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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이어트약 성지' 마약류 과다 처방 의혹...마약 수사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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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다이어트 약의 성지'로 불리는 전국에 의원 관계자들이 줄줄이 마약류 관리법 위반으로 입건되는 등 경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부작용과 중독성이 큰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과다 처방했다는 의혹을 받는데요.

이 내용 취재한 임예진 기자와 자세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먼저 '다이어트 약 성지'라고 불리는 곳, 전국에 여러 곳이 있죠?

[기자]
온라인 다이어트 카페에 다이어트 약을 검색해보면 자주 언급되는 몇몇 의원이 있습니다.

전국에서 사람들이 찾아올 정도로 살이 잘 빠진다, 이렇게 소문난 곳인데요.

지난해 얼마나 많은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처방했는지, 순위를 매겨보니 성지라고 불리는 의원들이 모두 상위권에 있었습니다.

대구 달서구에 있는 의원이 가장 처방량이 많았고,

뒤이어 충남 보령시, 경기 구리시에 있는 의원 순이었는데요.

이 가운데 대구와 구리에 있는 의원 관계자들은 경찰 조사를 받는 중이고, 보령에 있는 의원의 원장과 부원장 2명은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지난 6월 식약처 수사 의뢰를 받은 경찰은 보령 의원에 의사 2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과 의료법 위반 혐의로 입건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이들은 여성 환자 10명에게 마약류 의약품 만 8천여 정을 과다 처방한 혐의를 받습니다.

[앵커]
숫자가 너무 커서 감이 잘 안 오는데, 이게 얼마나 많은 겁니까?

[기자]
저도 이게 얼마나 많은 양인지 실감이 안 났는데요.

3대 다이어트 약 성지 의원에서 마약류 식욕억제제를 가장 많이 받은 환자의 처방량을 보시면요,

충남 보령 의원에 다녔던 30대 여성은 한 해 동안 3천240알을 처방받았는데 식약처 기준에 따라 3개월을 복용했다고 하면 하루 50여 개를 섭취한 셈이고요.

1년 동안 꾸준히 먹었다고 해도 하루 평균 여덟 알이 넘는 마약류를 먹은 셈입니다.

식욕억제제는 하루 한두 알 복용이 일반적인데요.

이런 추산으로 볼 때 경찰은 마약류 오남용 처방을 의심하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취재하면서 임 기자가 직접 구리에 있는 의원에서 진료를 받아봤다면서요?

[기자]
네, 병원 문을 열기 전부터 사람들이 계속 찾아왔습니다.

몸무게와 키를 재고 간호사와 간단한 문진표를 작성하는데, 의사와 대면해 상담을 받은 건 1분도 채 되지 않았습니다.

형식적인 질문이 대부분이었고, 이후 수납을 하면서 간호사가 복약에 대해 짧게 설명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이렇게 제가 발부받은 처방전엔 펜디메트라진 성분이 있었습니다.

마약류 식욕억제제 가운데 하나로, 중독성이나 내성 때문에 주의해서 다뤄야 하는 의약품인데요.

체질량 지수가 정상 범위에 있음에도 쉽게 처방됐고, 함께 간 저희 YTN의 다른 취재진 역시 이 약품을 어렵지 않게 처방받았습니다.

[앵커]
이런 식욕억제제의 문제점은 뭔가요?
[기자]

'펜디메트라진'이나 '나비약'으로 유명한 펜타민 같은 식욕억제제는 모두 각성제인데요,

사람을 긴장 상태로 만들어주는 교감신경계를 활성화 시켜 식욕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심장박동이 빨라진다거나 식은땀이 흐르는 증상이 가장 많이 나타나는데요.

또, 오랜 기간 복용하게 되면 고혈압 위험이 20배 이상 올라갈 수 있고요.

특히 중독될 경우 불안장애 등 정신 질환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비만 치료를 하고 있는 정신과 교수 이야기 들어보시겠습니다.

[한창우 / 명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환자들이 과도하게 쓰다 보면 이 약들의 특징이 뭐냐 하면 정말 심한 경우에는 이제 정신병까지도 유발할 수 있어요. 이 약이 또 금단 현상이 심할 수 있는데 두드러지는 것이 우울증이나 무기력증 같은 것들이 발생할 수 있거든요.]

이 때문에 식약처에서는 3개월 이내로 처방하도록 기준을 제시하고 있지만, 잘 지켜지지 않는 상황인 겁니다.

[앵커]
식욕억제제 말고도 의료기관이 마약류를 오남용 하는 경우도 많다면서요?

[기자]
네, 앞서 언급했던 대구 달서구 의원 같은 경우 식욕억제제 처방량이 1위였는데요.

전체 의약용 마약류 처방량도 가장 많았습니다.

항불안제나 진통제를 포함한 마약류 전체로 보면 처방량은 식욕억제제의 두 배인 2천2백만 개를 웃도는 수준입니다.

대리 처방이나 명의 도용, 의사의 이른바 '셀프 처방'도 사각지대로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한 해 동안 8천 명이 넘는 의사가 의료용 마약류를 스스로 처방한 것으로 집계됩니다.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검찰은 얼마 전 의료인이 마약류 중독자로 의심되면 마약류 중독 판별검사를 반드시 의뢰하도록 지침을 내리기도 했습니다.

올해 7월까지 식약처가 마약류 오남용이 의심된다며 경찰에 수사를 의뢰한 병원과 의원 등은 모두 57곳입니다.

의료기관이 마약을 쉽게 구할 수 있는 창구로 지목되는 만큼 경찰도 수사망을 확대할 전망입니다.

[앵커]
최근 연예인들의 마약 의혹 수사도 계속되고 있는데, 수사 상황 정리해주시죠.

[기자]
네,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계는 지금까지 배우 이선균 씨와 가수 지드래곤 등 7명을 마약류 관리법 위반 혐의로 수사하고 있는데요.

이 가운데 작곡가 정다은 씨와 유흥업소 실장에 대해선 어느 정도 혐의를 입증해 검찰에 넘겼습니다.

또, 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 씨 등 3명도 계속 입건 전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앵커]
가수 지드래곤, 권지용 씨와 배우 이선균 씨 모두 마약 정밀검사에서 음성이 나왔다면서요?

[기자]
네, 두 사람 모두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정밀 감정을 한 결과 음성 판정이 나왔습니다.

향후 수사 방향은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권 씨의 경우 출국금지 조치된 지 한 달 만에 해제된 반면,

마약류관리법상 대마와 향정 혐의로 함께 수사를 받는 배우 이선균 씨에 대해선 최근 법무부에 출국금지 1개월 연장을 요청한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여기에 이선균 등 연예인에게 마약류를 제공한 혐의를 받는 현직 의사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되기도 했습니다.

이 때문에 경찰 수사에 대해 무리하게 진행한 게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는데요.

이런 가운데 경찰은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를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앞서 경찰청 고위 관계자는 음성 결과에도 마약 투약 정황이 확실하면 유죄 판결 받는 경우도 있다며 수사를 계속할 뜻을 이어갔습니다.


YTN 임예진 (imyj7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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