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명절에 고향 가기 싫다 70%"...가족의 재발견?

[뉴스큐] "명절에 고향 가기 싫다 70%"...가족의 재발견?

2021.09.17. 오후 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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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강려원 앵커
■ 화상연결 : 임명호 /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과거에는 명절이면 10시간 고속도로 정체를 마다하고고향 집으로 달려가곤 했죠.그런데 세월이 지나고코로나를 겪으면서 고속도로 풍경뿐 아니라 명절에 대한 생각이 조금씩 달라지고 있는 듯합니다.

모두가 행복한 명절은 어떤 것일지,또 시간이 지나도 변함없는 가족의 의미는 무엇일지 이야기해보겠습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 연결합니다.

안녕하십니까. 오늘 한 설문조사를 보니까요. 이번에 추석에 고향에 가겠다는 답이 24%에 불과했습니다. 어떻게 보셨습니까? 우리 인식이 바뀌었다고 보면 되겠습니까?

[임명호]
그렇죠. 많이 줄었죠. 대부분은 고향에 가야 된다 생각했을 텐데요. 오히려 집에서 쉬는 사람들이 2배 이상 높으니까 아마 우리 국민들 인식이 바뀌고 있지 않나 그렇게 생각을 합니다.

[앵커]
그렇게 인식이 바뀌게 된 계기가 지난해부터 유행했던 코로나19 상황인 것 같습니다. 지난해 보면 불효자는 옵니다, 이런 현수막이 달리면서 부모님들이 자식들한테 오지 말라고 하기도 했는데 올해 추석은 백신 맞았으니까 오라, 이렇게 이야기하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고부 간에 눈치싸움 벌어진다는 이야기도 있던데 어떻습니까? 코로나가 영향을 많이 미쳤을까요?

[임명호]
코로나가 외적으로는 영향을 많이 줬다고 생각을 해요. 이게 6개월 정도면 끝날 줄 알았는데 2년 이상 코로나가 장기화되니까 사회적 거리두기가 명절에도 거리두기가 이어진 것 같고요.

사실 주변의 젊은 친구들 입장을 들어보면 절반은 가고 싶지 않은 마음이 먼저니까 코로나가 핑계가 되는 것 같기도 하고요. 또 절반은 정말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가족들이 전염되면 큰일이니까. 백신 맞아도 돌파감염이 있으니까 맞은 사람들도 두려움이 크거든요.

최근에 대학원생들하고 잡담을 했는데 한 젊은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친구가 올해는 드디어 시댁을 안 가게 됐다. 그러니까 주위분들이 진심으로 축하해 주더라고요. 우리 기성세대가 생각하는 부분하고 또 젊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부분들은 많이 다를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시댁에 안 간다고 하니까 진심으로 주변에서 축하를 해 줬다고 이야기를 했는데. 사실 시댁에 가기 어렵고 힘든 이유 중의 하나가 앞서 저희가 영상으로도 보여드렸지만 교통체증, 교통대란 때문이라는 답변도 가장 많았거든요. 사실 차도 너무 막히고 코로나도 걱정인데 명절에 꼭 가야 되느냐, 이런 마음도 들지만 부모님 입장에서는 명절 때라도 자식 손주 다 보고 싶고 그런 마음이 있을 것 아닙니까?

그래서 이 갈등을 어떻게 줄일 수 있을까, 이런 고민이 있거든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임명호]
저는 어쨌든 중년층이라고 볼 수 있고 어쨌든 젊은 사람들 가르치는 직업을 가지고 있으니까 사실 명절에 교통체증은 경험이 없는 분들은 없을 거예요.

모든 분들이 사실은 다 경험이 있죠, 차 막히는 부분은. 그건 중요한 이유가 되기는 어려울 것 같고요. 제 개인적인 생각은 이렇습니다. 그러니까 부모님은 정말 자식을 보고 싶어 합니다.

저도 제 자식 정말 보고 싶은데요. 거꾸로 자식은 과연 그만큼 부모님 보고 싶을까요? 한번 진지하게 물어봤으면 좋겠고요. 사실 먼 길 고생해서 오는 사람은 젊은 자식들입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이 먼저 고생하는 자식들 의견을 충분히 물어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요.

그리고 제 개인적인 생각은 이왕이면 먼저 어른들이 힘든데 오지 마라든지 아니면 이번에 말고 다음에 오면 어떠니 이렇게 양보를 먼저 하는 게 좋다고 생각을 합니다.

