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김용, 이재명 위한 정치자금 필요"...정영학 녹취록 일부 인정

[앵커]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최측근,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판결문이 공개됐습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원장의 범행 시점이 대선 경선 준비 자금이 필요한 때였다며, 이 대표를 위해 정치자금이 사용됐을 가능성을 열어뒀습니다.

김다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김용 전 부원장은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된 후에도 불법 정치자금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완강히 부인했습니다.

재작년 5월 무렵은 이재명 대표의 대선 경선 준비를 위한 전국 조직이 완성된 상태였고,

준비 과정도 자원봉사로 진행돼 별도 비용이 필요 없었다는 겁니다.

[김기표 / 김용 법률대리인 : 저희는 이해하기 어려운 판결이고요. 항소심에서 다투면 진실이 밝혀질 거로 생각합니다.]

1심 재판부는 그러나, 압수된 USB 등 증거를 종합하면, 대선 경선 조직 구성과 준비를 위해 정치자금이 필요했던 시기가 맞는다고 판결문에 적시했습니다.

또, 김 전 부원장 주장대로 자발적 지출이 있었다면 자료가 남았어야 하지만, 뒷받침할 만한 기록은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했습니다.

대장동 민간업자 남욱 변호사가 김 전 부원장에게 전달한 6억 원의 사용처가 베일에 싸여있는 가운데,

이 돈이 이 대표의 대선 경선 자금으로 쓰였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대목입니다.

재판부는 김 전 부원장과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본부장,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을,

이 대표의 성공을 바라는 '의형제'로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이 10년 넘게 교류하며 이 대표 정치 활동에 도움이 되도록 성남시 개발사업을 담당했고, 다양한 방식으로 선거 활동을 조력했다는 겁니다.

판결문엔 대장동 업자들이 나눈 대화가 녹음된 이른바 '정영학 녹취록' 일부도 포함됐습니다.

녹취록에 여러 허언이 있다는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반박과 달리,

장기간 같은 취지로 반복적인 발언이 이뤄졌다며 단순히 허언으로 치부할 수 없다는 게 재판부 판단입니다.

유 전 본부장 증언도 일관되고 세밀하다며 신빙성을 인정한 데 더해,

재판부가 정영학 녹취록 일부까지 받아들이면서 의혹의 정점에 있는 이 대표 재판에 더욱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옵니다.

YTN 김다현입니다.


영상편집 : 마영후
그래픽 : 기내경


YTN 김다현 (dasam0801@yt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