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1편> 유명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제멋대로 제조"

단독 <1편> 유명 제약사, 원료 용량 조작..."제멋대로 제조"

2021.03.08. 오전 0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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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약품, 고도의 정밀성 요구…"부작용 유발 우려"
A 사 "설비 노후화…편차 줄이기 위해 임의 수정"
"자체 전수조사 뒤 식약처에 자진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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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유명 제약회사가 해열제와 우울증, 당뇨 치료제의 원료 용량을 조작해 판매한 것으로 YTN 취재 결과 드러났습니다.

복용 환자의 부작용이 우려되지만, 얼마나 많은 불법 의약품이 유통됐는지 파악조차 안 되는 상황입니다.

이 업체는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의 위탁 생산업체이기도 합니다.

김우준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기자]
연 매출 천억 원의 제약회사 A 사.

위탁생산을 포함해 의약품 70여 종류를 만들어 파는 곳입니다.

인천 송도에 있는 생산시설 설비공장입니다. 최근엔 코로나19 백신 치료제 위탁 생산 기업으로도 선정됐습니다.

해열제와 우울증, 당뇨 치료제가 주요 제품입니다.

그런데 YTN 취재결과, 상당수 의약품이 불법 제조된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원료 용량을 제멋대로 바꾼 겁니다.

[A 사 출신 관계자 : 제가 예상하기로는 거의(생산량의) 30% 이상은 (불법 제조가) 된다고 봐야죠. 하루에 일일 생산량이 다섯 제품을 한다고 보면, 두 제품 이상은 별지가 붙어서 오는 거죠.]

YTN이 입수한 공장 직원 배포용 당뇨 치료제 제조방법입니다.

식약처에서 허가받은 '정상 제조방법' 옆에 '별지 제조방법'이 따로 있습니다.

인슐린 분비를 돕는 글리메피리드의 정량이 정상 제조방법에선 1,000g이지만, 별지 제조방법에선 1/10 수준인 100g에 불과합니다.

해열제와 관절염 치료제의 제조방법도 마찬가지입니다.

의약품 혼합 방식이 애초 허가 내용과 다릅니다.

우울증약의 경우 핵심인 주성분을 더 넣으라고 지시합니다.

심지어 허가받지 않은 원료도 추가 투입이 명시됐습니다.

[신현호 / 의료법 전문 변호사 : 제조 방법이나 포장 방법, 또 들어가는 성분의 조금의 차이가 있어도 약이 독이 될 수가 있습니다. 이 때문에 약사법에서는 엄격히 규제하고 있어요.]

A 사에서 의약품을 납품받는 업체들은 감독 책임이 있지만, 전혀 모르는 내용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

[A 사 거래 제약사 관계자 : 저희 쪽에서 의뢰해서 특별하게 문제는 없었던 거 같다고.]

의약품은 고도의 정밀성을 요구해 조금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습니다.

전문가들은 원료 용량의 임의 조작이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습니다.

[오인석 / 대한약사회 학술이사 : 약물은 농도가 조금만 바뀌어도 해당 효과가 달라지는 거죠. 당뇨약도 마찬가지로 혈당 조절하는 부분에서 저혈당의 부작용이 올 수 있겠죠. 그런 경우에는 환자를 치료하는 데 큰 문제가 될 수 있으니까….]

A사 측은 설비 시설의 노후화로 인한 편차를 줄이기 위해 임의로 제조 방법을 수정했다며 잘못을 인정했습니다.

그러면서 자체 조사를 거쳐 식약처에 자진 신고하겠다고 밝혔습니다.

[A 사 관계자 : 식약처에 자진신고 하겠습니다. 해당 품목에 대해서 식약처 처분은 당연할 것 같습니다만 아마 해당 품목은 제조 정지나 허가취소가 될 것 같고요.]

A사는 러시아가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인 스푸트니크V를 위탁 생산하는 업체입니다.

A사의 의약품 제조방식에 대한 신뢰성 의문이 제기되면서 파장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YTN 김우준[kimwj0222@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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