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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고장 사실 까맣게 모른 코레일...문제없다던 업체들 돌연 '리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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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레일 전동차 9.5%, 부품 고장난 채 운영
문제된 부품, 과열 예방하는 안전장치 중 하나
3년 전부터 지침 흔들림 현상 목격
[앵커]
시민들의 발로 불리는 전철은 우리 일상에서 떼어놓을 수 없는 교통 수단입니다.

그런데 전동차 일부가 안전 관련 부품 고장을 바로잡지 않은 채 운행 중이라는 사실이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관리 주체인 한국철도공사, 코레일은 수년째 이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었습니다.

엄윤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코레일이 전국에서 운용 중인 전동차는 모두 325편성입니다.

이 가운데 31편성, 9.5%에 해당하는 전동차가 세부 부품이 고장 난 채 달리는 중이란 사실이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문제가 된 부품은 유류 지시계, 전동차 과열을 예방하는 안전장치 가운데 하나입니다.

전동차에 공급되는 고압 전류를 운행에 필요한 전압으로 변환하는 변압기가 과부하에 걸리는 걸 막기 위한 오일, 이른바 '절연유'가 제대로 도는지 보여줍니다.

정상이라면 바늘이 '가동'을 가리킨 채 미동도 하지 말아야 합니다.

하지만 일부 전동차에서 3년 전부터 유류 지시계의 지침이 쉴 새 없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났습니다.

[황만익 / 유류 지시계 공급업체 대표 : 펌프 용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현재 지시 값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하고, 경보음을 발생했는지 안됐는지도 사실 알 수가 없어요.]

취재진이 찾아간 한 차량 기지의 전동차들에서도 똑같은 현상이 포착됐습니다.

일부 전동차는 심지어 시동을 껐는데도 유류 지시계 바늘이 제자리로 돌아가지 않았습니다.

"(차량 정지하겠습니다.) 계기가, 움직임이 다 고장 난 거예요."

전동차 제조업체 측이 여러 차례 손을 댔지만, 전혀 소용이 없었습니다.

[황만익 / 유류 지시계 공급업체 대표 : 유류 지시계의 범위를 150에서 105로 내리자, 어차피 유량이 부족하니까. (안에 있는) 패들을 위쪽으로 하는 것도 그것도 안 됐고.]

이러한 유류 지시계 결함은 자칫 전동차의 안전성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습니다.

[장동욱 / 한국철도기술연구원 박사 : 절연유가 순환하지 않으면 이게 안에 계속 부하가 생기고 그런 열이 제대로 냉각이 되지 않아서 변압기에 이제 과열이 될 수 있는, 최악에는.]

코레일은 유류 지시계 결함 사실을 까맣게 모르고 있다가, YTN 취재가 시작된 뒤에야 처음으로 파악했습니다.

하지만 이번 사안이 열차 운행에 차질을 빚을 만큼 중대하다고 보지는 않는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YTN 엄윤주입니다.

[앵커]
이 같은 일부 전동차들의 변압기 유류 지시계 오작동에 관해, 전동차와 변압기 제조업체들은 안전엔 아무 영향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하지만 막상 YTN 취재가 시작되자 변압기 리콜에 들어갔고, 문제를 제기한 업계 관계자에겐 취재에 불응하라며 회유까지 시도했습니다.

이어서 이준엽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변압기의 유류 지시계가 오작동하는 전동차들을 제작한 업체는 현대로템입니다.

코레일과 달리 초기부터 결함 사실을 알았다고 인정했지만, 문제 될 게 없다는 건 코레일과 같았습니다.

운행에는 지장이 없고, 안전 점검만 다소 불편하다는 겁니다.

[최열준 / 현대로템 책임연구원 : 지시계는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기기예요. 이 눈금을 가지고 저희가 사용하는 건 없어요. 이건 단지 유지 보수를 위한 역할에 중점을 두는 거예요.]

현대로템에 변압기를 납품한 업체 측도 변압기 설계엔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항변했습니다.

외려 다른 업체가 공급한 유류 지시계 자체가 문제였다며 책임을 미뤘습니다.

[주변압기 제작업체 관계자 : 원래부터 별문제는 없었는데, 유독 이 제품에 대해서 똑같은 시간에 이런 현상이 나오다 보니까 본의 아니게 유류 지시계가 (저런) 현상이 나타났어요.]

하지만 정작 이들은 내부 논의에서, 이전보다 냉각기 용량을 키운 변압기가 들어간 전동차들에서 문제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확인했습니다.

이로 미뤄볼 때, 차량 설계 결함이 아니냐는 내부 결론까지 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황만익 / 유류 지시계 공급업체 대표 : 원인에 대해서 서로 규명할 때는 어떻게 했냐면, 결론이 났어요. 아 이거는 유류 지시계 문제가 아니고 오일펌프 용량이 부족한 거니까 그러면 펌프를 교체할 수가 없으니까.]

이런 상황에서 YTN 취재가 시작되자, 문제가 없다던 현대로템과 변압기 제조업체 측은 지난달부터 부랴부랴 리콜에 들어갔습니다.

기능 결함 문제를 처음 제기한 업체 관계자에겐 취재에 불응하라고 회유하며 대가를 약속하기도 했습니다.

[주변압기 제작업체 관계자 / (과거 통화 내용) : 이미 문제가 아닌 거를 특별히 이슈화시킬 일도 없는 것 같다 이런 식으로 얘기를 해주셔서 당장 내일 촬영도 안 오고 그러면 여러 사람이 지금 훨씬 더 부드럽게 일을 할 수 있는데.]

이와 관련해 코레일 측은 해당 결함이 끝내 고쳐지지 않으면, 향후 전동차 사업에서 현대로템을 감점하는 등 불이익을 줄 방침이라고 밝혔습니다.

전동차 제조업체들의 사안 축소와 쉬쉬, 이를 몰랐던 코레일의 관리 부실이 어우러지며 전동차의 안전성 문제가 미완의 숙제로 남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YTN 이준엽입니다.

이준엽 (leejy@ytn.co.kr)


YTN 엄윤주 (eomyj1012@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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