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있저] "하나은행, 수천억 수익 예상하고도"...김정태 회장 고발

[뉴있저] "하나은행, 수천억 수익 예상하고도"...김정태 회장 고발

2021.11.02. 오후 7: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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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장동 개발 사업 주관 금융사로 '성남의뜰 컨소시엄'을 이끈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이 고발됐습니다.

수천억 원대 사업 이익을 예상하고도 화천대유가 그 이익을 독차지하도록 공모 또는 방조했다는 이유입니다.

관련 내부 보고서를 뉴스가 있는 저녁 제작진이 입수했습니다.

이 문제 취재한 양시창 기자와 자세한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양 기자, 어서 오십시오.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네, 앞서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 시민단체의 김정태 회장에 대한 고발 계획을 처음 보도했는데, 고발장이 오늘 접수된 건가요?

[기자]
네, 고발장을 먼저 보시겠습니다.

피고발인은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하나은행의 대장동 사업 관계자들이고요.

고발인은 안진걸 민생경제연구소장과 각각 다른 시민단체까지 모두 3명인데,

금융정의연대, 개혁국민운동본부 등 17개 시민단체를 대표해 고발한다고 적혀 있습니다.

혐의는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배임과 은행법 위반 등인데, 자세한 내용은 뒤에 다시 말씀드리겠고요.

앞서 지난달 21일 뉴스가 있는 저녁에서 김정태 회장 고발 계획을 처음 보도한 지 열흘 만에 실제 고발이 이뤄졌습니다.

고발인들은 오늘 오전 8시, 서울중앙지검에 온라인으로 접수했다고 밝혔습니다.

중앙지검에 확인해보니, 아직 수사 부서에 배당되지는 않았다고 하고요.

통상 고발장이 접수되면 배당에 하루 이틀 정도 걸린다고 하니 내일쯤 배당될 것으로 보입니다.

[앵커]
자, 그럼 구체적으로 들어가 보죠.

이번 고발의 핵심 근거가 하나은행 내부 보고서라는데, 뉴스가 있는 저녁 제작진도 보고서를 입수했죠?

[기자]
네, 앞서 시민단체의 고발장을 보셨는데요.

그 고발장에 인용된 내용의 원본 보고서가 지금 나오는 화면입니다.

전체 30쪽으로, 작성 시점은 2016년 10월입니다.

제목이 '성남 판교대장 도시개발사업 IM'으로 돼 있는데요.

투자자를 모집할 때 투자 판단을 돕기 위한 기초 자료를 담은 보고서라고 할 수 있습니다.

KEB 하나은행 내부, 정확히는 부동산금융부에서 작성한 보고서인데, 눈에 띄는 점이 표에 담긴 '예상 사업 수지' 부분입니다.

가장 이익이 큰 공동주택용지, 즉 아파트 용지는 평당 천6백20만 원에서 천7백만 원으로 매도 가격을 잡아 1조4천억 원의 수입이 있을 것으로 예상했고요.

연립주택도 2천백억 원을 넘는 가격을 책정해, 토지보상비와 공사비 등 지출 항목을 제외하고도 3천6백억 원 가까운 순이익을 예상했습니다.

종합의견도 이 내용이 고스란히 나타나는데요.

수도권 지역 주거용 택지의 희소가치가 높아진 상황에서 강남권 접근이 쉽고, 전체 매출액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공동주택용지의 예정 공급가액이 평당 1천6백20만 원에서 1천7백만 원 수준으로 가격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어 분양이 양호할 것으로 예상한다는 게 핵심입니다.

여기에, 민·관 공동사업으로 토지 확보의 안전성도 확보하고 있다고 적었습니다.

즉, 하나은행 부동산금융부는 대장동 개발 사업이 3천6백억 원 가까운 수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면서, 이른바 인허가 위험부담도 없다고 결론 낸 겁니다.

성남시에서 확정이익으로 가져갈 1천8백22억 원을 제외해도 1천7백억 원이 넘는 순이익이 발생한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애초 하나은행은 지난달 21일, 뉴스가 있는 저녁 제작진의 취재에 초기 사업 비용과 인허가 등 위험부담을 지지 않기 위해 보통주가 아닌 우선주로 참여하게 됐다면서,

출자 초기부터 배당이익에는 관심이 없었고, 대출을 통한 수수료와 이자 수익이 주된 목적이었다고 설명했는데요.

