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게실 폐쇄·소독 흐지부지..."노동 환경 개선이 방역"

휴게실 폐쇄·소독 흐지부지..."노동 환경 개선이 방역"

2021.07.29. 오후 1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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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직장 감염이 잇따르는 가운데 일터마다 방역 관리에 문제가 많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직원 휴게실에서 감염이 확산한다고 아예 폐쇄해 쉴 곳이 없게 만드는가 하면 소독 지침을 무시하는 곳도 있다는 겁니다.

노동자들은 노동 환경 개선이 방역의 근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정현우 기자의 보도입니다.

[기자]
한 백화점의 직원 탈의실.

한쪽 구석 바닥에 직원이 누워 있습니다.

직원들이 오가는 통로에 놓인 의자에 앉아서 쉬는 사람도 보입니다.

또 다른 백화점 직원들은 창고나 계단에서 쉽니다.

최근 잇따른 백화점 발 감염의 확산 원인이 공용 휴게공간이라고 지목돼 휴게실을 폐쇄했기 때문입니다.

[백화점 매장 직원 : 옷 갈아입는 곳에서 그냥 상자 깔고 앉아있거나 직원용 비상계단 같은 곳에 앉아서 쉬고 있죠.]

이에 대해 백화점 노조는 감염을 막자고 휴게실을 없애는 건 무식한 방법이라며 분통을 터뜨립니다.

휴게 공간을 넓히는 게 근본 해결책이라는 겁니다.

[하인주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백화점면세점 판매서비스노조 : 두 층 정도 직원이 2∼300명 된다고 하면 휴게실엔 의자가 10개 내지 많아봤자 15개 정도….]

종일 전화 상담을 하며 비말이 발생하는 환경에 놓인 콜센터 직원들 역시 불만이 여전합니다.

콜센터 발 감염이 이어진 이후 사업장 전체를 최소 1주일에 한 번 소독하라는 지침이 내려왔지만, 흐지부지됐다고 말합니다.

지자체 현장 점검도 본 적이 없습니다.

[염희정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한국장학재단 콜센터지회 : 1일 1회 이상 주기적 소독하게 돼 있습니다. 현재까지 센터 내부를 방역한 횟수는 한 손에 꼽을 정도로 안 지켜집니다.]

학교 급식실 직원들은 늘어난 업무량에 허덕이고 있습니다.

음식 조리뿐 아니라 소독 업무까지 떠맡았지만 인력 충원은 없어서입니다.

[이미선 /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 방역 업무는 어떤 대책도 없이 온전하게 급식노동자에게 주어지고, 급식을 마치고 식당을 소독하기 위해 조리 종사자가 소독액이 담긴 무거운 가방을 어깨에 짊어지고….]

사업장 재량으로 돼 있는 백신 휴가.

백신 의무 접종 대상인 어린이집 교사들은 연차 사용을 강요받는 게 억울하다고 호소합니다.

[송인경 /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전국교육공무직 본부 : '화이자는 안 아프니 참고 일해라' '백신 휴가는 원장의 권한이다' '학부모는 백신 휴가에 반대한다' 등 이유로 연차 휴가 사용을 강요받고 있습니다.]

방역 지침에 따라 노동자들이 도리어 부당한 처우를 받게 되는 상황.

민주노총은 이런 사례를 막으려면 사업장 조건에 맞는 근본 대책이 무엇인지 세심히 살펴 마련하고 실효성 있는 점검도 뒤따라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YTN 정현우입니다.


YTN 정현우 (junghw5043@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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