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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과외선생 학대에 뇌진탕·불안장애..."명문대생이라 믿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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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7살 아이가 과외 선생님에게 상습적으로 폭행당해 뇌진탕 증세와 불안장애를 앓고 있습니다.

엄마나 아빠에게 말하면 가만두지 않겠다, 더 때리겠다는 협박에 아이는 수개월 동안 학대를 당한 사실을 숨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김혜린 기자가 단독 취재했습니다.

[기자]
문이 굳게 닫힌 공부방 안, 과외 수업을 하던 A 씨가 갑자기 손가락을 튕겨 아이 얼굴을 때리기 시작합니다.

아이가 무언가를 집으려 일어나자 우악스럽게 가슴팍을 잡아당겨 앉히고, 급기야는 화를 못 참겠다는 듯 주먹으로 머리를 마구 때립니다.

다음 수업에도 폭행은 계속됩니다.

목이 뒤로 꺾이도록 주먹에 맞는 아이.

겁에 질린 채 팔로 막아보지만, 소용이 없습니다.

[피해 아동 고모부 : 아이를 완전히 심리조절을 해서, 요샛말로 '가스라이팅'이라고 하죠. 너 엄마한테 얘기하면 가만 안 놔둔다 이런 식으로 협박한 거예요. 오랜 기간.]

상습적으로 학대를 당하던 B 양은 그림으로 폭행 사실을 표현하기 시작했습니다.

교통사고를 당해 혼이 나가 있거나, 반창고를 붙이고 있거나, 피눈물을 흘리는 모습이 B 양의 스케치북을 가득 채웠습니다.

부모님에게 말을 하면 나쁜 사람이다, 다른 사람에게 말하면 더 때릴 거다,

반복되는 A 씨의 세뇌에 학대 사실을 숨겨오다 결국, 말이 아닌 그림으로 호소했던 겁니다.

[피해 아동 고모 : (폭행을 당해서) 너무 다쳐서 아팠고, 아파서 공부는 할 수도 없고 자기가 정말로 생명의 위협을 느껴서 나는 이렇게 죽어가고 있다. 이런 그림을 (고모) 집에다가 그려놓고 간 거예요.]

B 양 가족은 A 씨의 학대가 과외를 시작한 지난해 3월부터 10월까지 무려 8개월 동안 이어졌다고 말합니다.

B 양은 학대 후유증으로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이른바 뇌진탕 증세와 불안장애를 앓고 있고, 지금도 어른들을 무서워합니다.

[피해 아동 고모 : (공연을 보러 가서) 공연하는 사람들이 사진도 찍어주고 인사도 하고 악수하려고 내려오니까 그냥 여기로(의자 밑으로) 가서 숨는 거예요. 너무 무섭다고 어른이. 자기는 아이라서 아무것도 할 수가 없대요.]

A 씨는 아이가 문제를 풀지 않고 멍하게 있어서 참지 못하고 때렸다면서도 처음부터 그런 건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아이가 멍한 것마저도 상습 학대 이후 겪게 된 증상이라며 A 씨를 고소했고, 아동복지법 위반으로 기소돼 재판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앵커]
부모는 아동 복지를 전공한 국내 최고 명문대 재학생이라는 얘기에 과외를 맡겼다가, 수개월 동안 아이가 학대당한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습니다.

1심 재판에선 초범이고, 반성한다는 이유로 징역형의 집행유예가 선고됐는데 가족들은 피해 아동이 겪을 후유증에 비해 처벌이 너무 가볍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김혜린 기자가 계속해서 보도합니다.

[기자]
주먹으로, 손바닥으로 쉴 새 없이 맞아 이제는 손만 들어도 움츠러드는 아이.

계속되는 폭행에 한동안 얼굴을 부여잡았다가, 체념한 듯 다시 펜을 쥡니다.

손바닥으로 얼굴을 후려치고도 분이 안 풀리는지 손아귀에서 벗어나려는 아이를 번쩍 들어 마구 다그칩니다.

과외 선생의 이 같은 학대 행각은 평소와 달라진 B 양의 모습을 수상히 여긴 부모가 공부방에 설치한 CCTV에 고스란히 포착됐습니다.

국내 손꼽히는 명문대에서 아동 복지를 전공하는 학생이라고 해 믿고 맡겼는데, 수개월 동안 상상도 못 한 일이 벌어지고 있었던 겁니다.

[피해 아동 고모 : 속은 거 같아요. 서울대라는 게 가장 중요하게 영향을 줄 수밖에 없는 거고요. 그거를 믿고 과외 선생을 쓰게 됐고.]

부모는 곧바로 과외 선생 A 씨를 경찰에 고소했고, B 양은 경찰 조사에서 8개월 동안 학대를 당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과외가 시작된 3월 첫 번째 수업부터 때려서 아팠다, 엄마나 아빠한테 말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했다, 울면 시끄럽다고 또 때려서 울지도 못했다며 구체적인 학대 행위를 하나하나 털어놨습니다.

[피해 아동 고모 : 경찰에서도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9월, 10월에 맞았다고 (아이가) 또박또박 얘기했어요.]

하지만 재판에선 과외 수업 8개월 가운데 2개월간 저지른 학대만 유죄로 인정됐습니다.

3월부터 맞았다는 B 양 증언은 배척되고 8월부터 때리기 시작했다고 인정한 A 씨의 진술이 받아들여진 겁니다.

재판부는 A 씨가 초범이고 상습 학대 정도가 심하지 않은 점, 반성하고 있다는 점,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습니다.

하지만 가족들은 피해 아동이 평생 겪을 트라우마와 고통에 비해 형량이 가볍다고 반발하고 있습니다.

[피해 아동 고모부 : (아이의 트라우마가) 6개월, 1년이 지나도 회복이 안 된 거예요. 굉장히 활발한 아이인데 이 사건 이후에는 굉장히 소극적으로 돼 있고.]

아동에 대한 신체적 학대 행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하고, 상습성이 인정되면 가중처벌할 수 있습니다.

실제 지난 9월, 인천의 한 어린이집에서 허벅지나 팔뚝을 때리는 등 원생들을 2개월 동안 상습 학대한 교사들이 모두 실형을 선고받기도 했습니다.

가족들은 B 양이 8개월 동안 최소 9백 번 이상 학대를 당했다는 증거를 더해 항소할 예정입니다.

YTN 김혜린입니다.


YTN 김혜린 (khr0809@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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