춘천시장 사퇴 요구 靑 청원...유가족은 "사퇴 원하지 않아"

춘천시장 사퇴 요구 靑 청원...유가족은 "사퇴 원하지 않아"

2020.08.10. 오전 09: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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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시장 사퇴 요구 靑 청원...유가족은 "사퇴 원하지 않아"
사진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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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춘천 의암호에서 발생한 인명 피해로 인해 춘천시장의 사퇴를 요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이 올라왔다.

지난 7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춘천 의암호 사고에 대하여 춘천시장의 사퇴를 요구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재됐다. 청원인은 "이번 사건은 정확히 인재"라고 주장했다.

청원인은 "이번 호우로 불어난 물에 떠내려간 인공수초섬 결박 작업 도중 사고가 났다"라며 "소양댐과 의암댐 수문 개방으로 물살이 평소보다 10배가량 빠름에도 무리한 작업을 진행했으며, 설상가상 휴직 중이던 공무원도 현장으로 출동하는 어이없는 상황이 일어났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그 물살에 강에 들어가는 것 자체가 비상식적인데 이런 서글프고 화나는 사건이 일어났음에도 그 누구의 지시도 없었다는 황당한 뉴스가 나오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 청원인은 "그렇다면 춘천 행정수반인 이재수 시장이 모든 책임을 지고 사퇴해야 한다. 인공수초섬이 사람 목숨보다 소중하냐"라고 비판했다.

그는 "50일 된 아이를 뒤로한 채 육아 휴직 중에 업무를 위해 달려 나간 아버지는 무슨 연유로 아직 소식이 없냐. 누구의 잘못이냐"라며 "관계자 모두 폭탄 돌리기를 한다면 결국 춘천의 최고 책임자가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요구했다.

이 청원에는 10일 오전 9시 현재 4,700여 명이 동의했다.

다만 해당 청원과 관련해 유가족 측은 10일 "분명하게 진상규명을 원하지 (시장) 사퇴를 원하지 않는다. (청원은) 저희가 쓴 것이 아니고 어떤 경위로 쓰게 됐는지 알 수 없다"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면서 "시장이 책임진다고 얘기했고 이렇게라도 적극적으로 찾아주려는 상황에서 시장이 사퇴하면 우리 가족은 누가 책임지나"라며 "남은 분들까지 찾을 수 있도록 뭉쳐야 힘이 난다"라고 강조했다.

지난 7일에는 자신을 의암댐 전복 사고로 사망한 당사자의 딸이라고 밝힌 또 다른 청원인의 글도 올라왔다. 이 청원인도 "시에서 시킨 것이 아니라면 그곳에 누가 뛰어드냐"라며 "고인이 되신 분들이 억울하시지 않도록 낱낱이 밝혀주시기 바란다"라고 호소했다.

의암댐 사고 당시 급류에 휩쓸려가는 인공수초섬 결박 작업 지시 여부를 두고 춘천시와 실종자 가족 측의 입장이 엇갈려 논란이 예상된다.

특히 춘천시 소속 이 모 주무관은 아내의 출산으로 휴가 중이었으나 수초섬 고정 작업 현장에 나갔다가 실종됐다. 이 주무관 가족 측은 그의 차 블랙박스에 "미치겠다", "나 또 집에 가겠네 징계 먹고" 등 혼잣말이 녹음됐다며 춘천시 측에서 작업 지시를 내렸다고 주장했다.

반면 춘천시는 지난 7일 브리핑에서 담당 계장이 이 주무관에게 "(수초를) 떠나가게 내버려 둬라. 사람 다친다. 출동하지 마라. 기간제 절대 동원하지 마라"라고 강하게 지시했다고 밝혔다.

10일 의암호 사고수습대책본부는 이날 오전 8시쯤 강원도 춘천 서면 등선 폭포 앞에서 의암호 실종자인 남성 1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수색 당국은 이 남성의 정확한 신원을 확인하고 있다.

지난 6일 의암호에서 경찰정과 춘천시 행정선 등 선박 3대가 전복돼 탑승자 8명 가운데 4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현재까지 2명이 구조됐고 2명이 실종된 상태로 남아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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