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분이었다" 경비원 극단적 선택에 입주민 靑 청원

"좋은 분이었다" 경비원 극단적 선택에 입주민 靑 청원

2020.05.11. 오전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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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분이었다" 경비원 극단적 선택에 입주민 靑 청원
사진 출처 =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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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주민에게 폭행, 협박을 당해온 아파트 경비원이 극단적 선택을 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 아파트 입주민이라고 밝힌 한 청원인은 "경비원의 억울함을 풀어달라"라며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호소했다.

11일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저희 아파트 경비 아저씨의 억울함을 풀어주세요'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청원인 A 씨는 사건이 발생한 아파트에서 2년째 거주 중이라고 설명했다.

A 씨는 경비원에 대해 "정말 좋은 분이었다"라고 회상했다. 그는 "입주민들에게 매번 잘해주시고 가족인 것처럼, 자기 일인 것처럼 매번 아파트 주민을 위해 희생하는 성실한 분이셨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처음 아파트에 살면서 불편하다는 생각이 안 들 정도로 잘해주셨고, 대학생 딸 이야기 하시면서 저도 딸 같이 챙겨주시고 예뻐해 주시던 아저씨 생각에 눈물이 앞을 가린다"라고 했다.

A 씨는 이번 사건과 관련해 아파트 주민들이 협소한 주차장 탓에 고충을 겪어왔다고 밝혔다.

그는 "주차를 하기 위해 주말이면 여러 번 돌아야 하는 고충이 있다. 그 주차 문제 때문에 일이 벌어졌더라"라며 "이중 주차된 자기 차를 밀었다고 '죽여버리겠다'고 협박하고 근무시간 마다 때리고 욕하는 나쁜 사람 때문에 (경비원이) 얼마나 힘드셨을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찢어진다"라고 토로했다.

이에 경비원을 폭행한 주민에 대한 철저한 수사로 억울함을 풀어드리자는 것이 A 씨의 요청이었다. A 씨는 또 "경비원 등 하청 용역으로 일하는 분들을 보호해달라. 그들도 한 가장의 소중한 할아버지, 남편, 아빠다. 입주민 갑질은 없어져야 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청원에는 11일 오전 11시 현재 2,500여 명이 동의했다.

서울 강북경찰서는 이 아파트에서 일하던 경비원이 지난 10일 새벽 억울하다는 내용이 담긴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인 선택을 해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앞서 이 경비원은 아파트 주민 B 씨에게 20일간 두세 차례 폭행을 당하고 욕설과 갑질을 당했다며 경찰에 고소장을 냈다.

아파트 입주민들은 경비원에 대한 갑질 방지를 위해 긴급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지만, 가해자로 지목된 B 씨는 YTN에 잘 모르는 일이라고 답했다.


YTN PLUS 문지영 기자(moon@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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