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오동 100년·광복군 80년...4대 군가 중 2개 '친일 작곡가'

봉오동 100년·광복군 80년...4대 군가 중 2개 '친일 작곡가'

2020.01.05. 오전 04: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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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복군 계승 국군 군가에 여전히 '친일' 흔적
육해공군·해병대가 4곡 중 2곡은 친일 인사 작곡
작사는 독립군·작곡은 친일…기념식 때 제창
국방부 총록집 298곡 중 35곡 친일 인사가 작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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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는 일제강점기 독립군 역사에 큰 승리로 기록된 봉오동·청산리 전투 100주년이자 광복군 창설 80주년입니다.

최근 우리 국군의 뿌리를 광복군에서 찾는 움직임이 커지고 있지만, 군인 정신을 북돋는 군가에는 여전히 친일 잔재가 남아 있습니다.

나혜인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임시정부 수립과 3.1 운동 100주년이었던 지난해, 관객 470만 명을 모은 영화 '봉오동 전투'입니다.

지난 1920년, 열악한 환경에서 일본 정규군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둔 독립군은 20년 뒤 광복군으로 발전했습니다.

하지만 80년이 지난 지금, 광복군을 계승했다는 국군 군가에는 친일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습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 등 4대 공식 군가 가운데 절반은 친일 인사가 만들었습니다.

육군가를 작곡한 김동진은 친일인명사전에 오른 대표적 친일 음악가입니다.

[방학진 /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 : 김동진은 만주국에서 주로 활동했습니다. 수많은 행사에 연주 활동을 하면서 만주국 찬양, 나아가 일본 제국주의의 대륙 침략을 정당화하는…]

공군가의 노랫말은 독립전쟁에 헌신했던 최용덕 장군이 썼는데, 작곡자는 친일 인사 김성태입니다.

이렇게 친일과 항일의 흔적이 뒤섞여 있는 4대 군가가 매년 국군의 날 기념식에서 불리고 있습니다.

[육군가 / 지난해 국군의 날 기념식 : 그 이름 용감하다 대한 육군 앞으로 앞으로 용진 또 용진…]

이 밖에도 '진짜 사나이'를 비롯해 국방부 총록집에 실린 군가 298곡 가운데 35곡을 친일 인사가 작곡했습니다.

독립군가는 지난해 처음으로 육군 군가수첩에 실렸지만, 병영에서 얼마나 보급되고 있는지는 의문입니다.

[독립군가 / 작사 미상 헨리 워크 작곡 : 신대한국 독립군의 백만 용사야 조국의 부르심을 네가 아느냐…]

[현역 군인 : (군에서 독립군가 들어본 적 있어요?) 아뇨. 못 들어봤어요.]

[예비역 : 불러보긴 했어요. 기억은 아예 안 나요.]

각 군 홈페이지의 군가 게시판에는 해군만 지난 2013년부터 독립군가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방학진 /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 : 광복군의 후예라고 자처하면서도 정작 군에서 광복군이 불렀던 노래, 독립군이 불렀던 노래를 교육하지 않는다는 건 대단히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초, 친일 군가 문제가 불거지자 점검을 약속했던 국방부는 지금까지 아무런 조치나 계획도 내놓지 않고 있습니다.

광복군 창설 80년을 맞아 일제에 항거했던 독립군의 정신을 계승하고, 우리 국군에 남은 친일 잔재를 걷어내려는 노력이 필요해 보입니다.

YTN 나혜인[nahi8@ytn.co.k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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