[앵커]
자식들 입장에서도 부모님 많이 보고 싶을 것 같긴 하거든요. 그런데 워낙 가는 길이 힘드니까 그래서 어르신들이 먼저 양보를 해 주면 어떨까 하는 의견을 내신 것 같거든요.

[임명호]
그리고 갈등을 줄이는 방법은 꼭 가야만 하나, 그런 생각인데요. 코로나의 영국 지침을 보면, 질병관리센터의 지침을 보면 이런 말이 있어요.

SNS를 포함해서 하루에 두 번 이상 가족이나 지인들과 소통하거나 연락할 것. 이런 표현이 있거든요. 그러니까 이미 외국에서는 충분히 전화 또는 카톡만으로도 갈등을 줄이고 소통하는 데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 같습니다. 직접 보지 못하더라도 그리고 간접적인 방법들도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앵커]
명절에 고생스럽게 보지 않더라도 그런 영상통화나 SNS를 이용해서 충분히 평소 때 소통을 한다면 가족들 간에 정을 느낄 수 있다는 말씀이셨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한 대선주자 가족모임 보니까 가족끼리 모여서 단체로 애국가도 4절까지 부르고 이런다고 해서 화제도 되고 논란도 됐는데 며느리들이 우리는 괜찮다고 성명을 내기도 했습니다. 이런 걸 보면 가족간에 공유하는 생각이 있는 게 중요하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기도 하거든요.

[임명호]
그렇죠.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경우가 정말 많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는데요. 저도 조금 놀랐습니다. 그런데 아마 적어도 충분히 가족 간에 토론해서 서로 소통해서 결정한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하고요.

요즘 젊은 사람들 보면 굉장히 소신도 강하고 자기주도적이고 또 자발적인 성향도 굉장히 강합니다. 그래서 윗사람이 요청한다고 따라 하지 않을 것 같고요. 충분한 토론, 토의 그래서 결정한 일이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요즘 또 며느리들이 주로 제사 음식을 준비하다 보니까 맞벌이도 많아지고 힘이 들다 보니까 밀키트로 제사음식을 준비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이게 마음이 불편하신 분들이 있을 거예요, 며느리들 중에서는. 그리고 부모님들 입장에서도 조상님들한테 이런 음식을 내놔도 되나, 이런 생각을 하시는 분들도 있을 것 같거든요.

[임명호]
저는 어쨌든 기성세대지만 저는 괜찮은 것 같아요. 왜 그러냐 하면 주변에 보면 평소에 담배 좋아하셨던 선친 제삿상에 담배 이렇게 올리기도 하고 또 막걸리 좋아하시는 분들 막걸리 올리기도 하고 바나나 좋아하시는 분들은 바나나 올리는 경우도 저는 좋게 봤습니다.

그러니까 조상님들 입장에서 봐도 내가 좋아하는 음식을 올리는 것을 오히려 그분들이 더 좋아하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을 하고요.
밀키트가 간편식이니까 안 된다. 이렇다기보다는 좋아하는 음식이면 오히려 더 선친을 생각해서 올리는 게 좋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합니다.

[앵커]
교수님은 이번 명절에 부모님댁 가십니까?

[임명호]
네, 가죠.

[앵커]
어떻게 지내실 생각하십니까? 걱정스러운 부분도 많으실 것 같거든요.

[임명호]
사실 저희는 이미 형제들이 토의를 해서 어머님이 나이가 많으신 어머님이 계시거든요. 그래서 와이프는 가지 않고 저만 갑니다. 아이들도 공부하느라고 바쁘니까 저만 가서 형제들만 모이는 거죠.

그래서 새벽에 가서 어머님 뵙고. 아마 저처럼 나이가 들고 중년이 되면 노인분들 뵐 날이 얼마 안 남았다는 생각이 들기 때문에 명절이 되면 미안한 마음이 더 크다라고 생각을 하고. 형식보다는 아마 그런 마음이 더 크지 않을까 생각을 합니다.

그렇지만 이런 걸 우리 자녀들에게 강요할 생각은 전혀 없습니다. 우리 형제들 생각은 그냥 조금 지나면 아마 제사도 거의 없어지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앵커]
어느 순간보다 마음을 잘 표현하고 또 구성원들 간의 합의를 통해서 갈등을 줄여나가는 게 중요하다는 말씀이 포인트였던 것 같습니다. 모두가 풍성한 한가위 보내셨으면 좋겠고요. 교수님도 즐거운 명절 보내시기 바랍니다.

[임명호]
감사합니다.

[앵커]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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