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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인데 세금은 '사장님'..."고용주 압력에 수백만 명이 '가짜 3.3%' 사업소득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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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오늘(3일)은 '납세자의 날'인데요.

노동 현장에서는 고용주가 허위로 작성한 계약서 때문에 노동자들이 근로소득세가 아닌 사업소득세를 내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합니다.

고용주가 4대 보험 가입 등 의무를 피하려고 사업자 계약을 강요하는 건데 노동단체는 이런 사례가 수백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홍민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 2018년, 서울의 한 오피스텔 분양대행사에서 상담사로 일한 김소연 씨.

일을 시작한 지 두 달 동안 임금을 한 푼도 받지 못해 관리자에게 따졌더니 황당한 답변이 돌아왔습니다.

[김소연 / 전 분양상담사 : (제가) 근로자가 아니라 할 수가 없대요. 월급을 받고 싶으면 형사 고소를 해라….]

회사 측에서 김 씨를 서류상 '근로자'가 아닌 '사업소득자'로 등록한 겁니다.

근로계약서 작성을 거부하고 구두 계약을 강요했기 때문에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신고할 수도 없었습니다.

[김소연 / 전 분양상담사 : 아침 10시에 정확히 출근해서 사인해야 하고, 본부장님 조회를 들어야 하고, 누가 봐도 이건 노동자거든요.]

부산에서 프로축구단 유소년팀 감독을 지낸 최우정(가명) 씨도 14년 동안 일한 퇴직금을 단 한 푼도 받지 못했습니다.

서류상 근로자가 아닌 사업자라는 이유로, 그동안 근로소득세가 아니라 사업소득세 3.3%를 꼬박꼬박 냈다는 사실도 뒤늦게 알았습니다.

[최우정 (가명) / 전 부산 아이파크 유소년 축구단 감독 : 퇴직금을 달라고 하니까 근로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퇴직금을 지급을 못 하겠다고 하더라고요.]

이처럼 지시를 내리고 따르는 사실상의 고용 관계이면서도, 계약서에는 사업소득자로 등록된 사람들을 위한 시상식이 열렸습니다.

배우와 조리사, 아나운서, 미용실 직원 등 직종도 다양했습니다.

이번 시상식은 잘못된 세금을 내는 노동자들을 부각하기 위해 납세자의 날에 맞춰 열렸습니다.

참석자들은 모두가 노동자성을 인정받아 이런 시상식이 다시는 열리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노동자가 사업자로 등록되면 사업주는 사업소득세 3.3%만 떼고 월급만 줄 뿐 4대 보험 가입, 퇴직금 지급 등 근로기준법상 의무와 책임은 지지 않아도 됩니다.

노동자 중에도 보험료를 피하려 이런 고용 형태를 원하는 사례도 있지만 주휴수당은 물론, 업무 중 다칠 경우 산업재해 보상도 받지 못합니다.

[한상균 / 권리찾기유니온 위원장 : 작은 사업장이라는 이유로, 일하는 사람들의 기본적인 권리인 4대 보험 대신, 가짜 3.3% 사업소득자라는 꼼수를….]

이런 계약은 근로기준법 위반에 해당하고, 정부도 근로 감독을 하고 있지만, 정확한 실태를 파악하기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 : 사업소득세를 내는 사람들을 전수 조사해서 노동자인지를 감독한다는 건 실제로 좀 어렵겠죠.]

노동단체는 노동자이면서도 3.3%의 사업소득세를 내야 하는 가짜 사업자가 수백만 명에 달할 것으로 보고, 정확한 실태 조사에 나서기로 했습니다.

나아가 타인에게 노무를 제공하는 사람을 모두 노동자로 인정하면 이런 문제가 해결된다며, 근로기준법 제외 대상을 없애는 입법 활동도 벌일 예정입니다.

YTN 홍민기입니다.


YTN 홍민기 (hongmg1227@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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