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순직 해경·팀장' 통화 육성 입수..."난리 칠 것 같아 보고 안 해"

단독 '순직 해경·팀장' 통화 육성 입수..."난리 칠 것 같아 보고 안 해"

2025.10.21. 오후 11:49.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혼자 구조 활동에 나섰다 순직한 해양경찰관 고 이재석 경사가 사고가 나기 전 당직 팀장과 통화한 육성 파일을 YTN이 단독 입수했습니다.

출동 장소에서 구조 대상자를 찾지 못해 갯벌 안쪽으로 더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었는데, 팀장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며 상황실에 구조 활동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했습니다.

배민혁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순직한 해양경찰 고 이재석 경사는 지난달 11일 새벽 2시 7분 갯벌에 남성이 고립됐다는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습니다.

홀로 구조 대상자를 찾던 이 경사는 새벽 2시 반, 당직 팀장의 전화를 받았습니다.

[고 이재석 경사 / 지난달 11일 새벽 2시 반, 당직 팀장 통화 : 네 팀장님. (그 사람이 그 있던 곳에 없다는 거야?) 아니요. 지금 들어왔는데요. (어.) 지금 보이는 게 없어요. 아직은. 근데 지금 드론 소리는 들리거든요?]

이 경사는 구조 대상자가 보이지 않는다며 갯벌 안쪽으로 더 들어가 찾아봐야 할 것 같다고 말합니다.

[고 이재석 경사 / 지난달 11일 새벽 2시 반, 당직 팀장 통화 : 지금 좀 더 들어가서 한 번 확인을 해봐야 할 것 같아요. 지금 물이 지금 거의 빠져 있는 상태라서 들어갈 수는 있을 것 같습니다.]

팀장도 이런 상황을 거듭 확인하고, 이 경사는 예상보다 멀리까지 수색해야 할 것 같다는 취지로 설명합니다.

[당시 당직 팀장 / 지난달 11일 새벽 2시 반, 고 이재석 경사 통화 : (어, 그러니까 그 사람하고 네가 아직….) 네, 상봉하지는 못했습니다. 좀 멀리 있는 것 같아요. 여기서.]

수색이 쉽지 않아 보이는 상황, 그런데 팀장은 이해하기 어려운 이유를 대며 상황실에 출동 사실을 보고하지 않았다고 말합니다.

[당시 당직 팀장 / 지난달 11일 새벽 2시 반, 고 이재석 경사 통화 : (어 그래, 저기다가 상황실에다가 얘기는 안 했어. 얘기하면 또 막 난리 칠 것 같아 가지고 그냥.)]

이후 계속 수색을 이어가겠다는 이 경사의 말을 끝으로 통화는 종료됐습니다.

이로부터 10여 분 뒤, 이 경사가 추가 인원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한 2시 42분에도, 허리까지 물이 찼고 구명조끼까지 벗어줬다고 한 2시 56분에도 상황실 보고는 없었습니다.

드론 순찰대가 위험하다며 지원을 요청한 3시 9분에도 파출소에서 자체적으로 대응했습니다.

현장에 나간 파출소 팀원들이 이 경사를 찾지 못하자 새벽 3시 반이 돼서야 상황실에 보고했는데, 최초 신고부터 1시간 20분이 지난 시점이었습니다.

앞서 이 경사가 구명조끼를 벗어준 뒤로도 상당한 시간을 생존해 있던 게 확인된 상황.

조금만 빨리 상황실에 보고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했다면 이 경사를 살릴 수 있었을 거란 비판을 피할 수 없어 보입니다.

YTN 배민혁입니다.


영상편집 : 임종문


YTN 배민혁 (baemh0725@ytn.co.kr)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카카오톡] YTN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