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전국 전공의 파업...병원 "의료 공백 대비"

오늘 전국 전공의 파업...병원 "의료 공백 대비"

2020.08.07. 오전 10:04
댓글
글자크기설정
인쇄하기
AD
[앵커]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방침에 반발하며 전공의들이 아침 7시부터 내일 아침 7시까지 24시간 동안 파업에 나섰습니다.

수술실,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 유지 분야 담당자들도 참여하면서 의료 공백에 대한 우려가 나왔지만, 병원들이 대체 인력을 마련하면서 아직 현장에선 큰 혼란은 없습니다.

서울대병원에 취재기자가 나가 있습니다. 손효정 기자!

전공의들의 파업이 아침 7시부터 시작했는데, 현장 상황 전해주시죠.

[기자]
말씀하신 대로 전국 전공의들은 오늘 아침 7시부터 각자가 근무해온 대학병원에서 업무를 하루 중단하는 파업에 나섰습니다.

지금 제가 나와 있는 서울대병원의 경우, 전공의 대부분이 출근하지 않았고, 야간 당직이었던 전공의가 조금 전 7시를 기준으로 퇴근한 상태로 전해졌는데요.

흔히 인턴이나 레지던트로 불리는 전공의는 대형병원에서 수술과 진료를 보조하고, 입원 환자 상태를 살피는 인력을 말합니다.

취재진이 외래 진료를 나온 환자들을 만나봤지만, 아직 파업 전과 크게 다른 점은 느끼지 못한다고 말했는데요.

현장에선 전공의 파업으로 지금까지 큰 혼란은 빚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병원을 나온 전공의들은 각자 헌혈을 하고 지역별로 모여 집회를 가질 예정입니다.

일부 병원에서는 피켓 시위 등 단체 행동도 예정돼 있습니다.

서울, 경기, 인천 등 수도권 지역 전공의들은 오후 2시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집회를 열고 파업 목적과 향후 계획 등을 밝힐 예정입니다.

철야 토론도 계획하고 있는데 당일 당직으로 예정돼 있던 전공의들이 참여한다는 계획입니다.

서울대병원은 분당 서울대병원을 합쳐 인턴과 레지던트 등 전공의가 900명 정도 근무하고 있습니다.

세브란스 병원은 800여 명 되고 전국적으로는 만 6천여 명이 전공의로 등록돼 있습니다.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오늘 전공의들의 파업 참가율이 90%가 넘을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앵커]
다행히 아직 진료 차질은 빚어지지 않은 것 같은데 대학병원마다 어떤 대책을 마련했나요?

[기자]
서울대병원, 세브란스병원, 서울성모병원, 아산병원 등 주요 대형병원들은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의료진의 근무 일정을 조정해 파업에 대비하고 있는데요.

교수와 전임의를 중심으로 전공의가 해온 업무를 나눠 맡기로 한 건데 필수 유지 의료 분야도 마찬가지입니다.

야간 당직 공백도 입원전담전문의나 중환자전담전문의가 조금 더 업무를 볼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현재 병원 외래 진료는 예약제로 운영되고 있고 일반 수술의 경우도 응급 상황이 아닌 경우 하루 이틀 정도 일정 조정을 한 상태라 큰 문제는 없을 거로 병원들은 보고 있습니다.

또 코로나19 상황이라 선별진료소 운영이 우려됐는데 선별진료소 업무도 기본 문진부터 진료와 검체 채취까지 단계에 따라 간호사부터 강사급 이상 의료진이 담당하게 돼있어 차질이 없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복지부와 지자체에 24시간 비상진료상황실을 운영하도록 해 진료대책에 차질이 없도록 관리하기로 했습니다.

일단 하루 파업이라 버틸 수 있다는 분위기입니다.

하지만 장기화할 경우엔 감당할 수 없을 거라는 의견이 많습니다.

환자들 입장에선 당연히 불편이 예상됩니다.

진료가 며칠 미뤄지거나 문제가 생겼을 때 즉시 처리가 어려울 겁니다.

이에 따라 각 질환 환자들의 연합체인 환자단체연합회는 어제 성명을 내고 환자 생명을 방패막이 삼아 집단행동을 하는 건 지지받지 못할 일이라며 파업 철회를 촉구하기도 했습니다.

정부는 국민 건강과 안전에 위협이 발생하는 경우 엄중히 대처할 거라고 경고했습니다.

[앵커]
어제 정부의 대국민 담화도 있었고 복지부 차관과 전공의협의회 대표 간 간담회도 있었는데 파업으로 돌아선 건 왜일까요?

[기자]
말씀하신 대로 정부는 어제 대국민 담화를 통해 OECD 평균에도 못 미치는 현실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국민과 국가를 위한 불가피한 결정이라며 의료계의 지적은 대화로 풀자며 파업 자제를 요청했습니다.

조금 전 정세균 국무총리가 집단 휴진에 들어간 전공의들에게 집단행동은 자제하고 대화와 소통을 통해 문제를 해결해달라고 요구하기도 했습니다.

어제 오후엔 차관과 전공의협의회 대표단이 간담회를 열었지만 입장 차이만 확인했는데요.

의료계는 지난달 23일 정부와 여당이 발표한 의대 정원 확대, 공공 의대 설립 방침 등에 반발하고 있습니다.

정부의 대화체 제의에 대해서도 전면 재논의를 요구하고 있습니다.

이미 폐교된 지역 의대 경우만 봐도 매년 늘어날 의대 인력들을 현재의 대학 시설과 교수, 병원들이 감당하기 어렵고 그만큼 양질의 수업도 받지 못한 채 부실 의사를 낳기 쉬울 거라는 게 의료계의 주장입니다.

또 10년 지역 의사 복무도 결국 10년을 채운 뒤엔 이들이 서울이나 대도시로 이탈하는 것을 막을 수 없고 공공 의료 외에 인기 과목을 선택할 수도 있어 실효성이 의심된다고 보고 있습니다.

정부나 의료계 모두 기존 입장을 바꾸지 않고 있어서 2차 파업이 벌어지지 않을지 우려됩니다.

일단 오늘 전공의 파업에 이어 14일 개원의 중심의 의사협회가 파업을 벌일 예정입니다.

12일 정오까지 유예 기간을 뒀는데 지금 분위기라면 강행될 거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서울대병원에서 YTN 손효정입니다.



※ '당신의 제보가 뉴스가 됩니다' YTN은 여러분의 소중한 제보를 기다립니다.
[카카오톡] YTN을 검색해 채널 추가 [전화] 02-398-8585 [메일] social@ytn.co.kr [온라인 제보] www.ytn.co.kr


[저작권자(c) YTN 무단전재, 재배포 및 AI 데이터 활용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