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수사 사실상 빈손...'대장동'도 갈 길 멀어

'고발 사주' 수사 사실상 빈손...'대장동'도 갈 길 멀어

2021.12.04. 오전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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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을 수사하는 공수처가 핵심 인물 손준성 검사의 신병확보를 세 차례나 실패하면서 사실상 수사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입니다.

대장동 의혹 수사도 윗선이나 로비 의혹에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원점에서 수사 재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나옵니다. 김다연 기자!

공수처의 '고발 사주' 의혹을 석 달 동안 수사하고 있지만, 핵심 의혹을 여전히 규명하지 못하고 있죠?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른바 '고발 사주' 의혹 수사에 착수한 건 지난 9월 9일이었는데요.

소환 조사도 없이 청구한 체포 영장과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무리한 수사라는 비판이 잇따랐는데, 두 번째 구속영장마저 법원에서 퇴짜를 맞았습니다.

구속 사유와 필요성·상당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두 차례 소환조사와 대검 압수수색 등 보강조사로 고발장 작성자와 전달자를 구체화했지만, 범죄사실을 소명하기에는 부족했던 겁니다.

수사의 허점은 심문 과정에서도 드러났습니다.

여운국 공수처 차장은 구속 필요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자신들은 수사 경력이 없어 아마추어라 할 수 있는데, 손 검사 측은 특수수사 경력이 10년이 넘는 수사 전문가라고 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판사에게 영장 발부를 호소하기 위한 취지였다 해도, 자신들의 수사경험과 역량 부족을 스스로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또 고발장 작성을 실제로 누가 했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추측성 답변만 내놓은 것으로도 알려졌습니다.

1차 구속영장 기각 후 한 달 넘게 진행된 보강 수사가 사실상 별다른 진척이 없었던 셈입니다.

수사 적법성을 두고도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손 검사 측은 지난달 30일 피의자 측 참여권이 배제된 상태에서 이뤄진 공수처의 압수수색이 위법했다며, 이를 취소해달라고 법원에 요청했습니다.

준항고가 법원에서 받아들여질 경우 공수처가 확보한 일부 물증의 증거 능력마저 잃게 돼 향후 공소유지에도 난항이 예상됩니다.

검찰이 여권 인사에 대한 고발을 사주했다는 이번 의혹의 핵심은 손 검사의 혐의 입증이 우선돼야 합니다.

하지만 세 차례나 신병확보에 실패한 만큼 사실상 수사가 빈손으로 마무리될 거란 분석과 함께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의 관여 여부까지 캐내려던 수사 목표도 물거품이 됐다는 관측이 지배적입니다.

[앵커]
검찰 대장동 수사도 짚어보겠습니다.

대장동 의혹도 사실상 윗선이나 배후를 캐는 게 핵심인데, 관련 수사도 지지부진하다고요?

[기자]
지난주 검찰이 박영수 전 특검과 권순일 전 대법관 등 이른바 '50억 클럽' 인사들을 줄줄이 소환하면서 로비 의혹 수사에도 속도가 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제동이 걸렸습니다.

곽상도 전 의원에 대한 구속영장이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에 대한 '소명 부족'을 이유로 기각된 겁니다.

검찰은 곽 전 의원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 부탁으로 하나은행 측에 영향력을 행사해 컨소시엄 무산 위기를 막아주고 그 대가로 아들의 퇴직금 명목으로 50억 원을 받았다고 의심하고 있는데요.

돈의 대가성이 핵심인데, 검찰은 곽 전 의원이 김만배 씨에게 받은 청탁과 하나은행 측에 했다는 청탁의 시점·장소뿐만 아니라 곽 전 의원의 알선 상대를 구체적으로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심문 과정에서는 영장청구에 적시한 알선수재뿐만 아니라 추후 뇌물수수 혐의 적용도 가능하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전해졌는데, 혐의를 제대로 입증하지도 못하고 무리하게 영장을 청구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중앙지검 전담수사팀 출범 두 달이 지났지만 성남시 윗선을 향한 수사에는 한 걸음도 못 갔습니다.

당시 시장으로서 대장동 사업 결정권을 가졌던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비롯한 성남시 관계자의 개입 여부를 가리는 게 핵심인데요.

이 후보의 최측근이자 황무성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사장이 사퇴를 압박당하는 녹취록에도 언급된 정진상 당시 정책실장에 대한 소환은 아직입니다.

유동규 전 본부장에 이어 김만배 씨, 남욱 변호사, 정영학 회계사가 기소된 뒤 수사 방향이 윗선·로비 의혹을 향해 가는 듯했지만, 지금으로써는 성과가 불투명합니다.

'대장동 4인방'의 일탈로 매듭지어질 수 있다는 우려 속 정치권의 특검 도입 요구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사회부에서 전해드렸습니다.


YTN 김다연 (kimdy081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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