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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탓 찾자"...감시 설비 2억 5천만 원 쓴 발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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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판·난간 위…우편함까지 카메라 설치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반년…발전소는 곳곳 카메라
발전소 노동자들 "CCTV는 책임 회피용"
지난 2019년 발전사 CCTV 공개하며 "노동자 과실"
[앵커]
중대재해처벌법 제정의 중요한 계기가 됐던 게 지난 2018년 태안발전소에서 일어난 김용균 씨 사고이죠.

그런데 중대재해처벌법 시행 반년이 돼 가는 지금 발전사들은 수천만 원에서 수억 원씩 들여 CCTV나 블랙박스를 사들이는 데 여념이 없다는데요.

노동자들은 크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왜 그런 건지 이준엽 기자가 알아봤습니다.

[기자]
설비 유지보수 작업이 한창인 발전노동자들 앞에 삼각대와 카메라가 눈길을 사로잡습니다.

또 다른 작업 현장에도 삼각대가 떡하니 세워져 있습니다.

'표지판 합체형'도 등장했고 난간에도 액션캠을 달아놨습니다.

우편함으로 쓰던 곳도 까뒤집어 CCTV를 설치해 놓았습니다.

[A 씨 / 한국서부발전 산하 발전소 노동자 : 일하러 나갈 때 카메라를 같이 들고 나가는 거죠. 본인들이 카메라를 설치하고. (대부분 노동자는) 자기 신상에 대해서 계속 나가니까 안 좋게 생각하죠.]

지난 2018년 고 김용균 씨가 산재 사고로 숨지고 중대재해처벌법이 시행된 지 반년을 바라보는 지금 바뀐 발전소 풍경입니다.

카메라 구매에만 2억5천만 원 넘게 쓴 발전공기업도 있습니다.

발전사들은 위험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유사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분석에 활용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합니다.

'안전 백신'이라고 지칭하는 발전사도 있습니다.

반면, 노동자들은 책임 회피용이라고 말합니다.

실제 지난 2019년 김용균 씨 사고 후 석 달 만에 태안화력발전소에서 또 사고가 나자 사측은 서둘러 CCTV를 공개했습니다.

노동자가 설비 사이로 무리하게 들어갔다고 주장한 건데, 당시 안전한 통로를 확보하지 않은 채 점검을 지시한 사측 책임은 쏙 빠졌습니다.

[이태성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발전 비정규직 연대회의 간사 : 산업안전관리비라는 것은 현장 노동자의 기본 보호장구를 사는 것들로 대부분 채워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카메라나 블랙박스를 구매하는 비용으로 (사용되니까.)]

YTN이 확인한 발전공기업 본사 직원과 협력업체 현장감독관 사이 대화에서도 이런 정황은 고스란히 드러납니다.

CCTV 녹화에 동의해달라고 요구하며 카메라를 설치하면 '노동자 잘못'을 찾아 감독들이 책임을 돌릴 수 있을 거라고 강조합니다.

[류호정 / 정의당 국회의원 : 노동자 개인정보 자기결정권을 보호하면서 안전사고 예방을 할 수 있도록 노동자 대표와 합의를 통해서만 감시설비를 설치·운영할 수 있도록 근로기준법 개정이 필요합니다.]

CCTV 설치에 거액을 들이고 있지만, 오래된 발전소 구석구석에는 여전히 정비가 필요한 시설이 많습니다.

지난해 말 국무조정실이 주관한 점검에선 용역업체의 안전전담인력 확충과 함께 장비와 설비 개선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안전을 위해 도입된 작업자의 '작업중지권'도 말벌집 제거 같은 일상적 보수 작업에 사용될 뿐 아직 제대로 자리 잡지 못한 상황입니다.

중대재해처벌법 시행으로 시작된 '발전소 카메라 설치' 열풍.

커지는 인권 침해 논란 속에 현장 노동자의 안전을 돕기 위한 최선의 방안인지에 대해선 여전히 의문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YTN 이준엽 (leejy@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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