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에서 쓰러진 30대 회사원, 3명에게 새 생명 주고 떠나

길에서 쓰러진 30대 회사원, 3명에게 새 생명 주고 떠나

2025.10.23. 오후 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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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쓰러진 30대 회사원, 3명에게 새 생명 주고 떠나
고(故)김문수(34) 씨 / 한국장기조직기증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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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에서 쓰러져 뇌사 상태에 빠진 30대 회사원이 장기기증으로 3명의 소중한 생명을 살리고 세상을 떠났다.

한국장기조직기증원은 고(故)김문수(34) 씨가 지난달 아주대병원에서 심장과 양측 신장을 기증하고 숨졌다고 23일 밝혔다.

김 씨는 지난 8월 30일 길을 걷다가 쓰러진 채로 행인에게 발견돼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의식을 회복하지 못했다.

유족은 김 씨의 심장이 곧 멈출 것이라는 소식을 듣고 다른 생명의 몸에서라도 살아 숨쉬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장기기증을 결심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평소 내가 가족에게 죽은 뒤 장기기증을 하고 싶다고 했을 때 다른 가족들은 반대했지만 문수는 생명을 살리는 일인데 좋은 것 같다고 했다"라며 "지금 와서 생각해 보니 기증은 문수의 마지막 소원이었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부산에서 1남 1녀 중 첫째로 태어난 고인은 착하고 바른 성품으로 어려운 주변 사람에게 먼저 다가가는 따뜻한 마음씨를 가졌다고 한다. 활달하고 외향적인 성격으로 배드민턴, 수영 등 스포츠를 즐겨 했고, 쉬는 날이면 야구와 축구 경기를 보는 것을 좋아했다. 학창 시절에는 전교 회장과 반장 등을 맡았고 성균관대 컴퓨터공학과를 졸업한 뒤 차량용 음성 인공지능(AI) 회사에서 근무했다.

고인의 어머니는 "단 한 번도 너를 사랑하지 않은 적이 없었다"며 "하늘에서 뭐든지 하고 싶은 거 다 했으면 좋겠어"라고 마지막 인사를 전했다.

YTN digital 정윤주 (younju@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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