정작 사업에 참여한 지 1년 뒤 보고서엔 수천억 원대 순익을 예상한 겁니다.

또, 민관 합동 개발로 인허가 위험부담도 없다고 판단했고요.

지금 보시는 표가 성남의뜰 컨소시엄의 배당액인데요.

지분 1%의 화천대유가 4천41억 원을 가져갈 때, 43%를 가진 하나은행 컨소시엄이 32억 원의 배당액만 가져갔거든요.

하나은행으로 범위를 좁히면 11억 원에 불과합니다.

엄청난 사업이익을 예상하고도 이를 확보하기 위한 어떤 노력도 하지 않은 점, 이 부분이 하나은행의 배임 혐의를 입증할 대목이라고 시민단체는 지적합니다.

직접 들어보시겠습니다.

[안진걸 / 민생경제연구소장 : 성남 도시개발공사는 확정이익으로 1,822억 원이나 가져갔는데 무려 1,761억 원이라는 이득이 예상된다는 걸 이미 2015년, 2016년에 파악해서 보고서까지 작성해놓고 그 이후로 배당을 늘리거나 이익을 늘리기 위한 어떠한 노력한 흔적도 찾아보기 어렵다….]

[앵커]
주도적 지위와 권한이 있는 하나은행이 자신의 이익은 사실상 포기하고, 화천대유의 독식을 동조 혹은 묵인한 셈인데, 이해되질 않는군요. 무슨 이유에서일까요?

[기자]
네, 시민단체가 바로 그 부분을 수사로 밝혀달라며 검찰에 고발한 것인데요.

고발장에 적힌 내용을 보면, 시민단체는 검찰에 몇 가지 단서를 제시하고 있습니다.

먼저 앞서 언론을 통해 제기된 의혹인데요.

하나은행이, 스스로 주간사로 나서는 컨소시엄을 포기하려 했는데, 화천대유 대주주인 김만배 전 기자가 곽상도 의원을 통해 다시 주간사로 참여하도록 했다는 의혹입니다.

바로 이 대가로 곽 의원이 아들을 통해 50억 원을 받았다는, 곽 의원 뇌물수수 혐의와도 직결되는 대목이고요.

두 번째는, 박근혜 정부 국정농단 사건과의 연관성입니다.

최서원, 개명 전 이름으로 최순실의 딸 정유라 씨가 2015년 하나은행 독일 법인에서 4억5천만 원 정도 대출받았는데요.

정 씨의 '비거주자' 자격 요건을 확인하지 않고 대출이 이뤄져 고발이 이뤄졌지만, 중앙지검이 불기소한 사건이 하나 있습니다.

당시 중앙지검장이 윤석열 전 검찰총장인 점도 고발장에 명시돼 있고요.

또 하나는, 이 대출을 실행한 독일 법인장의 특혜 승진을 청탁한 혐의로 최순실, 안종범 당시 수석 등이 모두 유죄를 선고받았거든요.

이 특혜 청탁 당사자가 바로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으로, 김 회장은 법정에서 청와대 연락을 받고 계열사인 하나은행 인사 담당자에게 승진을 지시했다고 자백했지만, 박영수 특검팀이 김 회장을 불기소한 사건입니다.

들어보시겠습니다.

[안진걸 / 민생경제연구소장 : 하나금융지주 김정태 회장은 박근혜 정권 국정농단 때 정유라에 대한 불법대출이나 부당한 인사 개입에 따른 의혹으로 고발돼 수사를 받았지만, 무혐의 됐거나 어떠한 처벌도 받지 않았는데, 곽상도 국회의원이나 김만배 대주주나 박영수 전 특검이나 윤석열 전 총장 관련해서 거기에 대한 보은으로 엄청난 특혜를 몰아준 게 아니냐는 의혹도 동시에 제기돼서 그 부분을 집중적으로 수사해야 한다….]

[앵커]
자, 그럼 하나은행 입장도 들어봐야겠죠.

[기자]
네, 하나은행은 우선 2015년 사업 협약에서 확정된 배당 내용을 그대로 이행했을 뿐이라고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그 이후로는 배당 비율을 바꿀 주주 협의가 없었다고 덧붙였습니다.

2016년에 투자자를 모집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면서 사업 수익을 예상했지만, 이미 확정된 협약을 되돌릴 기회가 없었다는 취지인데요.

검찰에 고발됐으니, 수사로 밝혀질 부분입니다.

[앵커]
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YTN 양시창 (ysc08@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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