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홀 뚜껑 위로 철근이 '쑥'...열어보니 하수구 속 알몸 남성

맨홀 뚜껑 위로 철근이 '쑥'...열어보니 하수구 속 알몸 남성

2021.04.07. 오전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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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60대 남성이 알몸 상태로 12시간 넘게 맨홀 밑 하수구에 있다가 구사일생으로 구조되는 일이 있었습니다.

남성이 맨홀 뚜껑으로 쑤셔 올린 철근을 지나던 공장주가 발견해 신고했는데 자칫 목숨까지 잃을 수 있던 상황이었습니다.

손효정 기자입니다.

[기자]
지난 4일 오전 10시, 경기도 파주시 광탄면의 한 공장.

맨홀 뚜껑 사이로 기다란 철근이 쑥 솟구칩니다.

위아래로 왔다 갔다 하는 철근, 잠시 멈추는가 싶더니 곧 다시 움직입니다.

9시간 뒤 공장주의 발에 우연히 걸릴 때까지 그대로 뚜껑에 꽂혀 있었습니다.

[이헌영 / 공장 주인 : CCTV 확인해 보니까 누군가가 꽂아야 하는데 오히려 철근이 맨홀 구멍으로 솟아오르는 걸 본 거예요. 그러니 깜짝 놀랐죠.]

못 보던 철근이 솟아오른 게 이상했던 이 씨, 근처 파출소로 달려가 신고했습니다.

경찰과 소방까지 출동해 뚜껑을 두드려보니 어렴풋이 사람 목소리가 들려왔습니다.

지게차를 동원해 40분 만에 들어 올린 맨홀 뚜껑.

1.5m 아래 하수구엔 60살 남성 A 씨가 알몸 상태로 웅크리고 있었습니다.

"아저씨, 계세요? 아저씨! (으어!) 나와요, 나와보세요."

발견된 남성은 처음 CCTV에 포착된 순간부터 최소 12시간 이상 좁고 어두운 하수구에 갇혔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구조 당시 A 씨의 몸은 하수구 물에 불어 있었고, 엉덩이엔 욕창까지 생긴 상태였습니다.

어떻게 들어가게 됐는지는 오리무중입니다.

A 씨는 아무것도 기억나지 않는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경찰 조사 결과, 정신질환을 앓고 있던 A 씨는 발견된 곳에서 3km 정도 떨어진 다세대주택에서 혼자 살며 이웃과 교류도 없던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김동하 / 경기 파주경찰서 광탄파출소장 : 현장에서 500m 떨어진 축사에 연결된 하수구 통로를 발견했어요. 가로, 세로, 높이, 폭 1m 80cm 정도 돼요. 거의 유력합니다, 거기 말고는 들어갈 길이 없어요.]

경찰은 상처 치료가 끝나는 대로 정신병원으로 A 씨를 옮겨 치료를 이어가도록 할 예정입니다.

YTN 손효정[sonhj0715@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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