : 네, 사실 이 사건에는 양쪽 측면이 모두 있다고 봅니다. 먼저, 피해자 대부분이 의사 표현이 어려운 중증발달장애인이기 때문에 진술을 확보하는 데 구조적인 어려움이 따르는 것은 사실입니다. 경찰도 이 때문에 수사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고요. 하지만 신고가 접수되고 6개월이 지난 후에야 압수수색과 피해자 분리조치가 이루어졌다는 점은 매우 아쉬운 대목입니다. 이런 유형의 범죄는 초기 증거 확보와 피해자 보호, 2차 가해 방지가 무엇보다 중요한데, 초기 대응이 다소 미흡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피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수사가 지지부진하자 시민단체들이 전문기관의 조사를 강력히 요구했고, 작년 12월이 되어서야 대학 연구팀의 심층조사를 통해 구체적인 피해 사실이 드러나게 된 겁니다.
◇ 이원화 : 그래서 특히 시민단체들의 문제 제기가 상당히 거센 상황인데요. 이들이 특히 강하게 문제 제기하는 부분은 어떤 부분이 있을까요?
◆ 김상민 : 네, 공동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한 시민단체들은 크게 두 가지를 집중적으로 비판하고 있습니다. 첫째는, 강화군이 자체적으로 의뢰한 심층조사 보고서의 공개를 거부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를 두고 사건의 실체를 은폐하고 축소하려는 것 아니냐고 강하게 문제 삼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는, 조사 결과 명백한 학대 정황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사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이유로 시설 폐쇄나 법인 설립허가 취소 같은 즉각적인 행정처분을 미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이는 명백한 책임 회피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 이원화 : 강화군이 심층조사를 의뢰해놓고도 왜 내용을 전면 비공개하고 있냐, 강화군청의 공식 입장도 나온 게 있나요?
◆ 김상민 : 네, 강화군은 공식 입장을 통해 비공개 이유를 밝혔습니다. ‘보고서에 피해자들의 민감한 개인정보가 다수 포함되어 있어 외부 공개 시 2차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가장 큰 이유로 들었습니다. 또한, 현재 경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안이므로 수사기관의 요청에 따라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공개 여부 역시 수사기관이 판단할 사안이라는 입장입니다.
◇ 이원화 : 특히 피해자 본인이 조사 결과에 대해 정보공개 청구했다 알려지기도 했는데, 그럼에도 이걸 강화군에서 거부할 수 있는 건가요?
◆ 김상민 : 그 점이 가장 안타깝고 비판받는 지점입니다. 정보공개법상 본인에 관한 정보는 원칙적으로 공개 대상이고, 특히 피해자가 자신의 권리 구제를 위해 정보를 요청하는 경우 법원도 그 필요성을 폭넓게 인정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강화군이 '법원의 제출 명령이 있어야만 공개가 가능하다'는 식의 법률 자문을 근거로 피해 당사자의 청구까지 거부한 것은 매우 소극적이고 부적절한 대응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이는 피해자의 권리 회복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보다는, 행정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태도로 비칠 소지가 다분합니다.
◇ 이원화 : 이번 사건에서 또 하나 짚어봐야 할 부분이, ‘시설장 혼자만의 범행이었느냐’인데 지금 보도된 바로는 그렇지 않았단 거거든요? 물론 시설장의 혐의가 가장 무겁겠습니다만 은폐 의혹에 학대 가담 의혹까지 나온 상황인데 어떤 의혹이 제기된 상태고, 만약 이게 사실로 드러날 경우 다른 종사자들의 법적 책임은 어디까지 물을 수 있는지 정리해 주시죠.
