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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력 피해자 수사 기록 돌려본 경찰..."같은 경찰인데 무슨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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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성폭력 피해 조사를 받으러 온 여성 앞에서 담당 수사관이 다른 부서 남성 수사관과 수사기록을 돌려본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해당 수사관은 선배 수사관에게 조언을 구하려고 한 거라면서 같은 경찰끼리 무슨 문제냐고 반문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신준명 기자입니다.

[기자]
같은 대학 남학생에게 성폭력 피해를 당한 20살 여성 A 씨는 지난달 25일 경찰서를 찾았습니다.

당시 여성청소년과 조사실이 가득 차서 형사과 조사실로 가 담당 여성 수사관 B 경사에게 조사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형사과 소속 남성 수사관 C 경위가 조사실로 들어와 피해자인지 피의자인지 물어봤습니다.

그러자 B 경사는 C 경위에게 "사건을 판단해달라"며 피해자 A 씨의 수사 기록을 건넸습니다.

수사와 무관한 형사과 C 경위는 피해자의 인적 사항과 피해 사실 등이 담긴 수사 기록을 들고 나가 조사실 밖 간이 책상에서 읽었습니다.

[피해자 A 씨 : 제가 바로 앞에 있는 데에서 전혀 관련도 없는 다른 분에게 읽어보라면서… 수치스러웠고 저를 정말 피해자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고….]

조사에 입회한 변호사가 항의하자 B 경사는 "사건에 대한 조언을 구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같은 경찰인데 무슨 문제냐"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경찰청 범죄수사규칙은 피해자라는 사실조차 제3자에게 누설하면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승재현 / 한국형사법무정책연구원 박사 : 그 (남성) 형사가 일단 들어가는 거 자체가 어색하고. 같은 경찰관이라 그랬다고 하면 그 사건을 제주도에 있는 경찰관도 볼 수 있는 건 아니잖아요?]

담당 수사관인 B 경사는 조사 과정에서 성폭력 피해와 전혀 관련 없는 사건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피해자 A 씨에게 "친오빠가 가해자로부터 협박 등 여러 혐의로 고소당한 사실을 알고 있느냐"고 물어본 겁니다.

A 씨는 본인 때문에 친오빠까지 피해를 보게 될 거란 생각에 조사를 제대로 받을 수 없었다고 당시 심정을 전했습니다.

[피해자 A 씨 : 오빠한테도 피해가 갈까 봐 너무 무섭고요. 2차 피해로 저를 찾아와서 보복할까 봐 너무 무섭고….]

[배인순 / 피해자 측 법률대리인 : 사실 너무 처음 겪는 일이었고 피해자로서 상당히 불안한 심리가 있는데, 그 와중에 친오빠가 고소당했다는 얘기까지 들으니까 더 불안해했고.]

충남 아산경찰서는 B 경사의 행동이 부적절했다면서도 징계할 만한 사안은 아니라고 보고 구두로 주의만 줬습니다.

또, B 경사와 피해자의 신뢰관계가 무너져 더는 정상적인 수사가 불가능할 것으로 보고 담당 수사관을 교체했습니다.

결국, A 씨는 수치심과 심리적 압박감 속에 다른 수사관에게 끔찍했던 피해 사실을 또 다시 진술해야 하는 처지에 놓이게 됐습니다.

YTN 신준명입니다.


YTN 신준명 (shinjm752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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