◆ 김상민 : 네, 시설장 외 다른 종사자들의 가담 및 은폐 의혹도 제기된 상태입니다. 대학 연구팀의 심층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B 선생님께 가슴과 얼굴을 발로 밟혔다’는 구체적인 폭행 피해 진술이 나왔고, 다른 종사자의 폭행을 목격했다는 진술도 있었습니다. 더 나아가 한 직원이 ‘시설장님 일가이니 자기한테만 말해봐라’고 했다는 진술도 있어, 조직적인 은폐 시도가 있었던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만약 이런 의혹이 사실로 확인된다면, 직접 폭행 등 학대에 가담한 직원은 장애인복지법상 학대죄로 처벌받게 됩니다. 또한, 성폭력이나 학대 사실을 알면서도 묵인하거나 은폐에 가담했다면, 그 정도에 따라 형법상 범죄은닉죄나 학대 방조범으로 형사 책임을 물을 수 있을 것입니다.
◇ 이원화 : 수사 결과나 유죄 판결이 나오기 전이라도 앞서 이야기 나온 시설 폐쇄, 법인설립 허가 취소 같은 행정처분, 법적으로 가능한가요?
◆ 김상민 : 네, 법적으로 충분히 가능합니다. 현행 장애인복지법과 관련 사업안내 지침에 따르면, 시설 내에서 성폭력과 같은 중대한 인권침해가 발생한 경우, 1차 위반만으로도 시설 폐쇄 명령을 내릴 수 있습니다. 즉, 형사재판의 유죄 판결이 확정되기 전이라도, 지자체가 자체 조사나 수사기관의 수사를 통해 학대 사실을 확인했다면 행정처분을 내릴 수 있는 재량이 있습니다. 따라서 '수사 결과를 기다리겠다'는 강화군의 입장은 법적인 필수 요건이라기보다는 처분의 확실성을 기하기 위한 행정적 판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 이원화 : 그러면 피해자들은 지금 어디에서, 어떤 보호를 받고 있는지, 만약 종사자들도 이 사건에 얽혀있다고 하면, 2차 피해라든지 다른 우려스러운 대목은 없겠습니까?
◆ 김상민 : 네, 경찰의 압수수색 이후 여성 입소자 17명에 대한 분리조치가 이루어져 현재 다른 시설 등에서 보호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하지만 2차 피해의 우려는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만약 다른 종사자들 역시 학대에 가담했거나 암묵적으로 동조했다면, 분리된 이후에도 이들을 통해 회유나 압박이 가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습니다. 또한, 수년에서 수십 년간 살아온 생활 터전을 갑자기 떠나 낯선 환경에 적응해야 하는 피해자들이 겪을 정신적 충격과 불안감도 매우 클 것입다.
◇ 이원화 : 앞으로 수사와 재판 과정에서 청취자분들이 가장 눈여겨봐야할 핵심 쟁점, 포인트는 뭐라고 보세요?
◆ 김상민 : 네, 세 가지를 핵심적으로 지켜보시면 좋겠습니다. 첫째는 '피해자 진술의 신빙성'입니다. 의사 표현이 어려운 중증장애인 피해자들의 진술, 그리고 그림이나 놀이치료 과정에서 나온 비언어적 표현들을 재판부가 얼마나 유력한 증거로 인정할 것인지가 유무죄를 가르는 핵심이 될 겁니다. 둘째는 '공모 관계 입증'입니다. 이 사건이 시설장 개인의 일탈을 넘어, 다른 종사자들의 가담이나 묵인 하에 벌어진 구조적 범죄였는지를 수사기관이 밝혀낼 수 있을지 그 여부입니다. 마지막으로 '지자체의 행정 책임 이행'입니다. 수사 결과에 따라 강화군과 인천시가 약속대로 시설 폐쇄와 법인 허가 취소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실제로 집행하는지, 그리고 이번 사건을 계기로 장애인 시설의 인권 감독 체계를 강화하는 실질적인 제도 개선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를 끝까지 지켜봐야 할 것입니다.
◇ 이원화 : <사건X파일>, 오늘 저희가 준비한 내용은 여기까지입니다. 여러분은 모두 변호 받아, 마땅한 사람들입니다. 사건! 엑스파일! 여러분, 고맙습니다.
YTN 이은지 (yinzhi@ytnradi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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